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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북] 희망을 찾아 떠나다

 

세상이 보여 준 희망, 여행이 보여 준 꿈

 

에코북
2007년 가을, 세 명의 대학생들이 질문을 품고 100일간의 아시아 여행을 떠났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빈곤을 해결할 대안은 없는 것일까? 그들의 여행 키워드는 공정여행, 공정무역, 소액대출(마이크로 크레딧), NGO, 사회적 기업, 국제 개발, 아동노동, 불가촉천민, 대안 에너지, 자원활동여행(볼런투어리즘)이었다. 그들은 가난한 이들에게 새 삶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소액대출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으로,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지불하는 공정무역의 현장인 네팔의 러그마크 카펫 공장과 마하구티로, 네팔 여성들을 산악 전문 가이드로 훈련시키는 사회적 기업 쓰리 시스터즈로, 불가촉천민들에게 삶의 지식을 가르치는 인도의 맨발대학으로, JTS 수자카 아카데미로 찾아갔다. 그 곳에서 그들이 만난 것은 그 일을 대표하는 이름 난 사람들이 아니라 등불을 밝히고 그 일을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게 하는 사람들, 새 삶을 꿈꾸는 가난한 이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찾은 것은 가난에 대한 동정이 아니라, 함께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이 나누어준 열정과 따뜻함이었다. ‘희망에 대한 믿음’이었다.

 

좌충우돌 공정여행자들

 

이경과 세운이 만나고 싶은 사람들과 단체들이 관광지와는 거리가 먼 시골 오지나 낙후된 공장, 변방의 황무지 마을에 있다 보니 이동도, 식사도, 잠자리도 언제나 예측 불허였다. ‘현지인의 숙소와 식당을 이용하고, 자연을 지키고, 문화를 존중하고, 예의를 갖추고, 친구를 사귀자.’는 공정여행 원칙을 안 지킬래야 안 지킬 수가 없는 상황. 시골에는 다국적 호텔 체인이나 식당도 없고, 여행의 온갖 우여곡절 때마다 도움을 준 사람들과 친구가 되었으니 말이다. 당연히 모든 건 현지식이었다. 한국에 있는 이주노동자 친구의 부탁으로 방글라데시로 이불 배달하기, 기차에서 아이의 자리를 뺏은 파렴치한 외국인으로 몰리기, 인적 없는 시골길을 방황하다 릭샤꾼을 인신매매범으로 의심하기, 안나푸르나에서 가이드를 잃고 길도 잃기, 다리 둥둥 걷고 붓다가 건넌 강 건너기, 이질에 걸려 쓰러지기 등등. 이들의 사건 사고는 끝이 없다.

 

가슴 뛰는 순간들, 가슴 아픈 순간들

 

질문을 품은 여행은 그들에게 가슴 뛰는 순간들을 열어주었다. 그라민은행 여성 대출자들의 당당한 미소, 공정무역 제품을 만드는 여성들의 힘찬 재봉틀 밟는 소리, 자원봉사로 공정무역 제품 디자인을 하고 있던 스페인 대학생들의 멋진 패션쇼, 인도 맨발대학에서 자신이 만든 태양광 전등을 밝혀주던 부탄 소녀 펨뎀의 수줍은 얼굴, 활동이 곧 마음 닦는 일인 인도 JTS 활동가들의 고요하게 빛나던 눈빛, 목이 아프도록 올려다 본 안나푸르나의 그 많은 별들…. 그리고, 그들은 또한 보았다. 하루 16시간이 넘도록 카펫을 만들었다는 13살 소년의 조그만 손을, 구걸하는 아이들을, 아기에게 홀쭉한 젖을 물린 채 사탕이라도 없냐고 묻던 젊은 여자의 눈을, 소의 배설물이 널린 외양간 한 구석에서 사는 조비따 할머니의 한숨을, 자신의 몸무게보다 더 무거운 여행자들의 짐을 힘겹게 나르던 히말라야의 포터들을….

 

여행하는 세대, 여행으로 성장하는 세대

 

한 해 해외로 출국하는 20대는 2백만 명이 넘는다.(한국문화관광연구원, 2008) 10대 청소년까지 합하면 무려 3백만 명에 이른다. 이제 10대, 20대에게 해외여행은 특별한 경험이 아니다. 방학이면 공항은 10대, 20대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배낭여행, 해외 봉사활동, 답사, 해외 수학여행, 어학연수 등 여행의 목적과 형태도 다양하다. 특히 전 월드비전 긴급구호팀장 한비야 씨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의 영향으로 젊은이들의 눈은 세계로 쏠리게 됐고, 국제기구와 국제 NGO, 해외 봉사활동 등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졌다.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이런 관심이 ‘스펙업’을 위한 경험 쌓기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도 있지만, 또한 많은 젊은이들이 여행을 통해 세상을 직접 만나고, 새로운 비전과 꿈을 가슴에 새기고 있기도 하다.

 

*공정여행자를 위한 특별한 정보


‘희망을 찾아 떠나다’는 보통의 가이드북에는 없는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기도 하다. 여행지의 경제와 자연과 문화를 존중하는 ‘공정여행 팁’, 경험으로 쓴 유용한 ‘여행의 기술’, 현장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인터뷰 ‘희망을 만드는 사람들’, 현지 NGO와 사회적 기업의 활동을 소개한 ‘희망의 증거’, 그 곳을 방문하는 방법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정리한 ‘희망의 길’, 중요한 주제를 더 깊이 알아보는 ‘들여다 보기’ 등은 세상을 깊이 만나는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김영애  press@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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