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환경플러스 교육·과학
내일부터 아시아의 색: 폴 자쿨레 판화전
[#사진1]

국립중앙박물관은 재일교포 나성순씨 가족이 프랑스 출신의 화가 폴 자쿨레(Paul Jacoulet 1896~1960년)의 판화 162건을 기증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21일부터 6월 4일까지 특별전 ‘아시아의 색: 폴 자쿨레 판화’를 개최한다.

[#사진2]폴 자쿨레는 프랑스에서 태어난 판화가다. 그는 여생을 한국·일본·미크로네시아 등 아시아에서 보내면서 아시아 사람들을 다색 목판화로 표현했다. 올해가 한·불 수교 120주년인 가운데 특히 프랑스인 자쿨레가 한국을 소재로 한 판화작품이 세계 최초로 전시된다. 한국 이외에도 삶의 근거지였던 일본, 환상의 나라 중국, 나비 수집을 위해 여행을 했던 미크로네시아의 사람들을 소재로 한 작품이 소개된다.

이번 전시는 자쿨레와 같이 20세기 초 우리나라를 방문해 작품의 소재로 삼았던 서양인 중에서 완성도가 높은 작품을 제작한 작가를 발굴해 새롭게 평가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사진3]
프랑스인 판화가 폴 자쿨레(Paul Jacoulet·1896~1960년)

폴 자쿨레는 1896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 1899년(만 3세) 아버지가 일본 도쿄외국어대학에서 교편을 잡게 되면서 프랑스에서 일본으로 이주하게 된다. 자쿨레는1920년(24세) 일본 프랑스대사관에서 근무하면서 개인적으로 그림 지도를 받아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1930년대에 본격적으로 작품 창작을 시작해 1930~50년대에 주요한 작품을 발표했다.

자쿨레는 우리나라와 인연이 깊다. 1921년(25세) 자쿨레의 아버지 프레드릭 자쿨레가 사망한 후 1928년(32세)에 자쿨레의 어머니인 장 자쿨레가 경성제국대학(현재 서울대학교) 의학박사 나카무라 히로시(中村拓)와 재혼하면서 서울에서 살게 됐다. 자쿨레는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1930년대에 우리나라를 수차례 방문했다. 그는 어머니가 살고 있는 한국에 대한 각별한 애정으로 우리나라를 소재로 한 작품을 다수 제작했다. 이미 우리나라에서 1934년 ‘폴 자쿨레 판화전’이 서울 미쓰코시백화점(현재 신세계백화점)에서 개최된 바 있다.

[#사진5]
폴 자쿨레와 기증자 나성순씨 가족

우리를 감동시키는 것은 자쿨레의 작품을 기증한 재일교포 나성순씨(1946년~) 가족이다. 나씨의 친부인 나영환씨(1913년~)는 1931년 우리나라를 떠나 일본으로 건너간 후 가슴에 묻어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그의 딸 나성순씨가 이어받아 자쿨레의 작품을 우리나라에 기증하는 것을 추진했다. 나영환씨는 전남 영암군 덕진면 출신으로 1931년 일본으로 건너가 야간학교에 다니던 중 자쿨레와 만나게 되고, 그의 조수로서 평생 작품활동을 돕게 된다. 그의 동생 나용환씨는 1939년 일본으로 건너가 자쿨레와 함께 기거하며, 그의 작품창작을 도왔다. 자쿨레는 1949년 나영환씨의 장녀 나성순씨를 양녀로 맞아 독신으로 생을 마치면서 모든 작품과 저작권을 나성순씨에게 물려줬다. 현재 금속공예가인 나성순씨는 친부 나영환씨와 양부 폴 자쿨레를 기념하기 위해 자쿨레의 작품을 한국에 기증할 것을 결정하게 됐다.

아시아의 형형색색: 폴 자쿨레의 다색 목판화

[#사진4]자쿨레의 작품은 다색 목판화이다. 자쿨레는 수많은 스케치와 수채화를 통해 목판화의 밑그림을 그리고 색을 정한다. 목판을 파고, 색을 찍는 장인과 공동 작업으로, 색깔의 숫자만큼 목판을 준비하고 겹쳐 찍기를 반복해 다색 판화 작품을 완성한다. 그 색채는 60~70여 년 전의 작품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게 할 정도로 생생하다.

또한 20세기 초 프랑스인의 눈을 통해 묘사된 한국·일본·중국·미크로네시아 사람들의 모습이 묘사돼 있다. 자쿨레는 모국인 프랑스, 삶의 터전이었던 일본, 어머니가 살았던 한국, 화려함의 나라 중국, 나비를 찾아 떠났던 미크로네시아의 사람들을 간명하고 단정한 필선과 화려한 색채로 표현했다. 자쿨레의 작품에는 국적을 초월해 온화한 시선으로 사람들을 바라보는 인간애가 깃들어 있다.

김금실  silk153@hanmail.net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포토뉴스
[포토] 대한건설보건학회 후기 학술대회
[포토] 한국물환경학회-대한상하수도학회 공동학술발표회 개최
[포토]최병암 산림청 차장, 생활밀착형 숲 조성사업 준공식 참석
[포토] ‘제22회 아름다운 화장실 대상’ 시상식 개최
수원에서 첫 얼음 관측
여백
여백
여백
오피니언&피플
제9대 임익상 국회예산정책처장 임명제9대 임익상 국회예산정책처장 임명
김만흠 국회입법조사처장 취임김만흠 국회입법조사처장 취임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