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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환경과 녹색성장’ 과목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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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는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교육과정 시안을 확정, 내달 고시될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내용을 반영할 계획이다.


【서울=환경일보】김경태 기자 = 오는 2011년부터 고등학교 선택과목에도 ‘환경과 녹색성장’이라는 과목이 신설될 전망이다. 이는 작년 8월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 밝힌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해 청소년의 이해를 돕고자 교육과정에 녹색성장의 개념을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지시에 따른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보인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8일 서울 삼청동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공청회를 갖고 ‘환경과 녹색성장’ 교육과정 시안을 발표했다.

 

교과부는 현재 추진 중인 ‘2009 교육과정(미래형 교육과정)’ 개정에 맞춰 현재 고교 선택과목 중 하나로 개설된 ‘생태와 환경’ 과목을 ‘환경과 녹색성장’으로 바꿔 교육과정 내용을 수정, 보완할 계획이다. ‘환경과 녹색성장’에는 기존 과목에 포함됐던 내용이 더욱 구체화되고 특히 기후 변화 이해와 대응, 자원과 에너지, 녹색기술 등 녹색성장과 관련된 내용이 더욱 강화된다.

 

환경적ㆍ교육적 목표 동시 추구

 

이재영 교수.
▲이재영 교수
시안에 따르면 교육과정 영역은 크게 환경과 인류의 삶, 환경문제와 대책, 자원과 에너지, 녹색성장과 지속 가능한 사회, 녹색문명 구현을 위한 실천 등 5가지로 구성되며 지구 생태계의 구성과 특성, 근대화와 환경 문제, 지속가능발전 및 녹색성장 이해, 대기 환경, 물 환경, 토양 환경, 생물 환경, 자원과 에너지원 고갈 및 절약, 녹색경제와 산업, 생태계의 보전과 복원, 친환경 생활양식 실천 등의 내용이 실린다.

 

교육과정안 발표에 나선 이재영 교수(공주대학교 환경교육학과)는 “그동안 교육이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도구적으로 사용됐다는 지적이 있었다”면서, “지속가능한 녹색사회 만들기라는 환경적 목표와 함께 자아성장과 높은 삶의 질을 실현이라는 교육적 목표를 균형적으로 추구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특히 ‘녹색성장과 지속가능한 사회’ 부분에서는 녹색성장과 지속가능발전이 핵심 주제를 중심으로 요소 간 상호작용 과정을 탐구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교육과정안은 단순히 사실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녹색성장과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통시적 이해를 통해 삶과 사회 속에서 어떻게 구현되는가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그간의 비관적인 환경교육을 뛰어넘어 모범사례를 통한 긍정적인 태도와 신념을 형성하도록 돕는 것이다. 또한 ‘환경과 녹색성장’이 단순히 정책홍보 과목이 되지 않도록 유엔을 중심으로 추진해 온 지속가능발전교육, 만인을 위한 교육, 지구헌장 등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고 원자력, 하천정비사업 등을 다양한 관점에서 검토하고 논쟁할 기회를 제공하도록 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환경 문제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과목을 보완하는 것은 좋은 방안이라며 모두 찬성을 표시했으나 세부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조금씩 의견이 엇갈렸다. 남상준 교수(한국교원대학교 초등교육과)는 이번 개정안에 대해 교육학적 측면에 대한 고려가 아쉽다고 밝혔다. 남 교수는 “학교교육 교과목으로서 드러낼 수밖에 없는 가장 취약한 점은 교육적 성격보다 국가ㆍ사회적 요구에 더 민감함으로써 교과의 도구적 가치가 강조된다는 점”이라며 “학습자 중심의 프로젝트 학습을 도입한 점은 이번 개정안의 긍정적인 측면이므로 환경탐구가 학습자 중심적인 것이 되기 위해서는 더욱이 교육적 고려를 드러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과목 명칭 ‘녹색성장’ 선정 성급

 

남상준 교수.
▲남상준 교수
한편으로 “보고서에서 밝힌 바와 같이 녹색성장이라는 개념이 매우 생소하게 다가서고 있는 상황에서 교과목 이름을 ‘환경과 녹색성장’으로 정해놓고 시작하는 것은 당혹스럽다”면서, “현재 단계는 환경교육의 소재로서 녹색성장을 어떻게 접근하고 어떻게 다룰 것인지를 논의해야 할 단계이지 곧바로 교과목의 명칭으로 제시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는 입장을 보였다.

 

녹색연합의 김혜애 녹색교육센터 소장 역시 “우리 교육현장에서 지속가능발전교육 개념이 강조되기 시작한 것도 얼마 되지 않았고 환경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역시 선진국에 비해 매우 늦은 편”이라며, “작년에야 환경부에서 ‘환경교육진흥법’을 만들고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만들고 있는 시점에서 갑자기 생소한 이름의 ‘교육코드’가 전방위적으로 지시되고 있어 일선 교사들이 매우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만약 특정 정부의 정책이념이 교과 과정에 그대로 반영된다면 매 5년마다 교과서 개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고, 교육 현장의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교육과정 개정을 이끈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김주훈 단장은 “녹색성장을 천명한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아직 개념정리가 명확하지 않았다”며, “2007년 개정안에서 심각하게 고려되지 않았던 다양한 사항들을 이번 개정안에 포함시켜 환경교육이 이뤄지도록 했으며, 교과명은 총론으로 확정된 것이기 때문에 수정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과목 고교 선택률 37%에 불과

 

참석자.

▲최근 3개년 전국 환경교사 선발인원은 연평균

  4.66명에 불과하다.

일선에서 환경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한강중학교의 이순철 교사는 “환경담론과 환경교육론에 내포된 과도한 ‘비관주의’를 벗어나 지속가능발전의 모범사례 제시 중심으로 ‘긍정적 시각’으로 전환을 천명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 한다”며, “녹색성장론이 기존의 지속가능발전의 이념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장기적 관점을 확보하면서 기존의 체계 속에서 잘 짜여 들어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일선 학교에서 과목 채택률을 높이고 환경 교사 채용을 확대하는 것이 우선 시행돼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생태와 환경’의 경우 지난해 전국 고교 선택률은 37%에 그쳤고 서울시 일반계 고교 302개교 중에서는 불과 46개교만 선택했다. 또한 2006, 2009, 2010 학년도 환경교사 미선발년도를 제외한 최근 3개년 전국 16개 시도 환경교사 선발인원은 연평균 4.66명에 불과하다. 환경교육과를 졸업했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 참석자는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천명으로 환경교육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올해 역시 환경교사 자리가 나지 않아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환경교육을 전공한 전문인력들에게 환경교사 자리를 제공하는 것이야 말로 교육 분야의 녹색일자리다”라고 말했다.

 

교과부는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교육과정 시안을 확정, 내달 고시될 2009 개정 교육과정에 이 내용을 반영할 계획이다. 개정 교육과정은 고교 1학년은 2011년부터, 2학년은 2012년부터, 3학년은 2013년부터 적용된다.

 

mindaddy@hkbs.co.kr

김경태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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