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환경규제 강화에 대한 강력한 대안
초기 가격 경쟁력 확보 위한 지원책 필요
우리나라는 석유 수입 세계 7~8위, 석유제품 수출 세계 7위, 정유능력 세계 6위를 차지할 정도로 석유 의존도가 매우 높아 이를 완화할 수 있는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 미국과 EU의 사례를 보면 원유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수송용 연료 분야에서 바이오연료는 원유를 대체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며 재생가능한 바이오매스를 활용해 기본적으로 모든 화학제품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경제성은 낮아도 바이오리파이너리에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투자와 정책적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바이오리파이너리란 석유가 아닌 바이오매스로부터 생물학적 또는 화학적 전환과정을 거쳐 바이오연료와 바이오화학물질의 원료 및 중간생산 물질을 만드는 전주기적 핵심기술을 의미하는 것으로, 국제적으로 환경규제가 점차 강화되는 추세를 볼 때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도 여건에 적합한 바이오매스를 확보해 바이오연료와 바이오화학물질 등의 개발과 사용 확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바이오디젤 생산을 위해 대두유(77%)와 폐식용유(23%)가 주로 사용되는데, 대두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며 폐식용유는 원료 수급의 어려움과 부산물들의 복잡한 성상 및 불순물들 때문에 고순도 글리세린의 분리·정제 시 특별한 전처리가 필요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바이오연료 생산을 위해 해외에서 원료를 수입하면 경제성이 열악한 해외 유관산업을 국내 소비자가 보호·육성해주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일본은 자국 내 바이오매스 자원을 우선 활용한다는 원칙에 따라 지역별로 유망한 바이오매스 자원을 확보해 이를 효율적으로 바이오연료화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폐식용유의 사용은 폐기물 재활용과 환경오염 저감측면에서 적극 권장되나 안정적인 원료 회수를 위한 수거시스템이 보다 개선돼야 한다.
이러한 배경에서 원료물질의 안정적인 국내 수급 및 다양화를 위해 환경적인 지속성이 뛰어난 2세대(리그노셀룰로오스계) 및 3세대(미세조류 등) 원료물질 등의 차세대 바이오매스 개발 연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바이오연료 생산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고부가가치 의약품 및 화학물질들을 생산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바이오리파이너리 공정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환경친화적인 바이오리파이너리의 개발과 산업화를 위해서는 바이오매스에 대한 ‘지속가능성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 ‘바이오연료에 관한 유럽연합의 새로운 환경 및 노동표준’ 법안의 도입에서 알 수 있듯이 점차 바이오매스의 온실가스 배출 및 환경성 평가가 국가 간 무역에 큰 영향력을 미치게 될 것이다.
MIT 연구진은 바이오연료 생산 시 바이오매스를 신중히 선택하지 않으면 기존의 연료 대비 장점이 사라질 뿐만 아니라 오히려 환경에 악영향을 준다고 경고하고 있다. 전과정평가(Life cycle analysis, LCA)를 통해 이산화탄소 저감효과, 식량과의 비경합성, 생물다양성 비훼손 등의 기준을 설정해 바이오연료 보급에 따른 곡물가 상승, 환경 파괴 등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미세조류나 리그노셀룰로오스를 이용한 바이오연료 및 바이오화합물 등의 생산에 대해서도 발생할 수 있는 환경문제들을 전 공정에 걸쳐 평가해 환경적 부하를 살펴보고 예상치 못한 환경에 대한 악영향을 미리 저감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환경친화적인 바이오매스의 활용, 부산물의 고부가가치화, 공정의 고효율화 등에 대한 원천기술을 적극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또한 바이오화학물질 생산은 여전히 높은 생산단가 때문에 상업화가 어려우므로 초기에는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의무 사용규정에 의한 시장 형성, 보조금 지원, 환경세 감면, 바이오 유래 원료함량 등을 기준으로 하는 환경친화성 인증제도, 기술 표준화 및 인센티브 제도, 대국민 홍보 등과 관련된 정부의 일관된 정책의 지원 노력이 필요하다.
즉, 바이오연료와 바이오화학물질이 원유 대비 경쟁력을 가지려면 바이오매스의 전환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부산물을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개발해야 하며 바이오산업을 육성해 바이오화학시대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지속가능한 바이오매스의 안정적인 확보, 산업미생물 개발, 발효기술 개선, 제품 응용 등의 요소기술 간의 융합이 중요하며 연구그룹과 기업, 정부 간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통해 환경친화적이고 경제적인 바이오리파이너리 공정개발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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