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정치권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기 위해 떠난 이 전 장관에 이어 또다시 환경운동가의 경력을 가진 인물이 이 나라의 환경을 책임지게 됐다.
지난 7일 참여정부 후반기의 환경행정을 책임질 신임장관은 취임식을 시작으로 관련 업무 챙기기에 돌입했다.
그동안 한국환경자원공사 사장직을 맡아오며 나름대로 객관적인 능력을 인정받아온 인물이라 많은 이들이 기대를 걸고 있다. 그렇다고 걸어갈 길이 결코 평탄치만은 않다. 여전히 힘든 점들이 많이 존재할 것이기에….
항상 인프라 구축보다 앞서가는 환경정책에 대해 일부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는 이들이 상당하다. 그리고 인프라 구축이 미비한 상태에서 행해지는 정책은 탁상에서 말로는 되나 실천단계에서 실패의 고배를 드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하는 그들에게 당당히 아니라고 말할 만큼 준비된 것도 찾아보기 힘들다.
정책에 따라 관련 산업과 인프라의 구축이 가속도를 내며 달려갈 수 있다는 긍정적 시각도 있긴 하나 이러한 시각은 일부 관련자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뿐으로 대부분의 사업자들은 냉소적인 태도를 고수하는 것이 현실이다.
누구나 생각한다. 환경이 좋아져야 함은 당연하나 만일 자신들의 재산적 가치를 손상시켜가며 환경을 우선할 것인가에 대해 머뭇거릴 것이란 것을.
‘나는 괜찮지만 남은 안 돼’라는 이기주의와 개인주의가 팽배하게 대두되는 현실에서 공익을 위한다는 면목으로 불특정 다수의 권익을 위한 정책을 펴나가야 하는 환경부. 정부 각 부처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입장. 항상 개발을 향한 힘찬 발걸음에 발목을 쥐는 꼴로 표현되기 십상인 환경. 환경을 전공하면 먹고살기 힘들다고 말하는 환경전공자들. 환경 때문에 사업을 할 수 없을 지경이라는 사업자들. 돈을 만들게 하는 것이 아닌 돈을 소비토록 하는 분야라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
항상 논쟁의 쟁점이 될 소지가 다분하기에 이른바 모두에게 환영받을 ‘윈윈거리’는 찾기 힘들다는 것이 맞다. 무엇하나 쉬운 것이 없다.
그러나 없어짐이 당연하다 여기는 이 없고, 당연히 지켜져야 함을 강조하며, 환경의 보호 없이는 삶을 생각할 수 없다는 높은 국민정서를 감안할 때 누구라도 나서서 지킴이를 자처하는 이가 있어야 한다. 또 이러한 지킴이들의 활동에 뒷심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것이 환경부장관이다. 이 때문에 이 치범 신임장관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정부조직에서 인정받은 능력과 지난 세월 환경운동가로서의 면모를 잘 가다듬는다면 해결해야 할 많은 현안들을 헤쳐 나가는 데 별 무리는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물·공기 등 매체 위주의 환경정책을 국민건강·생태계 등 수용체 보호중심으로 전환해 나가고, 정책수립 과정에 국민의 참여와 협력을 강화해 나갈 뜻을 밝힌 이 신임장관.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표하는 이가 있긴 하나 ‘수도권 오염물질에 대한 배출총량제’ 실시를 위한 세부 추진계획을 올해 안에 마련할 것을 표명하는 등 본격적인 자신만의 색깔 칠하기를 시작한 그인 만큼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를 걸어본다.
편집부 psj29@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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