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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다잉, 범국민적 확산을
시신을 화장한 뒤 남은 뼛가루를 산이나 바다 등에 뿌려 자연으로 돌아가게 하는 친환경 장례인 에코다잉(eco-dying)이 새로운 장례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에코다잉에는 수목장과 해양장·정원장 등이 있는데, 시신을 화장한 후 골분을 나무뿌리 주위에 묻고 장례를 치른 후 명패를 다는 수목장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2004년 김장수 전 고려대 농대 학장의 수목장이 처음으로 치러지면서 알려졌다.
수목장은 골분을 한 나무의 뿌리에 묻어 자연으로 돌아가지만 살아 있는 나무와 함께 상생하는 느낌을 줘 고인과의 이별의 아픔을 달래게 해준다.

운동회 중 뇌출혈로 세상을 뜬 아들을 수목장한 경북 영천의 한 아버지는 매달 산을 찾아 아들의 명패가 달린 나무를 쓰다듬다 보면 아들이 나무로 다시 태어난 듯해 위로가 된다고 털어놓았다.

그동안 매장을 선호하는 유교식 장묘문화로 우리나라 국토의 1%가 넘는 면적이 묘지이고 이런 추세로 나가다가는 10여 년 후에는 ‘묘지 대란’이 예상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나라 묘지 면적은 약 3억 평에 달하며 해마다 약 68만 평, 여의도만 한 땅이 묘지화 된다는 것이다.
묘를 만드는 장묘법은 비용 또한 만만치 않게 들고 매장 후 게으른 벌초로 무덤을 돌보지 않아 명절이면 성묘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볼 때 에코다잉은 긍정적인 장례법으로 새로운 장례문화로 확산·정착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에코다잉은 뼛가루를 산·바다 등 자연으로 되돌아가게 하므로 친환경적인 데다 수목장의 경우 고인이 나무와 상생한다는 자연 회귀의 섭리도 들어 있다. 스위스·독일·영국 등에서는 이미 90년대 후반부터 활성화 돼 왔다.

지난달에는 ‘수목장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공식 출범해 에코다잉이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를 보여줬다.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를 써 공전의 히트를 친 로버트 풀검은 ‘제 장례식에 놀러오실래요?’에서 눈물이 아닌 축제로서의 장례식, 웃음과 반전이 있는 삶의 절정으로 죽음에 대한 의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사회의식과 가치관의 변화와 함께 장례에 대한 의식도 새롭게 바뀌어가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이제 전통적 가치관에 매여 매장문화만 고집할 필요가 없다. 80년대 20%를 채 넘지 못했던 화장률도 2003년 46.4%까지 상승했다. 또 지난해 한국산림정책연구회가 조사한 결과 52.4%의 국민이 수목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서울시는 2003년부터 경기도 파주에 ‘추모의 숲’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정원장으로 꽃동산에 골분을 뿌리는 것으로 무궁화·국화 동산에 흙과 골분을 섞어 뿌리는 것이다.

하지만 현행 장사 등에 관한 법률(장사법)에는 매장에 관한 규정만 있을 뿐 관련법이 없어 에코다잉의 범국민적 확산을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이 시급하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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