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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윤 작가 개인전 ‘밤이 머문 자리’현실과 환상 넘나드는 숲이 건네는 위로
11월18일까지 서울 에코락갤러리서 전시
그리운 자리 55x58cm 종이위에 흑연 2020

[환경일보] 이채빈 기자 = 현실과 환상의 일체성을 탐구해온 정지윤 작가의 개인전 ‘밤이 머문 자리’가 오는 18일까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에코락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자연이 가진 본연의 아름다움과 환상 속 자연의 모습을 섬세하게 보여주는 21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자주 거닐던 익숙한 풍경에서 놓칠 수 있는 인상적인 풍경의 단면을 포착한 작품들이다.

정지윤 작가는 연필 드로잉이라는 세밀한 작업을 통해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몽환적인 아름다움으로 눈을 홀린다. 그림 전체를 얼핏 보면 평범한 숲이나 연못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볼수록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자연의 모습이 형체를 드러낸다.

자연은 거대한 존재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제각각의 모습이 독립적으로 숨을 쉰다. 하지만 인간의 감각체계는 한 번에 많은 것을 인식하기엔 한정적이다. 정 작가는 이러한 감각체계의 한계점에 착안해 자연의 모습을 여러 시점에서 편집해 재구성한다.

그의 그림은 분명히 같은 풍경임에도 볼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준다. 전에는 알아차리지 못한 풍경(그림) 속 장치를 발견함으로써 느끼는 즐거움이야말로 그림의 아름다움이자 자연의 아름다움이라는 게 정 작가의 설명이다.

꽃잎 그리운 바람 109x70cm 종이위에 흑연, 잉크 2020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몽환의 숲’은 캔버스를 벗어날 듯한 존재감으로 위풍당당하다. 숲을 이루는 무수히 많은 선은 화면에 역동성을 부여하고, 화면 안에서 자체적으로 유기적인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펜으로 겹겹이 쌓은 풍경의 섬세함은 정 작가의 특기다. 흑백의 선명한 대비는 강한 인상을 주고, 잉크를 겹쳐 쌓으면 쌓을수록 그 깊이감은 더해간다. 자연이 탄생했을 때부터 오랜 세월의 흔적까지 추적하며 세세히 그려나간다.

그의 풍경에는 수많은 선이 이어지고 갈라지며 또 이어진다. 캔버스 안에 펼쳐진 검은 잉크 사이로 강렬한 빛이 뿜어져 나오기도 하고, 또 다른 공간으로 눈을 홀린다. 공간과 물체를 구분 짓는 경계선이 아닌 사물의 본질을 드러내는 존재론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어쩌면 그의 작품은 팍팍한 현실 속에서 현대인의 심신을 달래주는 안식처이자, 각자가 가지고 있는 내면의 모습을 마주하며 우리 삶을 푸근히 안아주는 위로일지도 모른다.

정지윤 작가

이채빈 기자  green900@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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