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이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올해 '디자이너스랩'의 주제가 '우산'인 만큼 행사장 초입이 우산으로 장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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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일보] 안상미 기자 = 주목받는 디자이너들이 대거 참여하는 ‘2012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이 12일 막을 열었다. 2002년 시작된 이 행사는 단순히 디자인 상품을 모아놓은 것이 아니라 독특한 전시구성과 매해 다른 주제로 선보이는 실험적인 작품으로 유명하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재활용, 친환경 재료를 사용한 제품 전시가 확연히 늘었다. 이는 같은 조건의 제품을 선택할 때 가능한 친환경적 제품을 구매하려는 녹색소비문화가 확산되는 데 발맞춘 디자인업계의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일상에서 만나는 ‘리사이클링’
▲ ‘하이 디자인 스튜디오(High Design Studio)’이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조명 ‘하이라이트 (High Light)’. |
서울 삼성동 코엑스 Hall C에 들어서면 우측으로 신예디자이너들의 부스가 시작된다. 이곳에 세 명의 디자이너가 팀을 이룬 ‘하이 디자인 스튜디오(High Design Studio)’는 조명 ‘하이라이트(High Light)’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조명은 박스 안에 화장품을 고정시키는 용도로 주로 사용되는 플라스틱 케이스를 재활용해 재료로 삼았다. 수명은 2년 정도로 내부 전구를 교체하면 사용자의 관리에 따라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
▲ ‘March’의 씨앗스틱 카드 |
‘March’는 재활용종이에 콩기름으로 그림을 그린 카드에 씨앗스틱을 접목한 제품을 전시했다. 이 카드의 그림 부분만 오려 흙에 꽂아두면 손쉽게 화분이 완성된다. 이밖에 벌레가 잎사귀를 갉아먹은 데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노트가 판매되고 있으며, 역시 재활용종이와 콩기름을 사용했다.
▲ ‘via K studio’가 오래된 잡지를 활용해 만든 리빙아이템. |
쥬얼리와 액세서리, 리빙아이템 브랜드인 ‘via K studio’는 한 번 읽고 폐지로 버리던 잡지를 활용해 조명과 화병을 만들었다. 그밖에 새해를 겨냥한 ‘화목’, ‘다복’, ‘부귀’ 등의 메시지를 매듭과 수를 이용해 부스를 연출했다. via K studio의 안윤경 실장은 “재활용소재로 만든 리빙아이템은 매장 인테리어용으로 시작했는데,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서 구매하고자 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제작해 이번 전시에서 여러 제품을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쓸 때마다 ‘환경’ 떠올려주세요
▲ ‘WW’의 ‘Smoke tissue case’는 공장의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
‘WW’의 ‘Smoke tissue case’는 티슈가 케이스에서 빠져나오는 모습으로 공장의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재치있게 표현했다. WW의 박제성 디렉터는 “티슈를 사용하면서 환경을 생각하고 절약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친환경 사업이나 캠페인을 진행하는 업체명이나 메시지를 케이스에 인쇄해 사용할 수 있는 프로모션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 ‘MAKEECO’ 직원들이 자사의 제품들을 설명하고 있다. |
‘MAKEECO’는 표백하지 않은 천연펄프, 재활용재료를 사용, 화학재료 사용을 지양한 제품들을 선보였다.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100% 재활용종이로 만든 캘린더는 소비자가 직접 접어 만드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지구온난화로 멸종위기에 처한 북극곰과 산림보호 등의 메시지를 담은 미니노트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 콘크리트와 페트병을 이용한 가습기 |
‘Golden CLOUD’는 폐자재인 콘크리트를 이용해 만든 새싹시계, 무독성 콘크리트에 페트병을 끼워 만든 가습기를 전시했다. 이 가습기는 전기를 사용할 것 없이 페트병에 물을 담고 특수제작한 꽃 모양 페이퍼를 꽂아두면 2일간 습도를 높일 수 있다.
버려지는 가죽, 헌옷, 현수막, 종이 등을 재활용해 제품을 만드는 ‘에코파티메아리’는 다양한 디자인의 의류, 가방, 신발, 액세서리 등을 전시했다. 에코파티메아리 제품 소재는 100% 기증품이며 전문 디자이너들과 자활공동체가 함께 제품을 생산한다.
농업, 디자인으로 ‘레벨 UP’
전문 디자이너들이 과실브랜드와 디자인 솔루션을 제안하는 ‘농사와 디자인’ 특별전도 마련됐다. 여기에는 단순 포장디자인을 넘어 농산품의 소비문화를 바르게 이끌기 위한 작품들이 전시됐다.
▲ 감귤가게 ‘오가든스’가 유럽인들의 오랑제리라는 온실을 재현한 부스 |
감귤가게 ‘오가든스’는 유럽인들의 오랑제리라는 온실문화를 재현해 포근하고 아기자기한 부스를 꾸몄다. 특히 감귤을 담은 가방은 제주도 여인들이 감귤을 따기 위해 어깨에 매던 가방을 변형한 것으로, 폐천막천을 이용해 제작했으며 화분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 일본의 대표적인 농산물스토리 ‘즈안’과 ‘카타야마 농장’의 패키지 |
일본의 ‘즈안’이라는 디자인회사가 만든 양념패키지는 맛을 이미지화해 디자인했다. 또 지역색을 살리고 농산물과 비슷한 감촉과 재질을 사용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카타야마 농장'의 야채패키지는 아무것도 디자인하지 않은 비닐봉투에 농산물을 담아 농산물의 본질을 느끼도록 해 일본 내에서 인기를 끌었다.
▲ 경북 봉화에서 재배한 사과를 판매하는 ‘파머스파티’ |
농산물 브랜드 ‘파머스파티’는 경북 봉화에서 발효퇴비, 바닷물, 미생물 등을 비료로 사용해 사과를 재배한다. 파머스파티의 대표상품인 ‘파파사과’는 디자이너들과 함께 작업한 패키지로 판매되며, 사과박스로 꾸민 부스는 관람객들의 쉼터로 제공되고 있다.
▲ 디자이너스랩 |
한편, 매해 주제를 정해 만들어지는 아트워크 연합전 ‘디자이너스랩’은 스타 디자이너 30인이 예술적인 터치를 통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아트오브제로 탈바꿈한 우산들로 꾸며졌다.
또 미래의 디자이너를 꿈꾸는 이들을 위해 스타 디자이너 10인이 강연하는 디자인세미나도 열려 교육적 효과를 더했다.
이번 전시에서 알 수 있듯 앞으로는 불필요한 과정을 빼고 자연의 본질을 살린 친환경제품들이 다양하게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2012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은 ‘제14회 대한민국 디자인대상 공모’에서 지식경제부 장관상을 수상해 디자인 콘텐츠 제공의 우수함을 입증했다. 이 전시는 16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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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coble@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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