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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북] 풍차소년 캄쾀바

 

세상을 바꾼 평범하고 위대한 영웅들

 

풍차소년 캄쾀바
어떻게 하면 세상을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바꿀 수 있을까? 멋진 구호를 외치면 될까? 남들이 가지지 못한 지식이나 천재적인 능력을 가지면 될까? 돈과 권력이 있다면 우리는 세상을 손쉽게 바꿀 수 있을까? 세상을 바꾸자는 구호는 누구나 외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삶으로 실천하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없다. 세상을 바꾸기는 커녕 우리는 주변의 작은 일상을 변화시키는 일에도 온갖 역경과 난관에 부딪힌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누구나 자신이 속한 작은 세계를 조금씩 움직일 수만 있다면 우리는 이 거대한 세상을 바꿀 수 있다. 그런 사람을 우리는 ‘영웅’이라고 부른다.

널리 이름이 알려진 유명한 사람만이 영웅은 아니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수많은 일상의 영웅들이 있다. 자신보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고단하더라도 정직하게 살아가려는 사람들, 자기가 속한 작은 세계의 온갖 크고 작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만들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그들은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정직하고 열심히 살면서 자신의 노력과 실천이 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데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 이처럼 우리 세상은 몇몇 위대한 영웅이 갑자기 이룩한 것이 아니라 주변의 작은 영웅들이 아주 느린 발걸음으로 조금씩 바꾸어 온 곳이다.

 

열네 살 소년이 일으킨 기적

 

영웅은 어디에나 있고, 어느 나이에나 있다. 가뭄에 시달리던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말라위, 그곳에 전기와 물을 공급하겠다는 꿈을 꿀 때 윌리엄 캄쾀바는 겨우 열네 살 소년이었다.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학교를 그만둔 윌리엄은 어느 날 마을의 작은 도서관에서 과학 그림책을 우연히 보게 됐다. 책 속에서 윌리엄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풍차였다. 당시 말라위에서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인구는 2%에 불과했다. 하지만 밤에도 낮에도 나무 꼭대기로 불어오는 바람은 가난한 사람에게도, 돈이 많은 사람에게도 모두 공평한 에너지였다. 윌리엄은 자신이 직접 풍차를 완성해 전기를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즉시 실천해 옮긴다. 하지만 윌리엄의 가난한 고향 마을에는 풍차를 만들 재료가 없었고, 그날부터 윌리엄은 온종일 쓰레기장을 뒤지기 시작했다. 고장 난 자전거 바퀴와 체인, 엄마가 빨랫줄로 쓰던 전선, 트랙터에서 떼어 낸 녹슨 환풍기, 녹슨 기계에서 빼낸 베어링과 볼트, 자전거 전조등에 불이 들어오게 하던 조그만 발전 기 등 쓰레기 더미에서 찾아 낸 부품들을 연결하고 땜질해 드디어 풍차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미쳤다고 손가락질 하던 마을 사람들도 풍차가 돌아가며 작은 전구에 불에 들어오자, 박수를 치며 윌리엄을 칭찬했다.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전하는 캄쾀바의 희망 메시지

 

2007년, 탄자니아에서 테드TED(1984년에 설립된 비영리 단체) 회의에 강연자로 초청이 된 윌리엄은 수많은 사람들 앞에 섰다. 그때까지 비행기도 한 번 타 보지 못했던 소년이, 빌 게이츠, 앨 고어 등 세계 각 분야의 저명인사가 초청돼 강연을 하는 회의에 연사로 초청받은 것이다.

사람들은 윌리엄이 실제로 한 번도 본 적도 없고 만드는 방법도 모르는 풍차를 어떻게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는지 궁금했다. 소년은 이렇게 대답했다. “I tried and I made it”

TED 회의에서 윌리엄은 어려움을 딛고 끈기 있게 시도하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전한다. 에이즈와 가난이 먼저 떠오르는 검은아프리카, 절망과 울음만이 가득할 것만 같았던 아프리카 대륙의 가난한 나라 말라위에서 마술 같은 희망의 바람을 몰고 온 윌리엄 캄쾀바는, 자신이 속한 작은 세계를 움직여 세상을 바꾼 영웅이었다.

 

원색의 자연을 담은 아프리카의 색채

 

강한 햇볕이 내리쬐는 아프리카에서 자연은 원색의 화려한 빛을 뿜는다. 화가 엘리자베스 주농은 그런 아프리카 특유의 화려한 원색의 자연 색채를 그림으로 담았다. 심한 가뭄으로 어려움에 처한 말라위의 어두운 현실과 풍요롭고 희망적인 원색의 화려한 색채가 절묘하게 대비되면서 그림은 특별한 색채 리듬을 만들어 낸다. 윌리엄이 온갖 고난을 극복하고 만들어 낸 풍차가 마침내 바람을 끌어 모을 때 어둠 속에 들어 온 전깃불처럼 가뭄으로 바싹 말라 있던 배경 또한 마술처럼 푸른색 희망과 녹색 생명의 색깔로 가득찬다. 서아프리카 아이보리코스트 출신의 화가 엘리자베스 주농은 캄쾀바가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아름다운 색채의 마술로 보여 주고 있다.

 

김영애  pres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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