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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위원회, 성범죄자 10명 중 3명 부당해고 구제직장 내 성범죄에 대한 회사 처벌을 부당해고 판정으로 뒤집어
노동위원회 판정문에는 ‘피해자가 주변에 성희롱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한 적이 없는 등 피해자의 고용환경이 감내할 수 없는 수준까지 악화됐다고 보이지 않음’ 등과 같이 가해자 입장과 동일한 내용이 포함됐다는 지적이다.

[환경일보] 노동위원회가 직장 내 성범죄 가해자 해고처분과 관련해 부당해고 판정으로 면죄부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회사가 처벌한 성범죄 가해자 10명 가운데 3명은 부당해고 판정으로 구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사용자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징계 등을 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한편, 남녀고용평등법은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 사용자가 지체 없이 징계조치 등을 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사용자는 해고의 정당 사유를 입증할 책임과 성범죄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의무를 동시에 가지게 된다.

특히 직장 내 성범죄는 특성상 객관적인 물증 등의 명백한 증거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건 당시의 정황이나 주변인 증인심문 등 충분한 조사를 통해 적절성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피해자 조사 없이 부당해고 판정

그러나 노동위원회는 피해자 조사 없이 가해자에게 부당해고 판정을 내려, 최근 2년 6개월간 직장 내 성범죄로 인한 해고 가운데 부당해고로 구제받은 사례는 10명 중 3명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근로기준법상 해고 사유와 징계양정의 적정성만을 판단할 뿐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른 사용자의 적절한 조치 여부는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중앙노동위원회와 지방노동위원회 부당해고 인정(일부인정‧전부인정 포함) 건수는 ▷2017년 전체 15건‧37건 중 6건‧12건이었으며 ▷2018년에는 22건과 63건 중 각각 7건과 15건이 부당해고 판정이 나와 가해자가 구제됐다.

올해 6개월 동안에는 8건‧21건이었으며,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처리된 사건 중 7건이 부당해고로 전부 인정됐다.

대표 사례인 H기업의 경우 2017년 12월 회식 후 발생한 직장 내 성범죄와 관련해 지난해 5월 가해자를 징계해고 처리했으나, 노동위원회에서는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해고 한 달 뒤 피해자가 사직하자, 가해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작년 7월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했다.

이에 당시 사측은 노동위원회 조사에서 “가해자가 만취상태인 피해자의 손을 잡고 입을 맞추는 등의 행위를 한 것은 성희롱‧성추행에 해당하므로 징계사유가 있다”며 “후배직원인 피해자에게 모범을 보여야 하는 위치에 있고 직원의 30% 이상이 여직원인 회사 특이성을 고려하면, 가해자의 행위에 대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해 해고 양정은 적정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H기업은 2017년 수습교육생 성범죄 사건 이후 직장내 성범죄 관련 초기 대응과 처벌이 강화된 상태였으므로, 비슷한 시기에 발생한 이번 성범죄 사건도 엄격하게 처리했다.

성희롱 고통 호소 없었으니 괜찮다?

한정애 의원은 “부당해고 구제사건 중에서도 성범죄와 연계된 사건은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노동위원회의 판단은 회사와는 달랐다. 서울지노위는 지난해 9월 “근로자가 만취한 피해자의 손을 잡고 입맞춤 등의 성희롱을 한 행위는 징계사유로 인정되나, 그 비위행위가 우발적이고 단발적으로 이뤄져 해고는 양정이 과도해 부당하다”며 부당해고 판정을 내렸다.

중앙노동위 역시 올해 1월 같은 판단을 내리며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부여했다.

판정문에는 ‘가해자가 자신의 행위를 후회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임’, ‘우발적이고 즉흥적인 행위’, ‘피해자가 주변에 성희롱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한 적이 없는 등 피해자의 고용환경이 감내할 수 없는 수준까지 악화됐다고 보이지 않음’ 등 가해자의 입장과 동일한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근기법과 고평법의 법률적 제한을 받게 되는 성범죄 사건의 특수성을 간과한 판정으로, 노동위원회는 정황 및 주변인에 대한 증인심문 등 충분한 심리를 통해 상황의 전체적인 맥락을 고려했어야 하나 가해자 편만을 들어 사용자측 판단보다 더 후퇴한 결과를 도출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부당해고 구제사건 중에서도 성범죄와 연계된 사건은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며 “근기법 기준으로 해고사유와 징계 적정성을 판단할 뿐 아니라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른 사용자 조치 적절성 여부도 판단요소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은 기자  pres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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