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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SK이노베이션 성공불융자로 하이닉스 인수한 셈?


[환경일보] 강기성 기자 = SK이노베이션의 브라질 석유광구 개발 성공은 MB자원외교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산업자원부에서도 원금 이상을 상환했다며 성공불융자와 기업특혜는 무관함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경남기업의 성공불융자 제도로 인한 비리사실이 드러나면서 가장 많은 융자를 받은 SK그룹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성공불융자는 기업이 나랏돈을 빌려 자원사업에 투자했다가 실패하면 융자금 대부분을 탕감받도록 하는 제도다.

19일 검찰은 경남기업이 성공불융자로 차용한 자금 일부를 투자가 아닌 회사 사업비 등으로 유용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남기업은 성공불융자를 받아 석유공사와 함께 러시아 캄차카, 미국 멕시코만, 카자흐스탄 카르포브스키 광구 등에서 석유·가스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해 국고 손실을 가져왔다.

업계는 지난 1984년부터 실시된 성공불융자를 받고 해외 자원개발에 뛰어들었던 유수의 기업들 역시 검찰의 칼끝을 피하가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3년 기준 성공불융자를 통한 역대 석유개발사업은 총 190개로 이중 성공과 실패가 판정난 120개 프로젝트 중 16개만 성공을 거뒀다.

1984년 성공불융자는 도입 이후 2013년까지 27억달러가 지원됐는데 회수액은 절반 정도인 14억달러에 불과하다. 감면액은 6억달러이고, 나머지 금액도 회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부좌현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받은 ‘2011~2014년 기업별 성공불융자 감면액’에 따르면 민간기업 가운데 성공불융자 감면을 가장 많이 받은 곳은 석유공사에 이어 SK이노베이션이다. 성공불융자 금액으로 치면 석유공사에 이어 SK이노베이션 4억2865만9682달러(16.1%), 대우인터내셔널 2억2185만1503달러(8.3%) 순이다.

 

한편, SK에너지(현 SK이노베이션)은 2010년 12월 23일 브라질 생산광구 BM-C-8과 탐사광구 BM-C-30, BM-C-32 등을 24억달러(2조7276억원)에 덴마크 머스크 오일사에 24억달러를 받고 팔기로 했다. 이 사업에는 총 7억5000만달러(약 8017억원) 가량이 투자됐으며 정부가 성공불융자 지원으로 7700만달러(823억원)를 투입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같은해 2월 5일 BM-C-30 468만달러, BM-C-32 391만달러, 4월 14일에는 BM-C-30 724만달러 등 정부로부터 약 160억원을 성공불융자로 지원 받았다.

SK이노베이션은 3개 광구 매각대금 전액을 유망 생산광구 매입에 다시 투자하거나 해외기업 인수 등에 쓸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정부도 "성공불융자를 통해 상업적 생산에 성공한 광구와 원유 발견에 성공한 탐사광구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보다 유망한 자원 확보를 추진하는 최초 사례"라며 홍보했다.

하지만, 이듬 해인 2011년 11월 SK텔레콤은 총 3조4267억원에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했다. 브라질 광구 매각으로 벌어들인 돈은 2조7276억이다. 업계에선 SK이노베이션의 브라질 지분 매각과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전에 뛰어든 것이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나아가 처음부터 3조원 가량이 들어갈 하이닉스 인수전에 투입할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 SK가 해외 유전광구 매각에 나섰다는 관측도 있었다. 바꿔말해, SK그룹은 정부의 성공불융자금을 끼고 브라질 광구를 매각해 인수자금을 마련한 뒤 하이닉스를 인수전에 참가한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이 매각한 브라질 광구는 2000년부터 미국 데본에너지와 공동으로 탐사·개발했다. 그 중 BM-C-8 광구는 2005년부터 원유상업생산에 돌입했고, 향후 30년 이상 원유를 생산해 낼 수 있는 알짜배기 광구였다. 그 외에도 2004년 11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브라질 방문 때 광권계약을 체결한 BM-C-30 및 32 광구는 2007년 하반기부터 상업생산이 가능했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이 매각을 앞두고 성공불융자 심의를 받기 전인 2010년 1월 이미 해외 투자은행에 이들 광구 지분매각을 의뢰해 놓았다는 점도 의아하다.

2012년 국정감사에서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부좌현 (당시 민주통합당) 의원은 SK이노베이션의 브라질 광구 매각에 대해 “대출액보다 많은 자금을 회수했지만 애초 정부와 민간기업이 공동으로 해외에서 개발·생산한 원유를 국내로 들여온다는 성공불융자 제도의 취지와 맞지 않다”며, “지분 매각을 전제하고 지원을 받은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성공불융자 제도는 실패에 리스크가 없기 때문에 기업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며 “기업이 제도의 맹점과 국고를 활용해 자신의 배를 불리는 일이 더 이상 벌어지도록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당연히 수 배의 차익을 남기는 광구 매각을 결정해 놓고는, 정부 지원을 받는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SK그룹은 자원개발과 뗄 수 없는 기업이다. 창업주인 최종현 회장은 1980년 2차 석유파동을 겪으며 국가 경제가 위기에 처했을 당시 사우디아라비아와 장기 원유공급계약을 따냈다. 이를 계기로 그는 대한석유공사(유공)을 인수하는 데 성공하며 섬유에 머물렀던 사업영토를 석유로까지 넓히며 단숨에 재계 순위를 5위까지 끌어올렸다.

최태원 회장 역시 해외 자원개발에 앞장섰다. SK그룹은 2012년 기준 16개 나라 33개 광구에서 원유탐사와 개발, 생산을 진행했으며 페루 등 4개 나라에서 액화천연가스(LNG)사업도 추진했다. 그리고 SK의 해외자원개발 사업은 MB 정권 때에 가장 활발했다.

하지만, 2011년 회삿돈을 빼돌려 개인투자 등에 사용한 혐의(횡령·배임 등)로 최재원 SK그룹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범행에 가담한 의혹을 사고 있는 최태원 회장의 사법처리가 도마위에 올랐고, MB정부가 퇴임한 2013년 초 최태원 회장은 ‘횡령 혐의 유죄, 비자금 조성은 무죄’ 선고 이후 징역 4년 법정 구속됐다.

일각에서는 SK 최태원 회장의 구속과 MB정권의 집권 시기가 맞물리고, 정황 등을 미뤄보아 MB가 최태원 회장 사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었다는 후문도 있다.

come2kk@hkbs.co.kr









강기성  come2kk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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