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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 복원, 관련법 동시에 움직여야”
부처 간 조율·협의가 제도정비보다 우선돼야[#사진1]
특별법보다 개별법에 복원개념 도입이 바람직

하천은 치수와 수자원 확보라는 개념이 독보적이었다. 여기에 오염통제의 개념을 덧붙인 것이 지금까지 하천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하지만 이제는 자연형 하천으로 거듭나야 할 시점이라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고, 현행 법제로는 어려우므로 관련법들을 개정하거나 상위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개진되고 있다.
한국법제연구원 전재경 행정법제연구실장을 만나 바람직한 하천복원과 자연형 하천을 위해서는 어떠한 부분들이 고려돼야 하는지 알아보자.<편집자 주>

하천과 관련된 법들은 하천법, 소하천법, 자연재해대책법, 4대강 수계법이 있다. 한국법제연구원 전재경 실장은 하천을 복원하고 자연형 하천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관련법들이 동시에 움직여야 함을 강조한다.

전 실장은 “자연형 하천을 만들기 위해서는 하천법 하나만 고쳐서 해결될 것이 아니고, 여러 부처들이 관여돼 있고 관련법들이 다양하기에 주관부처들 간의 긴밀한 대화와 타협이 선행돼야 한다. 그리고 관련된 여러 계획들이 서로 정합성을 확보해야 그 다음에 자연형 하천 혹은 하천 복원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한다.
또한 현행 법제는 자연형 하천이나 하천 복원에 대한 개념이나 수단이 안 돼 있는 실정이라고 말한다. 전 실장은 “정통적으로 우리는 하천을 ‘홍수통제’와 ‘갈수기 물공급’ 같은 치수개념이 중심이었고, 더 나아가 수자원 확보로 확대됐으며 이후 환경부에서 수질관리를 위해 하천오염을 통제해야 한다는 개념이 추가됐다”면서 현행 법제에서는 하천 복원과 자연형 하천에 대한 개념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덧붙인다.

그리고 기존 제방이나 유역 또는 시설물을 가지고 치수와 수질관리를 하겠다고 하는 생각은 너무 근대적인 사고방식이라며 사고의 폭을 넓혀야 할 것이라고 주문한다. 전 실장은 “구조적으로 제방 자체를 없애거나 뒤로 물린다든지, 또 천변에 있는 집들이나 구조물들을 철거한다든지 해서 원래의 하천 터(혹은 홍수터, 큰물이 졌을 때 물이 차지하던 지역)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이런 생각이 자연형 하천이나 하천복원의 개념을 포함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천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복원의 대상과 정도, 범위, 방법(수단) 등 세부적인 내용이 모두 검토돼야 한다. 복원 대상은 국가하천·지방하천·소하천·비지정하천이 있을 것이요, 정도는 원상회복과 자연친화적 공법 적용이 있을 것이요, 범위는 유수계통·생태통로·하안·홍수터·하구(하구둑) 등에 대한 검토를 들 수 있다. 장기적인 방안으로는 천변지역을 매입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
전 실장은 “천변지역을 매입하기 위해서는 현재 하천정비기본계획에서 매입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이는 국민신탁법을 확대하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한다. 그리고 현재의 국민신탁법은 생태계가 우수한 습지 같은 지역에만 적용되고 있는데 앞으로는 확장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인다.
전 실장은 또 무엇보다 현행 구조를 살펴보면서 복원의 개념을 어떻게 설정하고, 목표는 어떻게 설정할 것이며, 대상은 어디까지 할 것인지 등에 대한 부처들 간의 합의가 가장 우선돼야 하며, 이들의 공통된 개념을 기초로 복원해야 한다고 피력한다.

전 실장은 “세부적인 내용까지 검토해서 우선적으로 부처 간의 조율과 협의를 통해 정책적인 가닥을 잡은 다음 제도정비가 들어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제도정비를 하다 부처 간의 이견이 발생한다”며 부처 간의 조율이 제도정비보다 우선돼야 함을 말한다.
더불어 특별법을 만드는 것은 부처 간의 이견 때문에 어려울 수 있기에 차라리 여러 개별법에 자연형 하천개념을 넣는 것이 더 좋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현행법을 어떻게 조정하는 것이 좋을 것인가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자연형 하천정비라는 상위개념을 가져와서 나머지 하천과 관련된 계획들을 종속시켜줄 수 있고, 아니면 기존의 여러 계획들에 대해 각각 자연형 하천개념을 넣어주는 것이다.

전 실장은 “국가하천복원계획, 지방하천복원계획을 법정화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를 하천법에 담을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좀 더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신중함을 보였다. 그리고 하천 복원과 관련된 계획 간의 대화채널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말한다.

현재 수자원관리계획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개입할 수 없게 돼 있다. 하천정비계획들은 홍수·치수 중심으로 돼 있고, 수자원관리계획은 그야말로 다른 행정기관의 개입을 배타적으로 가로막고 있는데 이런 것들을 풀 수 있는 쪽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 실장은 “법제도 행정계획들 간의 로드맵을 작성하는 데 있어서 주체들 간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 또한 당사자들 간의 합의와 더불어 협력관계를 설정하기 위한 행정계약과 양해각서도 주고받아야 할 것”이라며 다시 한 번 각 주체들의 합의가 중요함을 강조한다.

박순주  psj29@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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