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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그들을 알아야 바다를 안다
고래연구는 진행 중
[#사진2]지구의 70%를 차지하는 바다에 살고 있는 고래와 돌고래는 80여 종이 있으며 그 개체 수는 세계적으로 출간돼 있는 대부분의 전문서적에도 몇 종을 제외하고는 정확하게 기록돼 있지 않다. 현재 5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국제포경위원회 과학위원회가 평가를 완료한 종은 7종밖에 되지 않는다. 이 7종도 전 세계 해역이 아니라 관심 있는 회원국이 조사를 수행한 일부 바다에 한정돼 있다. 그 외 우리나라 주변 바다에 서식하는 밍크고래를 포함한 몇몇 지역과 종들에 대한 평가가 진행 중이다.

평가가 완료된 종은 고래에 관심이 있는 나라들인 노르웨이에 의한 북대서양수역의 밍크고래자원, 아이슬란드에 의한 북대서양 밍크고래와 참고래 자원, 그리고 미국과 러시아 에스키모 원주민포경 대상자원 외 소수에 불과하다.
대형 고래류는 17세기부터 기름을 확보할 목적으로 구미 열강들에 의해 포획되기 시작해서 20세기 초 포경국들의 고래 남획으로 포경산업의 위기를 우려해 1930년부터 고래보호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1946년 국제포경규제협약과 국제포경위원회가 생긴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국제포경위원회 산하의 과학위원회는 전 세계 고래·수산·보존·해양·환경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는 야생동물관리기구 중 가장 오랜 역사와 평판을 가지고 있다.

국제포경위원회의 관리 목적상 대형 고래는 과거 상업포경의 대상이 됐던 종으로 대왕고래·참고래·보리고래·브라이드고래·밍크고래·혹등고래·긴수염고래·귀신고래·향고래이며, 그 외 고래류와 돌고래류는 소형 고래류로 통칭한다.

우리나라 고래연구는 빈약한 수준
위 나라들은 17세기부터 고래를 연구해왔으며 1세기 이상의 축적된 자료와 노하우를 갖추고 연구소·대학 등 든든한 연구 인프라를 바탕으로 정도 높은 평가를 수행할 수 있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상업포경금지 전 매우 적극적인 포경국으로 많은 밍크고래를 잡았으나 연구 인프라가 없었고 국제적 관리에 늦게 참여해 체계적인 자료수집과 평가가 이뤄지지 못했다. 과거 상업포경 통계자료는 개체수의 변동을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자료인데 그 자료를 축적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4~5년 전부터 1~2명의 연구자가 자료 수집에 노력하고 그 자료를 사용해 국제기구 평가를 수행하고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현재 30여 종에 이르는 우리바다의 고래류와 돌고래류의 보존과 관리, 인간 활동과의 마찰 완화, 고래와 환경과 해양생태계, 고래관광, 고래음향, 국제 멸종위기종 조사, 고래관광, 미래비전 제시, 역사문화 연구, 문화활동 지원, 국제기구 대응(IWC·CITES·OECD·FAO 등), 주변국과의 협력 등 수많은 분야의 연구 활동을 1~3명이 수행하고 있다. 고래 연구는 과학과 기술력뿐만 아니라 국가의 뒷받침도 필요한 분야다.

고래 개체 수의 측정방법
[#사진1]우리 바다 혹은 동해·경북·울산 등지에 고래가 얼마나 있는지 그 수를 알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우리바다의 밍크고래 한 종을 예를 들어보면 그 서식 범위가 적도로부터 동중국해·황해·동해·오오츠크해·일본 열도 동부 태평양에 이른다. 대략 면적을 계산해 보면 우리나라 면적의 약 22배에 달한다. 개체수를 알려면 이 큰 면적을 조사해야 하기 때문에 야생의 개체 수는 어디까지나 표본에 의한 오차범위를 가진 추정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때 사용되는 방법이 상대적인 지수다. 절대적인 수치는 모르지만 어느 시점으로부터 현재 증가했는지 혹은 감소했는지를 토대로 계산하는 방법으로 대부분의 야생 보존과 관리를 담당하는 국제기구들이 사용하고 있다. 고래를 보존·관리하는 국제기구인 국제포경위원회는 지난 17~20세기 고래를 무분별하게 잡았기 때문에 인간의 추정 오차에 의한 실수를 재차 허용하지 않기 위해 보존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분포량 추정식은 배를 타고 지나가면서 고래가 수면 위로 올라오는 것을 토대로 측정하지만 물속에 있는 것은 안 보이기 때문에 몇 마리가 안 보였는지를 계산하는 함수를 찾아내야 한다. 이를 위해 2곳의 독립관측대를 운용해야 가능하나 일본과 노르웨이는 고래조사 전문 선박이 있어 이 함수를 구하지만 우리나라는 전문선박이 없어 이 함수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가 조사한 수치는 실제보다 과소측정된 것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아직은 구체적인 개체수를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다.

개체 수 늘었지만 특정 종은 여전히 보호 필요
[#사진4]1970년대부터 상업포경 금지까지 매년 수백에서 1000마리에 육박하는 밍크고래를 잡았지만 1986년 고래포획을 전면 금지한 이후 20년이 흐른 지금은 그 개체수가 상당히 증가해 있다. 상업포경 시절에는 그물에 걸려 죽는 고래가 거의 없었지만 최근 그물에 걸려 죽는 밍크고래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들은 모두 길이 4~5m 정도의 새끼다. 돌고래의 경우 상업포경 시절 포획 대상으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개체수의 증감은 그리 크지 않다.
밍크고래와 돌고래는 바다생태계에서 경쟁력이 매우 뛰어난 동물이다. 인간이 황폐시킨 해양생태계에도 불구하고 이 동물들은 그 종족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을 강구해 현재까지도 많은 수가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 바다의 귀신고래는 너무 연안에 붙어살고 미국동부 북방긴수염고래는 덩치가 크고 느려서 인간의 왕성한 해양활동으로 인해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해있기 때문에 보호방안이 시급한 실정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고래는 20년간의 보호로 개체수가 전반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는 것이 국제기구와 중립적 중견과학자들의 견해다.

고래의 보존과 관리
우리 바다에는 종류마다 생리와 생태적 특징이 다른 30여 종의 고래와 돌고래가 분포·서식하고 있다. 이들은 연안성이거나 반대로 먼 바다를 선호하는 고래, 무리를 지어 사는 종이 있으며 어떤 종은 외톨박이로 산다. 또한 플랑크톤 무리를 먹고 사는 종도 있으며 어군 무리를 먹거나 온갖 것을 다 먹고 사는 등 그 특징은 천차만별이다.
인간도 고래가 먹는 먹이를 표층부터 저층까지 수산자원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수많은 인간 활동이 고래와 돌고래가 살고 있는 서식지에서 이뤄진다. 고래의 보존과 관리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다. 고래라는 한 동물군의 보존과 관리는 해양생태계의 전반적인 보존과 관리와 직결되기 때문에 고래는 해양생태계의 상징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사진3]

국내 유일 고래연구소 개소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달 24일 울산시 남구 매암동 장생포 해양공원 내에서 우리나라 고래류 자원의 적극적 보존과 관리에 관한 체계적 연구를 전담하는 국내 유일의 고래연구소 신청사 개소 기념식을 거행했다.
이 행사는 수산과학원과 울산광역시가 공동 주관했으며 해양수산부를 비롯해 울산시 관내 인사와 주민 300여 명이 참석했다.
고래연구소는 지난 2004년 6월 15일 수산과학원과 울산광역시 고래연구소 건립에 관한 협약에 따라 건립된 것이며 울산시는 수산과학원에 영구 무상 사용토록 허가한 것으로 조형미 넘치는 640평의 건물과 4000평의 부지에 녹지를 조성해 인접 고래박물관과 함께 고래 테마공원을 구성했다. 내부는 자원관리실, 자원평가실, 생태계 I실, 생태계 II실, 산업문화협력실, 측정실, DNA분석실, 환경분석실, 도서실, 국제회의실로 구성돼 있으며 해양어업자원 종합 조사선 70톤급 1척을 보유하고 있다. 장비와 인원은 내년에 대폭 확충한다는 복안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다양한 해양생태계의 보존과 관리 및 이용에 관한 연구를 수행해 왔지만 이번 고래연구소의 개소로 현재 보다 체계적인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할 수 있는 저변과 인프라를 확충을 통해 고래를 정점으로 하는 해양생태계의 보존과 관리와 이용이 수행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고래연구소의 김장근 소장은 “궁극적으로 우리바다 고래류 자원에 대한 경제적·과학적·교육적·문화적·정신적 활용 등을 통해 변화하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고래연구소 개소의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한편 고래연구소는 우리나라 EEZ 고래류 자원의 적극적인 보존을 통해 다양한 가치를 창출하고 고래학교 운영과 문화행사 등을 실시해 해양생태계의 환경친화적 이용에 관한 교육도 병행할 계획이다.

쾌속여객선과 고래의 충돌
[#사진6]최근 한·일 항로를 운항하는 쾌속여객선이 대한해협에서 고래와 충돌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고래와의 충돌사고는 올해 들어서만 벌써 3건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고래연구소는 대한해협 부근의 고래 분포·습성 등을 연구해 고래도 살리고 안전한 해양운행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연구하는 한편 고래 등 거대 해양생물의 출몰 현황을 주고받을 수 있는 ‘콜센터’ 설립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해양수산부는 고래 교통사고 방지를 위해 일본 국토교통성 해사국에 공문을 보내 공동안전대책을 마련할 것을 제안해 일본 도쿄에서 고래 퇴치음 발생장치의 효율성 검토 및 충돌사고 발생지역 저속항해 방안, 그리고 고래 등의 수중부유물 탐지장치 개발 방안 등을 실무회의를 통해 협의할 예정이다.
<자료협조=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
[#사진5]

김주일  kimpage@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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