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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목적은 ‘자립’
5월 가정의 달에 나온 한 권의 책이 화제를 몰고 있다. ‘섬기는 부모가 자녀를 큰 사람으로 키운다.’ 특히 여섯 남매를 모두 명문대에 보냈고 자신도 보스턴대 대학원에서 사회학 인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예일대 비교문화연구소 연구부장을 지낸 저자가 출간에 맞춰 내한해 눈길을 끌었다. 저자인 전혜성씨는 미국 클린턴 대통령 시절 인권담당 차관보를 지내고 현재 예일대 로스쿨 학장으로 재직 중인 고홍주씨의 어머니로 이미 국내에 잘 알려져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자식 교육의 경험을 정리한 것으로 발간 사흘 만에 3쇄를 찍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아이를 명문대에 보내는 비결’을 한마디로 ‘남을 먼저 생각하고 더불어 사는 삶을 고민하는 사람으로 키우라’는 것이다.

아이들의 사교육 스케줄을 관리해주고 매니저 역할을 하는 게 ‘좋은 엄마’ ‘명문대 가는 길’로 통하는 한국 어머니들의 요즘 행태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영재교육법 등 특별한 노하우가 소개되리라 예상했다가 허탈해 할지도 모른다.

항상 남과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라, 일생에 걸쳐 정체성을 재정립해라, 덕이 재주를 앞서야 한다, 재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덕이 없으면 그 재능은 세상에서 건설적으로 쓰일 수 없다, 역사적이고 세계적인 안목과 시야를 길러라, 진실한 마음을 얻는 대인관계의 힘을 경험하게 하라….

우리는 부모로서 자녀에게 어떤 말을 가장 많이 했는가. 대체로 공부해라, TV 보지 말고 공부해라, 시험 잘 봐야 한다, 1개나 2개 이상은 틀리면 안 된다, 수학 문제집은 9권을 풀어야 한다, 수학과 영어는 중학교 때 고교 교과서 과정을 다 마스터해야 한다 등 강남 엄마들의 목소리에 오히려 익숙하고, 어떻게 아이들을 지도해야 할지 혼돈스러운 가운데 이 책은 우리들의 자녀교육을 다시 한 번 점검하는 기회를 주고 있다.

요즘 부모들은 너무 조급해한다. 남의 아이들이 다 하니까 우리 아이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논리로, 다른 아이보다 좀 더 나은 아이로 키우고 싶은 욕심이나 자기만족으로 아이들을 이 학원 저 학원으로 내몰지 않나 한 번 생각해볼 일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오센틱(authentic) 리더십’이란 진정한 리더십인데, 이는 자신을 섬기고 남을 섬기고 세상에 봉사하는 리더십을 의미한다. 부모한테 섬김을 받는 아이, 자신을 섬기는 아이, 그래서 남을 섬길 줄 아는 아이가 진정한 리더로 클 수 있다는 것이다. 내 아이만 잘 되면 된다는 이기심으로는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의 집은 비좁은데도 아이들 친구용 책상까지 18개나 됐다고 한다. 그의 첫 번째 책 ‘ ’이 출간됐을 때는 책장에 책을 사기보다 책상이 동이 날 정도로 팔렸다는 후문도 들렸다.
두 가지 원칙은 아침식사는 꼭 한 밥상에서 하는 것과 저녁에는 다 같이 모여 공부하는 것. ‘공부해라’ 대신 ‘공부하자’는 말을 많이 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전씨가 강조한 이 말을 우리의 부모들은 꼭 명심했으면 좋겠다. 교육의 목적은 ‘자립’이다.

이제 공부 잘하는 아이, 명문대 가는 아이로 키우기보다 자립할 수 있는 아이, 남을 돕는 아이로 키우자. 요즘 아이들은 학교에, 학원에, 과외에 어른들보다 더 바쁘다. 이것은 자립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가정의 달을 맞아 가정마다 우선 부모와 자녀가 서로 섬기는 방법을 생각해보자. 부모와 자녀간의 관계부터 탄탄해야 하지 않는가.

편집부  silk15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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