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용수자원량, 수자원 총량 27%로 ‘물 스트레스 국가’
수요관리 통한 농업용수원 정비 등 대책 마련해야
▲농촌진흥청 농업환경부 윤순강 부장 |
하지만 수자원량은 기상에 따라 매년 달라질 수 있다. 최근 나타나는 기상이변과 지구온난화현상은 미래의 물을 전망하기 위해 기후에 대한 전망이 먼저 필요함을 알려 주고 있다. 국립기상연구소에 따르면 미래 한반도 기후는 산지를 제외한 남한지역 대부분이 아열대 기후구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더불어 강우량의 시공간적 변동성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돼 지역에 따라 가뭄 및 호우와 같은 서로 상반된 강수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식량을 생산하는 기반산업인 농업에서 작물에 적정한 물 공급은 필수적으로 우리나라 가용수자원량의 47%가 농업용수로 이용되고 있다. 벼농사 위주의 농업을 가진 우리나라는 논에 물을 대기 위해 저수지 등의 수리시설을 고대로부터 건설해 왔고 현대에도 비교적 잘 발달해 있다. 그러나 최근 영농형태의 다양화와 계절적 편중성으로 인해 물을 안정적으로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생기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가뭄이나 호우 등의 이상기후 발생 시 가장 쉽게 영향을 받는 부분이 농업으로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요관리를 통한 농업용수원 정비 및 효율적 이용체계 개발, 작물별 최적 물관리 기술 실용화, 토양수분의 보전 및 관리체계 개발, 미래대응 친환경 물관리기술 개발 등이 그것이다.
첫째, 농업용수원 정비 및 효율적 이용체계 개발을 위해서는 빗물활용시설을 적극 이용해야 한다. 저수지 등 빗물을 가두는 농업 수리시설은 논농업을 위주로 개발돼 있다. 반면 밭 용수의 공급시설은 겨울에도 관개와 적정 수온 유지가 가능한 지하수 시설 위주로 개발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지하수는 과도하게 개발돼 활용될 경우 소멸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표수인 하천유량이 감소할 수 있어 적극적인 보전관리가 필요한 수원이다.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해 실용화하고 있는 빗물활용시설은 시설하우스 등에서 지하수를 과도하게 끌어오는 것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이므로 지하수 보전에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본다. 더불어 시기별·지역별 농업용수의 수요와 공급원 DB를 구축해 수급관리의 조화를 유도한다면 물이용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일 것이다.
둘째, 물 소모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작물특성에 맞는 최적생육을 위한 ‘작물별 물관리 지침’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작물은 종류별로 뿌리가 분포하는 깊이, 시기별 물 요구량, 가뭄에 견디는 정도 등이 다르다. 따라서 농촌진흥청에서는 품질향상과 생산량에 변화가 없으면서 최적생육이 가능한 ‘작물별 물관리 지침’을 제공하고 있으며, 특히 작물에 물공급을 자연적인 강우가 아닌 인위적인 관수에 주로 의존하는 비닐하우스나 유리온실과 같은 형태의 시설재배지의 경우에 펌프, 물공급수조, 관수라인 등의 ‘관수체계 효율을 증진’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셋째, 토양 자체 내 물을 보유할 수 있는 능력을 늘릴 수 있는 관리방안 또한 생각해 볼 수 있다. 농경지는 물을 이용하는 수요처일 뿐 아니라 강우와 관수로 들어온 물을 저장하고 지하수화 하는 물 공급원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농경지는 자연생태계에서 인위적으로 변형됐지만 도시·산업지역과 달리 식생이 자라고 물의 순환이 이뤄지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농경지 토양수분 중 일부는 작물의 증발산작용으로 대기로 이동하며, 일부는 지하로 내려가 지하수원이 되고, 일부는 토양에 남아 웬만한 가뭄에도 작물이 물을 먹을 수 있게 물공급의 완충역할을 한다. 이러한 토양기능을 최대화시키기 위해 피복작물재배, 경운 최소화 등을 실천하고 토양수분의 모니터링 체계구축을 통해 가뭄을 감시, 작물종류별 농업용수 수요량을 산정해 제공하는 것은 토양수분저장을 증가시키고 농업용수 절감을 꾀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흔히 “물 쓰듯 하다”라는 말이 있지만 최근 기후변화 추이로 볼 때 강우량의 시공간적 변동성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돼 지역에 따라 가뭄 및 호우 현상과 같은 서로 상반된 강수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대비한 “물은 현명하게 관리하는 것”이라는 말로 우리나라 전체 쓸 수 있는 물의 47%를 이용하는 농업부문에서 관심과 실천이 필요한 때이다.
편집국 webmaster@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