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지난 1980년대 초 한강종합개발사업 당시 재해 예방을 위한 치수(治水) 위주로 개발해 하천변에 자라고 있던 미루나무·갯버들·갈대 등이 한강변 호안정비 등으로 거의 자취를 감추게 됐다.
한강은 생물종에 대한 부양기능이 뛰어나고 종의 다양성이 높은 환경임에도 하천의 환경보전 기능보다는 개발 위주의 사업 추진으로 생물서식처로서의 기능은 쇠퇴하고 생물종 다양성은 격감하게 돼 푸르름과 생명력이 사라지게 됐다.
다행히 이와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한 하천법의 개정(97년)으로 하천 내에 나무를 심을 수 있게 됐으며, 그동안 한강둔치에 키 큰 나무 4500주와 키 작은 나무 등을 식재해 왔으나 아직도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서울시 한강시민공원사업소가 2001∼2004년 수리분야 전문기관(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그동안 심은 나무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의뢰한 결과 나무 식재에 따른 치수상의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 7월에는 서울시 농업기술센터에서 한강둔치의 토양을 분석한 내용에 따라 한강변에서 잘 자라는 느릅나무·갯버들·수양버들 등 27종의 나무를 선정해 9월 건설교통부 산하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하천수리 검정을 마친 상태다.
앞으로 서울시 한강시민공원에서는 치수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내년 봄철부터 한강 둔치에 14만주(키 큰나무 6700주, 키 작은 나무 13만3300주)를 식재할 계획이다.
또한 현재 한강변 둔치에 자생하고 있는 어린 나무(수양버들 등 11종 3500주)를 보다 철저히 보전·관리함으로써 자연 상태에서 식물 스스로가 살아남기에 가장 적합한 곳에서 생육한 나무로 하천변을 녹화해 자연적이고 향토적인 이미지 개선 및 수목 식재에 따른 예산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나무들이 자라는 3∼5년 후에는 현재의 단조로운 하천경관에서 자연적이고 생태복원력이 있는 건강한 하천생태계 회복에 기여할 것이며, 서울 시민들이 푸른 그늘 아래에서 편안히 휴식할 수 있는 ‘푸른 한강’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기환 www.ch9102@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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