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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생각나는 중국 약선 여행
중국 10대 명차 중 으뜸 '용정차'
엽록소 풍부해 노화방지 효과 탁월


[#사진1]지난 1994년 필자는 모 방송사의 아침 생방송 프로그램 ‘중국 약선 여행’을 취재하기 위해 방송촬영팀과 함께 세 차례에 걸쳐 중국을 여행한 바 있다.
제1차는 사천성의 중경에서부터 장강을 따라 남경·무석·소주·항주 등을 거쳐 상해까지 가는 동안 주로 장강에 서식하는 민물고기로 이뤄지는 약선들을 취재했다.
제2차는 북경(北京)에서 출발해 제남(濟南)·정주(鄭州)·소림사(少林寺)·낙양(洛陽)·서안(西安)·성도(成都)·무한(武漢)·남경(南京)을 거쳐 상해(上海)까지 오면서 황하유역과 고도에 전해져 내려온 약선을 경험했다.
그리고 제3차는 서안(西安)에서 시작해 난주(蘭州)·서녕(西寧)·주천(酒泉)·가욕관(嘉峪關)·돈황(敦煌)·트루판(吐魯番)을 거쳐 아름다운 목장 우루무치(烏魯木齊)까지 이어지는 기나긴 실크로드를 따라가면서 그 옛날 구도자들도 실크로드의 험한 대장정에서 생명을 지키기 위해 틀림없이 가까이 했으리라고 짐작되는 독특한 약선들을 촬영했다.

비록 1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 생각해도 유익하고 재미있는 일화나 약선을 소개하고자 한다.

고래로 중국 사람들은 ‘상유천당 하유소항(上有天堂 下有蘇杭)’, 즉 하늘에 천당이 있듯이 땅에는 소주와 항주가 있다고 해 소주와 항주가 아름다운 곳임을 자랑해 왔다.
물론 지금은 많이 오염돼 옛사람들이 감탄했던 그런 곳이 아니지만 그래도 다른 도시에 비하면 아름다운 도시임에 틀림없다.
소주에서 촬영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버스에 몸을 싣고 항주로 향했다. 항주에 도착하자 우리는 항주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인 영은사를 찾았는데 ‘운림선사(雲林禪寺)’라는 현판만 눈에 띄어 다른 곳을 찾아왔나 의심이 됐다.
그러나 사실을 알아봤더니 청나라의 강희황제가 만취해 영은사를 잘못 알고 쓴 것인데 황제의 친필이라 어쩔 수 없이 걸어놓았다는 것이다.
사내 이곳저곳을 거닐다가 문득 한쪽에서 들려오는 중국 고대의 음악소리에 끌려 가보니 강남 고대민요를 연주하고 있었다. 구슬픈 가락에 잠시 객고를 잊을 수 있었다.
1600년 전에 인도에서 날라 왔다는 전설이 있는 비래봉의 석불들을 감상한 후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전당강(錢塘江)은 항주의 남쪽을 흐르는 절강성(浙江省) 제일의 강인데 물의 역류현상으로 유명한 곳이다.
매년 음력 8월 18일 전후가 되면 남미의 아마존강 대 역류처럼 격한 역류가 흐르는데 송나라 때 이 강의 범람을 막아달라는 기원으로 세운 탑이 육화탑(六和塔)이다.
육화탑은 13층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7층 팔각탑이다. 이곳에 올라가면 전당강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항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으로 악비 장군을 모시는 사당이 있다. 대한민국에서 이순신 장군을 존경하고 그분의 애국충정을 본받으려 하듯이 중국에서는 악비 장군을 추모한다.
악비 장군의 사당을 돌던 중 악비 장군을 모함했던 간신들이 무릎을 꿇고 있는 석상 앞에 가래침을 뱉지 말라는 표지판이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람객 중 다수가 침을 뱉는 광경을 보고 죽어서도 용서받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중국의 강남지역은 역시 그 자태가 세련되고 우아한 여인과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다. 소주의 시내를 굽이치는 운하에서, 어머니의 품과 같이 넓고 포근한 무석의 태호에서, 그리고 항주의 초승달 같은 서호에서 그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다.
만일 이곳에 옛 시절처럼 멋들어진 배를 띄우고 시화가무에 능한 선남선녀들이 따스한 봄날에 졸린 듯 한가로이 풍정을 노래하거나 혹은 애국심에 불타는 열혈의 남아들이 중원을 회복할 그날을 그리며 도도하게 사(詞)를 읊조린다면 그 운치가 어떠했겠는지 가히 짐작할 수 있다.

항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가 용정차(龍井茶)의 산지인 용정마을이 항주 근교에 있다는 사실이다.
용정차는 중국 10대 명차 중의 으뜸이며 항주 4대 특산물 중의 하나인데 채집 시기에 따라 16개의 등급으로 구별된다고 한다.
용정차는 세 번 우려 마시는데 그 순서를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잔은 용정차에 섭씨 85~90도의 물을 반쯤 붓고 향기를 맡는다.
둘째 잔은 다시 물을 알맞게 붓고 차 맛을 음미한다. 차 잎이 서서히 벌어질 때라서 차즙과 영양분이 우러나오므로 맛이 달고 좋다.
셋째 잔은 되살아난 차 잎 모양을 감상하면서 마시는데 선명한 녹색의 형태가 그대로 살아나므로 매우 운치가 있다.
용정차는 봄·여름·가을로 나눠 채집하는데 그 시기에 난 새순만을 사용한다. 따라서 선명한 녹색을 띨수록 좋은 것인데 엽록소가 풍부해 자주 마시면 암을 예방하고 눈을 맑게 하며 노쇠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용정차의 주산지답게 항주에는 역사가 유구한 용정차 새우볶음이라는 요리가 있다.

용정차 새우볶음은 북송시대 소동파(蘇東坡)의 시에서 유래하는데, 살아 있는 신선한 새우와 청명절에 채취한 용정차로 만드는 항주의 대표적인 요리 중의 하나다.

노쇠를 방지하고 인체에 유해한 성분들을 중화할 수 있는 용정차와 스태미나를 증강시키는 새우가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면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오히려 배가한다는 데 묘미가 있다.

용정차 대신 부추를 이용해도 상당히 효과를 볼 수 있다. 부추에는 어혈을 제거해 체내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효과가 있어 새우의 단점을 보완해주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전래되는 소동파의 약선요리로 유명한 것은 동파주자(東坡肘子)이다.

돼지 허벅다리에 사인(砂仁) 분말, 붉은 설탕, 참기름을 발라서 생강·파·백설탕·간장·맛술·식초와 함께 찌는 요리다.

이것은 비위(脾胃)가 허약해 음식을 잘 먹지 못하고 자주 체하는 경우에 응용한다.

소동파의 고향인 사천성 아미(蛾眉)는 항주에서 멀고도 먼 곳이다. 천리 타향에서 관직을 맡고 있으면서 향수를 달래며 술을 마실 때 새우요리·돼지고기 요리들을 즐겼을 것이다. 노래와 시를 즐기면서….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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