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문제 저감은 정부 정책과 지자체의 힘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끊임없는 기술혁신을 계속하고 있는 기업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이런 기업들의 연구사례는 향후 미세먼지 및 실내공기질 개선을 위한 정책수립에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어 주목된다.
한 기업의 연구결과 공기청정기의 용량이 클수록 미세먼지 개선속도가 빨랐지만 가동 30분 후엔 용량에 관계없이 대부분의 초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있었다고 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작은 용량의 공기청정기를 여러 대 설치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의미다.
또 다른 기업은 먼지에 극성을 부여하고 걸러내는 필터링시스템을 통해 0.3㎛ 크기의 미세먼지를 99.999% 걸러낼 수 있었다. 어떤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느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것이다.
실내 미세먼지 저감 기기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빅데이터를 분석해보니 거주자의 주거형태에 따라 맞춤형 미세먼지 관리가 필요하다는 연구도 나왔다.
이 기업은 효과적인 공기청정기 배치를 위해 아파트 구조를 10개로 표준화 시켰고 아파트 구조별로 조리시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배치를 모델링하고 있다.
머신러닝이 가능한 AI 공기청정기를 통해 실내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데 2주간 1분단위로 2만개의 데이터를 얻고 이를 바탕으로 가정별로 다른 패턴을 파악할 수 있다.
다양한 센서들에서 측정되는 미세먼지 데이터가 IoT 공기질 플랫폼에 저장되고, 이를 바탕으로 데이터를 분석·관리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도 있다. 서울 소재 모 외국인 학교의 경우 IoT 플랫폼을 통한 실내 공기질 관리로 초미세먼지 농도를 42%가량 줄일 수 있었다.
또 다른 접근방식으로는 필터가 장착된 환기장치가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엔 환기가 어려워 신선한 공기를 실내로 유입시키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그런데 외부 공기를 걸러 실내로 들여올 수 있다면, 실내 미세먼지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공기질 관리까지 가능해진다.
한 주방 레인지후드 제조 전문기업은 몽골 울란바토르 어린이집에서 전열교환기를 활용해 공기질을 개선했다. 추운 겨울 환기가 되지 않는 작은 교실에 50명이 넘는 아이들이 모여 있는데, 주방에선 요리를 해 공기질이 좋지 않았다.
이곳에 필터를 넣은 전열교환기(ERV)를 설치했고, 외부 고농도 미세먼지 유입을 차단했다. 그 결과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는 20~50%, 미세먼지 농도 또한 55~70% 감소했다. 실내 밀도가 높을 때는 환기방식을 도입해 맑은 공기를 유입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임을 보여준 사례다.
기업이 애써 개발한 기술들이 시장에서 건전하게 확산되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
편집국 iskimbest@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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