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안상미 기자 = 악취를 99.9%를 제거할 수 있는 장치가 국내에서 개발돼 사업장의 악취로 고민하던 이들의 귀가 솔깃하다.
해당 장치는 (주)블루텍의 ‘웰리텍(WELITECH)’이다. 시설물의 악취를 포집해 웰리텍을 통과시키면 물속에 고전압 방전을 일으켜 전기분해해 악취를 발생하는 물질(암모니아, 황화수소, 메틸메르캅탄, 황화메틸, 메틸아민, 트리메틸아민, 아세트알데히드, 스틸렌 등)의 화학결합을 깨뜨린다. ‘물 번개’라는 별명을 가진 이 장치는 부가적으로 전기분해 부산물인 수소이온과 수산이온이 악취를 산화시키거나 환원시키는 역할도 한다.
전압으로 악취분해… 세계 ‘최초’
▲ '웰리텍' 장치 |
블루텍의 박혜정 대표는 오랫동안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전기분해에 대한 공동연구를 하던 중 수백만볼트의 고전압을 제어하는 방법을 개발해 웰리텍을 완성시켰다.
물질은 독성이 강할수록 화학 결합력이 강해 분해가 어려운데, 웰리텍은 독성물질인 다이옥신도 분해하는 데 성공했다. 박 대표는 “다이옥신이 분해된다면 지구상에서 분해하지 못할 독성물질은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웰리텍은 특허청의 초고속심사제도를 통해 한달만에 특허인증을 받았다. 초고속심사제도는 자국의 환경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로, 세계 각국 특허청의 선행기술조사를 통해 유사한 기술이 없을 경우 심사기간을 최대한 짧게 하는 것을 말한다. 이 제도를 통과한 것은 웰리텍의 기술이 세계 최초라는 것을 증명한다.
악취 고민하던 소비자들 ‘방긋’
▲ 퇴비생산업체에 설치한 웰리텍 |
웰리텍은 축산농가, 가축분뇨 재활용센터, 유해가스 배출공장, 음식물 처리센터 등으로부터 호응을 받고 있다. 그동안 과다한 시설 투자와 운영경비의 이유로 악취제거시설을 갖추기 어려웠던 사업장은 초기시설비, 유지관리비가 적은 웰리텍의 설치를 선호한다.
블루텍은 제품의 효과를 증명하기 위해 농협 산하의 축산분뇨 퇴비제조장에 웰리텍을 설치해 액체비료 발효탱크에서 고농도의 악취를 흡입, 처리한 후 암모니아와 황화수소의 농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암모니아는 흡입 전 농도 1만5000~2만5000ppm에서 150ppm 이하로 측정돼 99%이상 악취를 제거했다. 황화수소도 흡입 전 100~200ppm이었으나 흡입 후에는 10ppm 이하로 측정돼 높은 제거율을 보였다.
축산농가의 퇴비 야적장에도 웰리텍을 설치했는데 실험한 결과 암모니아 20~500ppm, 황화수소 5~20ppm으로 측정된 농도가 흡입 후 각각 0ppm으로 100% 제거율을 나타냈다.
박 대표는 “악취가 많이 나는 사업장의 직원들은 아무리 익숙해져 있다 해도 표정이 좋지 않다. 그런데 웰리텍을 설치한 후 직원들 표정을 보면 많이 밝아져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역지사지’ 되새기는 친환경기업
▲ (주)블루텍 박혜정 대표 |
블루텍의 연구실은 충북 옥천에 있다. 이 연구실 1층 유리창은 2년째 깨진 채 비어있다. 2년 전 박 대표가 실험 도중 급한 일이 생겨 연구실을 비운 적 있는데, 실험장치 전원을 끄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서둘러 연구실로 돌아왔으니 건물 전체가 시건장치로 잠겨있어 이중창문을 깨고 들어갔고 다행히 실험장치는 아무 이상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박 대표는 본인과 전 직원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수리하지 않고 그대로 놔두고 있다고 한다.
그때를 생각하며 박 대표는 “텅 빈 유리창을 보며 장치를 사용하게 될 소비자들의 안전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물론 전류를 극도로 제한해 위험성 없이 사용하도록 개발을 완성했지만, 실험에 임할 때마다 초심을 기억하기 위해 유리창을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 겨울은 추우니까 수리를 해볼까요?”라고 농담도 건넸다.
현재 블루텍은 소규모 축산농가용 소형 악취 제거기를 개발 중이다. 박 대표는 양돈농가, 양계농가, 목우농가에 설치해 주위의 민원문제를 해결하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는 기기의 개발이 거의 완성단계라고 전했다. 아울러 고전압 전기분해를 이용한 수질오염 개선장치, 음식물 쓰레기 염분을 해결하는 장치 개발예정이다.
박 대표는 “환경문제는 내가 직접 처하지 않으면 고통과 불편함을 체감하기 어렵다. 특히 악취분야의 민원인을 만나보면 그 스트레스가 상상을 초월하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 블루텍은 ‘역지사지(易地思之)’를 되새기며 피해자의 입장에서 해결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문의 : 010-7147-9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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