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피플 알랑가몰라
물고기랑 놀자!

 

국립수산과학원 이완옥 박사와 떠나는 ‘우리 민물고기를 찾아서’

다시 복원된 청개천에도 물고기가 11종 살고 있다!

 

에코북
이완옥 박사는 1년 내내 물고기랑 지내는 과학자다. 1978년, 물고기 박사로 유명한 전북대학교 김익수 교수로부터 생물학을 배우기 시작한 뒤 물속 세상 민물고기들의 세계에 푹 빠져들었다. 그때부터 우리 땅을 구석구석 다니며 민물고기를 채집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부안종개’, ‘좀수수치’를 최초로 발견해 신종으로 발표했고, 오랜 노력 끝에 거의 멸종되었거나 멸종 위기에 놓인 ‘황쏘가리’, ‘어름치’를 복원해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기도 했다. 지금도 그는 청평에 있는 국립수산과학원 내수면생태연구소에서 언제 사라질지 모를 우리 민물고기를 보호하고 되살리는 일에 마음을 쏟고 있다.

이 책에서 이완옥 박사는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민물고기 30여 종을 골라 그들이 누구인지,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또한 무엇을 먹고 새끼는 어떻게 낳는지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다. 수십 년 동안 직접 발로 뛰며 채집하고 관찰하여 알게 된 사실인 만큼 이야기마다 생동감이 넘친다. 하나같이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물고기들이고, 대부분 온 세계에 자랑스레 내놓아도 될 만큼 우리만의 귀한 생물자원이다. 나아가 그는 지금껏 우리 물고기를 연구하며 품어 온 열정과 소망을 미래의 주인공인 어린 독자들에게도 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이름조차 얻지 못한 민물고기가 분명히 있으며, 이 책에 나오는 물고기들의 생태에 대해서도 아직 밝히지 못한 것들이 아주 많다.

1장 ‘물속 세상 물속 친구들’에서는 물속 생태계가 무엇이며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먼저 이야기했다. 2장 ‘어떤 물에 어떤 물고기가 살까?’에서는 깊은 산속에서 시작한 물줄기가 상류와 중류를 거쳐 바다와 만나는 하구에 이르는 과정을 설명하고, 사는 곳마다 가장 대표적인 종을 골라 그들의 생김새와 생태를 그렸다. 3장 ‘우리 학자들이 발견한 민물고기’에서는 우리나라의 어류학자들이 신종을 발견하기까지의 극적인 과정들을 흥미진진하게 이야기했다. 뿐만 아니라 모리 다메죠 등 일본의 어류학자들이 독점하듯 우리 물고기를 채집해 신종으로 발표하던 때 돌아가신 최기철 박사와 그분의 제자인 김익수, 전상린, 손영목 박사가 어떤 일을 겪으며 우리 물고기를 연구해 왔는지도 현장감 있게 담았다. 4장 ‘우리나라에서만 살고 있어요’에서는 이 세상에서 오직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물고기들에 대해, 그리고 5장 ‘탐구하자, 우리 민물고기’에서는 아주 특별한 생태 습성을 가진 우리 민물고기들과 그들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 성과들을 알차게 실었다. 그리고 책의 맨 앞에는 ‘민물고기 몸 이름 알기’, ‘우리 땅을 흐르는 크고 작은 물줄기들’을 둬 민물고기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했고, 맨 뒤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됐거나 멸종 위기 야생 동식물로 지정된 민물고기 목록을 실어 참고가 되도록 했다.

한 달 전, 이완옥 박사는 복원된 청개천에 어떤 물고기가 사는지 서울시와 함께 조사했다. 그랬더니 11종이나 되는 민물고기가 산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 가운데는 물이 흐른 뒤 자연스럽게 살게 된 종이 5종(버들치, 피라미, 붕어, 참붕어, 잉어) 있었고, 금붕어, 비단잉어, 중국붕어, 메기, 갈겨니, 미꾸리는 누군가가 일부러 놓아 준 것이었다. 갈겨니와 미꾸리가 나와서 다들 놀라워했지만, 관찰 결과 갈겨니는 섬진강에서만 사는 갈겨니로 밝혀졌고, 미꾸리는 중국에서 들여온 종으로 드러났다.

 

물고기들에게 우리가 먼저 손을 내밀고 말을 건네야 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 물고기들이 얼마나 어려운 환경에서 살고 있는지 저절로 알게 된다. 갈수록 물이 오염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물고기가 마음 놓고 살 수 있으려면 물이 빠르고 느리게 흐르는 곳, 고여 있는 곳, 진흙이나 모래가 깔린 곳, 잔돌이 많은 곳이 골고루 있어야 하는데 거대한 댐에 들어서고 하천을 정비한다며 강바닥을 마구 파내는 바람에 그들이 살만한 곳이 하루가 다르게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완옥 박사는 ‘서호납줄갱이’처럼 이제 멸종되어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물고기가 더 이상 생기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민물고기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리가 그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말을 건네지 않으면 머지않아 어름치, 열목어, 감돌고기, 부안종개, 꼬치동자개 등 많은 물고기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힘주어 말하고 있다.

이 책에 그림을 그린 성인권은 2004년 봄부터 2005년 여름까지 이완옥 박사를 따라 여러 차례 채집을 다녔다. 최상류에서 하류까지 부지런히 다니며 많은 민물고기를 만났고, 조심스럽게 채집한 뒤에는 사진으로 찍어 뒀다. 각시붕어처럼 흔히 볼 수 있는 몇몇 종은 채집한 뒤 수족관에서 기르며 그림을 그리는 데 참고로 했다. 그림은 한 컷을 그리는 데 최소 2주에서 많게는 한 달이 걸렸고, 비늘 하나까지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세밀화로 그렸다.

 

*저자 소개

 

지은이: 이완옥

 

이 책을 쓴 이완옥은 물고기를 연구하는 과학자다. 전북대학교에서 김익수 교수의 제자로 생물학을 공부한 뒤 물이 흐르고 물고기가 산다면 그곳이 어디든 찾아가 만나 왔다. 그리고 국립수산과학원 내수면생태연구소에서 일하는 동안 황쏘가리나 어름치 등 언제 사라질지 모를 우리 물고기들을 채집해 연구하고, 복원시켜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일을 해 왔다. 그러면서 부안종개, 좀수수치, 황해볼락을 신종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KBS 환경스페셜, YTN 자연다큐멘터리 제작을 돕고 있다.

 

그린이: 성인권

 

이 책에 그림을 그린 성인권은 추계예술대학에서 서양화를 공부했다. 이 책에 나오는 민물고기를 찾아 필자와 함께 크고 작은 강줄기를 다니며 채집하고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비늘 하나까지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한 컷 한 컷 세밀화로 그렸다.

 

김영애  webmaster@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영애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포토뉴스
[포토] 대한건설보건학회 후기 학술대회
[포토] 한국물환경학회-대한상하수도학회 공동학술발표회 개최
[포토]최병암 산림청 차장, 생활밀착형 숲 조성사업 준공식 참석
[포토] ‘제22회 아름다운 화장실 대상’ 시상식 개최
수원에서 첫 얼음 관측
여백
여백
여백
오피니언&피플
제9대 임익상 국회예산정책처장 임명제9대 임익상 국회예산정책처장 임명
김만흠 국회입법조사처장 취임김만흠 국회입법조사처장 취임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