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가 불과 한 달 남짓 남았다. 선거철만 다가오면 왠지 모를 술렁임에 편승하는 사람들이 다수 눈에 띤다. 과거사에서 볼 수 있듯이 항상 선거철을 전후해 정책과 관련 규정들이 상당수 느슨해지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노무현 정권 이후 이러한 경향이 다소 누그러진 것으로 보이나 선거를 이용해 변화를 모색하려는 이가 있는 한 사라질 것이란 기대는 성급한 생각이다.
그 책임이야 당사자들에게 있기 마련이나 기대에 부응하듯 갖가지 공약을 내세우는 후보자들도 일말의 보탬이 있다고 본다. 남발되는 공약에 동승하려는 이들이 생겨나는 것이라 볼 수 있기에 하는 말이다.
그나마 요즘은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상당히 높아졌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조차 월드컵을 전후해 의식수준에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는 말을 내놓고 있을 정도니 이제 우리 수준도 고평가될 만하다. 허나 한편으론 그 수준이 선거철에도 유지될 수 있을지 반문해 본다. 항상 어떠한 사회라도 기회주의자는 있기 마련이기에.
현재 갖가지 공약들을 내걸며 자신만이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라 강조하는 후보자들. 이들이 정령 지역의 발전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인가의 판단은 유권자의 몫이다.
당선을 목표로 하는 후보자라면 높아진 국민의식으로 볼 때 한순간의 단맛을 내는 정도로는 표심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다. 또 무분별한 공약들을 내뱉고 당선만 되면 ‘나몰라’하던 시절은 이미 지나간 과거사로 치부하고 있다. 한순간의 모면을 위한 방편인가? 아님 과연 실행될 수 있는 것인가? 꼼꼼히 따져보는 국민성이 현실인 만큼 각 후보들은 저마다의 주장들에 실현가능성을 더해야 한다. 또 독창성과 현실성 그리고 표심을 움직일 수 있는 정책과 공약 찾기에 혈안이 돼야 그나마 당선될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더구나 5개 정당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선거사상 처음이라 할 수 있는 매니페스토 정책선거실천 협약을 맺고, 이번 지방선거가 정책을 통한 경쟁이 되도록 다짐을 할 정도니 그 어느 때보다 정책으로 승부하는 선거가 될 것이다.
그러면 여기서 과연 표심을 잡는 정책은 어떠한 것들일까를 생각해보자. 지금까지 각 후보자들이 내세우고 있는 공약은 거의 개발에 치중한 것들이다. ‘돈’을 만들어주는 ‘돈’이 되는 공약들이 표심을 움직인다. 이것이 현재 후보자들이 갖는 공통된 분모다. 자신들의 삶을 풍족하게 해 줄 수 있는 사람을 당연히 선호할 것이고 또 그에게 후한 점수와 더불어 표를 선사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위력을 앞서갈 수 있는 건 찾기 힘들다. 이것이 갖가지 개발공약들을 내세우는 이유라 본다.
나름대로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다. 어느 누가 자신들의 지역을 개발시켜 준다는데 마다하겠는가. 하지만 환경인으로서 실망감이 든다. 온통 재개발, 교육, 교통, 주거환경개선 등 개발공약들 뿐 환경보전에 대한 공약들은 눈 씻고 찾아봐야 보일 정도니 하는 말이다. 언제쯤 환경보전 공약이 개발 공약을 앞서갈 수 있을까. 이제까지 항상 개발은 환경과 충돌하는 것이라 보는 관점이 대세라 공허한 메아리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날은 반드시 도래할 것이라 믿어본다. 요원한 소리라 할지라도 개발이 아닌 환경보전을 강조하는 공약들이 표심을 움직일 그날을 기대해 본다. ‘환심’이 ‘표심’되는 그날. 그날을 손꼽으며 환경인들에게 격려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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