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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목원 유리온실'빗장'

NGO와 이견차 추진공정 차질









<수목원 한켠 구릉에 자리한 신축부지의 원경>


국내 유수의 국립수목원 내 추진중인 유리온실을 두고 일부 환경단체와 이견의 폭을 좁히지 못해 진통을 겪고 있다.


환경NGO는 일련의 유리온실 설치에 대해 본래 자생식물의 서식지를 보존하고 복원토록 하는데 따른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며 자칫 천혜의 자연훼손을 끼칠 수 있다는 곱지않은 시선이다.


지구상의 식물군을 망라해 자연교육과 열대식물 연구를 구상중인 산림청 산하 국립수목원은 기존의 개방된 전시림 내에서 자연훼손을 극소화해 자연 생태계의 산실을 꾸리고 있다.


경기 포천시 소흘읍 직동리 소재 국립수목원(원장 김형광)은 오는 2007년 완공을 목표로 1천1백55평 부지에 지상 1층, 지하 1층 규모의 유리온실을 설계, 이달 말 기념비적인 첫 착공을 앞두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영국의 KEW와 에딘버러, 미국의 뉴욕, 캐나다 몬트리올과 부차드, 호주의 캔버라와 시드니식물원처럼 종다양성 확보 차원에서 식물 유전자원을 수집하고 보존하며 연구할 수 있는 온실기능은 사실 전무한 실정이다.


외국 수목원의 가장 큰 목적은 세계 여러지역의 다양한 유용 식물자원을 수집후 보존하기 위한 것으로 단순히 식물재배가 아닌 유전자원 보존원으로써 기후대별 또는 대륙별로 식물탐사와 수집, 보전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주차 공간을 활용해 유리온실로 설계했다>


국립수목원의 김성식 연구관은“표면적으로는 일반인에 개방해 볼거리 정도로만 선보이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외국은 열대식물 관련, 연구를 통해 고부가 가치의 신품종을 개발한다든지 현대 첨단과학과 접목해 의약품, 식품 등을 개발해 산업적으로 크게 활용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환경NGO 우이령보존회의 조상희 부회장은 “광릉숲 가운데 유리온실을 만들면 자생식물의 자생지를 잠식하고 유리를 잘 구별하지 못하는 민물도요새와 딱따구리 등 희귀조류들이 유리창에 부딪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존회는 대안으로 전시온실을 국립수목원 외곽이나 서울 도심의 동대문구 청량리 2동 국립산림과학원으로 옮겨 지을 것을 제안,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췄다.


우이령보존회 관계자는 “최근 서식 개체가 급격히 주는 광릉요강꽃과 광릉물푸레나무 등의 보존을 도외시하면서 보존가치가 낮은 열대·아열대 식물의 수집·전시에 막대한 예산을 들이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내 최대의 종 다양성을 자랑하는 천연림과 인공림이 어우러져 있는 광릉숲을 더이상 훼손시켜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선진국은 이미 100년에서 200년 전부터 온실을 짓고 식물을 수집,보전해 왔던 만큼 수목원측은 “열대 자생지에서 멸종된 많은 종들도 선진수목원의 유리온실에 보존과 관리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수목원은 특히 해외 식물자원 탐사사업을 통해 연간 1000여종의 식물을 수집해 국내로 들여오고 있는데 이중 상당수가 열대와 아열대식물로 알려진다.


지구상에는 줄잡아 26만 여종의 식물이 자생하지만 이중 2/3가 열대식물로 나타나 국가정보원에서도 보이지 않는 지원을 돕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닐하우스 단지를 개선,확장하려는 유리온실 후보지>


열대식물에는 유용한 식물이 풍부해 선진국에서는 BT산업의 원천소재로 이용할 수 있는 이들 식물 확보에 전략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이에 수목원 식물보존과장 조동광 박사는“이러한 국제적 현실을 감안할 때 식물자원의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라도 열대식물자원을 수집,보전,연구하고 전시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은 절대적이다”고 밝혔다.
조 과장은 특히"세계적인 수목원과 식물원 추이를 살펴볼 때 상당부문 때늦은 감이 있다"며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지정에 영향을 주지 않는 완충지역 내에 제반 규정을 수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우이령보존회의 조부회장은"일련의 추진사업은 기관이기주의와 전시행정의 표본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주변 경관을 파괴하는 넌센스 프로젝트다"고 언급했다.
조 과장은 이에“90년대 후반들어 광릉숲 주변의 난개발을 방지한다든지 교통량 저감대책을 추진한다든지 하는 환경개선 수위의 노력이 이뤄져 왔다”며 “건강한 생태계 유지와 생물종의 보전을 위한 연구사업을 수행한다”고 밝혀 이견을 보이고 있다.


임업연구관이자 기획실의 이대섭 실장은 “광릉요강꽃과 흰진달래 등과 같이 광릉 숲에서만 자라는 식물군의 자생지를 보호하거나 또는 복원을 위한 대량증식법 개발 등의 연구사업을 이미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이령보존회와의 논란은 △대규모 유리온실은 광릉숲 주변 환경과 어울리지 않으며 △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의 기본 원칙인 자생지 보전이 무시된 계획이라는 것을 들 수 있다.


임업연구사 진혜영씨는 현재 지으려는 장소는 비닐하우스 등 식물증식 시설이 이미 들어서 있는 개활지인 데다 지난 90년도에 식재된 밤나무 등 일부 활엽수가 있지만 광릉숲 보전의 핵심인 천연림을 훼손하는 일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수목원의 왼편으로 조성돼 있는 증식포지>


수목원측은 그 동안 온실건축 계획과 관련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와 실무추진위를 구성, 2003년부터 10여 차례에 걸쳐 숙고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해 11월에는 사전환경성 검토와 포천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자연지형에 걸맞게 법적 절차를 준수키로 했다.


급기야 환경NGO와 수목원측은 지역주민협의체 6인과 우이령보존회, 광릉숲보존회 소속의 단체들과 머리를 맞대고 지난 2월에는 ‘광릉숲보존협의회를 구성, 주요 현안과 설명회를 갖고 공동의견을 수렴했다.


서울대 김귀곤교수와 양서파충류연구소의 심재한박사, 중앙대 임신재교수, 성균관대 이상태 교수, 산림과학원의 최명섭박사로 구성된 환경생태분야의 전문가 자문회의도 잇따라 가졌다.


이와 관련, 국립수목원의 김형광원장은 “설계된 유리온실을 다소 낮추려고 검토중에 있다”며“합리적인 의견은 적극 수렴해 나갈 방침이다”고 강조했다. <권병창 기자/사진=강철금 기자>





권병창  sky0077@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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