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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광구 매각하면서 나랏돈은 왜 받았나


[환경일보] 강기성 기자 = SK이노베이션(舊 SK에너지) 성공불융자 비리가 경남기업과 석유공사에 이어 검찰 수사에 치달을 분위기다. SK이노베이션은 민간기업으로는 최고액의 성공불융자를 받아 특혜 의혹이 거론돼 왔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의 성공불융자에 관련된 고위관계자의 제보로 감사원은 지난달 27일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수조원의 국고가 기업의 자원개발사업에 성공불융자라는 명목으로 불필요하게 남발됐다는 점이 이번 수사의 단초다. 성공불융자는 기업이 나랏돈을 빌려 지원사업을 투자했다가 실패하면 융자금 대부분을 탕감받도록 하는 제도다.

SK에너지(現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0년 12월23일 브라질 생산광구 BM-C-8과 탐사광구 BM-C-30, BM-C-32 등을 24억달러(2조7276억원)에 덴마크 머스크 오일사에 24억달러를 받고 팔았다. 이 사업에는 총 7억5000만달러(약 8017억원) 가량이 투자됐으며 정부가 성공불융자로 7700만달러(823억원)를 지원했다.

SK이노베이션은 3개 광구 매각대금 전액을 유망 생산광구 매입에 다시 투자하거나 해외기업 인수 등에 쓸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정부 역시 "성공불융자를 통해 상업적 생산에 성공한 광구와 원유 발견에 성공한 탐사광구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보다 유망한 자원 확보를 추진하는 최초 사례"라며 홍보했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이 매각한 브라질 광구는 성공불융자의 취지인 해외자원개발과는 무관하게 개발이 완료된 충분한 상업성을 지닌 광구였다.

 

브라질 세 광구는 2000년부터 미국 데본에너지와 공동으로 탐사·개발했는데, 그 중 BM-C-8 광구는 2005년부터 원유상업생산에 돌입했고, 향후 30년 이상 원유를 생산해 낼 수 있는 광구였다.

 

또한, 2004년 11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브라질 방문 때 광권계약을 체결한 BM-C-30 및 32 광구도 2007년 하반기부터 상업생산이 가능했다.

그럼에도 SK이노베이션은 2010년 2월 5일 BM-C-30 468만달러, BM-C-32 391만달러, 4월 14일에는 BM-C-30 724만달러 등 정부로부터 약 약 1600만달러를 성공불융자로 지원 받은 뒤 브라질광구를 매각했다.

이후 SK이노베이션은 해당 성공불융자금의 수배에 달하는 대금을 정부에 돌려줬다. 제도상 기업이 성공불융자를 받아 해외자원개발 성공시 융자금에 특별부담금을 추가해서 상환하기로 되어있다.

이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은 성공불융자 상환금 총 6억5800만달러(약 6900억원) 중 5억3000만달러(약 5560억원)만 상환하고, 1억2800만달러(약 1340억원)를 감면받아 당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것.

이번 감사원에 접수된 제보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의혹은 상환 과정에서 불법 로비에 여부에 집중 수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 수사 의뢰 대상에는 당시 융자 승인권을 갖고 있었던 지식경제부의 차관 등 고위 간부들과 지경부 소속 공무원 3명과 자금 지원을 담당하는 한국석유공사 직원 2명 등 5명이다.

한편, 지난 2012년 국정감사에서 부좌현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SK이노베이션이 성공불융자 심의를 받기 전인 2010년 1월 이미 해외 투자은행에 이들 광구 지분매각을 의뢰해 놓았다는 자료를 제출했다.

당시 부 의원은 “SK이노베이션의 브라질 광구 매각은 정부·민간기업 합작으로 해외 광구를 개발·생산하는 성공불융자 제도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며, “광구 지분 매각을 전제하고 융자를 받은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 측은 “정부로부터 나온 성공불융자금을 제때 받았을 뿐이다. 오히려 몇 배의 금액을 돌려줬기에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새정치민주연합 부좌현 의원 홍성환 비서관은 ”SK이노베이션이 성공불융자를 정부로부터 받고, 이를 단순 상환했다는 것은 국민의 세금을 쓴 기업으로 당연시 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브라질 광구 매각을 앞두고 성공불융자를 받았다는 것은 ‘쓰지도 않을 물건을 누군가에게 팔기로 하고는, 팔기전 날 엉뚱하게 수리비를 타낸 것’과 마찬가지다”고 비유했다.

SK이노베이션 뿐 아니라, 대우인터내셔널, LG상사, SK네트웍스, 포스코 등 과거 성공불융자를 받았던 기업들에도 검찰 수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업계는 수사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브라질광구는 당시 업계에서도 SK이노베이션이 수 배의 차익을 남기고 적기에 매각했던 것으로 평가한다. 성공불융자를 연관지을 필요는 없다”며 특혜의혹과 관련해서는 “당시 지경부 고시 등 관련 규정과 회계법인 등 전문기관의 자문을 받아 정부가 도출한 금액을 상환한 것일뿐 특혜는 없었다”고 답했다.

come2kks@hkbs.co.kr

강기성  come2kk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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