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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병 재활용 가로막는 라벨 접착제10%만 A급, 40%는 등급 외로 분류돼 폐기 처리
영국 코카콜라 라벨 제거 7초, 한국은 16초 필요

[환경일보] 폐비닐 수거 거부 사태를 계기로 재활용 제도 전반에 걸쳐 개선이 필요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환경부는 무색 페트병 사용과 함께 '직접인쇄 방식이나 접착제를 사용한 비중 1 이상의 라벨의 경우, 재활용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지만 강제성이 없어 업계 자율에만 맡기는 수준이다.

특히 국내 생산 페트병의 경우 상표 부착을 위해 대부분 사용되는 접착제가 재활용을 가로막고 있다.

페트병을 생산하는 ㈜남양매직 안형배 대표는 “올해 4월 폐플라스틱대란이 발생하기 전에는 페트병 99.9%가 절취선 방식이 아닌 접착제 방식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접착제를 녹여 라벨을 분리하기 위해 사용되는 가성소다로 인해 2차 환경오염은 물론 작업자들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환경부는 재활용이 쉬운 포장재 사용을 권고하고 있지만 업계 자율에만 맡기고 있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자료제공=한국환경공단>

연간 201억개 페트병 생산

환경부가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생산된 페트병은 총 28만6000톤 규모로, 이를 환경부 페트병 권고기준인 0.5ℓ로 환산하면 201억개 분량이다.

참고로 환경부 및 관계 산하기관은 접착제를 사용한 페트병의 생산 및 재활용 단계 전반에 대한 통계관리를 하지 않고 있다.

페트병에 상표를 부착할 때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절취선 방식을 적용하면 페트병 재활용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본처럼 절취선 방식을 사용한 페트병은 2~3번 세척만으로도 재활용이 가능하며 특A급 원료로 재사용된다. 반면 국내에서 접착제로 상표를 붙인 페트병은 90℃가 넘는 고온의 양잿물에 10번 정도 처리해야 재활용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우리나라의 페트병 재활용은 외국에 비해 뒤떨어지는 형편이다. 페트병의 10% 이하만 A급으로 재활용되고, 50% 가량은 B·C급으로 분류돼 재활용되고, 기타 40%는 등급 외로 폐기 처리되는 실정이다.

섬유실을 생산하는 업체에 재활용 플라스틱 원료를 공급하는 ㈜진성케미칼 이봉기 대표는 “접착제 사용으로 원료의 질이 떨어지고, 이는 섬유실의 불량률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특히 재활용이 어려운 페트병들로 인해 폴리에스터 원사를 만드는 기계가 고장나거나 소각로가 과열돼 업체가 피해를 입는 사례도 있다.

한국 페트병만 재활용 어려워

전 세계적으로 판매되는 음료를 비교해도 같은 제품임에도 외국과 우리나라의 페트병이 다르다.

한국·일본·영국·중국에서 판매되는 코카콜라를 비교한 결과, 한국 코카콜라만 라벨 제거 후에도 잔여물이 남고, 라벨 제거 시간도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

(사)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가 한국, 일본, 영국, 중국의 코카콜라 라벨을 제거하는데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지, 또한 라벨 제거 후 라벨의 이물질이 페트에 남아있는지 비교한 결과, 라벨 제거에 필요한 시간이 영국 7초, 일본 10초, 중국(상해) 8초가 필요한 반면, 한국은 16초가 걸렸다.

또한 라벨을 떼어낸 후 영국·일본·중국의 경우 라벨이 페트병에서 깔끔하게 제거되는 반면, 한국은 잔여물질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사)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가 서울 18개 대형마트(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와 18개의 편의점(GS25·CU·세븐일레븐)을 조사한 결과 총 36개 중 31개의 제품에서 라벨의 잔여물질이 페트에 남아 있었다.

재질이 다른 라벨 성분이 페트에 남으면 자원 재활용을 방해하고, 한국 소비자들이 페트의 라벨을 제거하기 위해 과도한 노력을 기울이게 하는 원인이 된다.

실험 결과 같은 코카콜라임에도 다른 나라와 비교해 한국에서 판매되는 제품만 라벨 제거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잔여물까지 남아 있었다. <자료제공=(사)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이와 관련 페트병 재활용을 어렵게 만드는 접착제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은 페트병 라벨 부착에 사용되는 접착제 등 재활용을 어렵게 하는 물질을 사용 제한하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송 의원은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제품의 생산에서부터 폐기 및 재활용에 이르는 제품의 전 생애주기에서 모두 환경을 고려한 관점이 반영돼야 한다”며 “이번 개정안이 플라스틱 제품의 생산·포장 단계에서부터 재활용을 쉽도록 제도를 개선해 자원의 선순환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경태 기자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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