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온실가스 저감을 위해서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
【서울=환경일보】김경태 기자 = 기업들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는 소비자ㆍ기업의 인식변화와 함께 자금지원과 같은 구체적인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6일 상의회관에서 개최한 ‘영국기업 온실가스 저감 지원사업과 성공사례 세미나’에서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 시행 중인 ‘탄소성적표지’에 대한 현황 설명과 함께 영국 정부의 기업 탄소저감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했다.
주제발표에서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탄소경영팀장은 “엘고어 전 부통령과 IPCC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것은 기후변화시대에 대한 대응노력이 전 지구적인 평화에 기여하는 활동임을 인정한 것”이라며, “엘고어가 이야기한 대로 이제는 녹색소비가 녹색생산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조규수 탄소경영팀장 |
이는 소비자들이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인식은 하고 있으면서도 막상 제품 구매에 있어서는 가격을 중요한 기준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녹색제품 구매를 장려하기 위한 소비자 인센티브 도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탄소인증제 도입과 관련해 국내 기업의 참여는 아직 저조한 실정인데, 이에 대해 환경 전문가들은 온실가스 저감에 동참할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책 마련이 절실한 형편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대기업의 경우 정부가 억지로 권하지 않아도 기업이미지 구축 및 글로벌 경영을 위해 자발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친환경 공정을 도입하고 싶어도 여유가 없으며, 환경에 대한 큰 관심도 없기 때문에,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을 위한 정부의 정책 도입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탄소인증제 도입비용 부담돼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온실가스를 줄이자는 취지는 좋은데, 탄소인증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고 이에 대한 효과도 불확실해서 도입할 필요를 그다지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기업들의 참여가 저조한 현상에 대해 영국 카본 트러스트(Carbon Trust의)로빈 디킨슨(Robin Dickinson) 선임국제프로젝트매니저는 “기업차원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힘든 이유는 에너지 절감을 위한 노력보다는 매출증대를 더욱 중요하게 여기는 기업 인식과 체계적인 접근방식이 부재하기 때문”이라면서 “그러나 기후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기업은 매출과 수익증대, 주가 상승과 같은 기회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특히 로빈 매니저는 “총량제한제(Cap And Trade System)를 통해 기업의 인식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면서, “정부의 지원책은 장기적이고 예측 가능해야 기업이 이와 관련된 투자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로빈 딕슨 매니저가 통역을 통해 발표내용을 유심히 듣고 있다. |
카본 트러스트의 경우 영국 정부가 자금을 투입한 비영리기관으로, 단순히 탄소인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온실가스 초기 감축단계부터 기업들의 비용절감 노력을 지원하고 있으며, 풍력ㆍ태양광 에너지 등 재생에너지 기술개발을 위한 자금지원과 중소기업의 에너지 고효율기구 구입 등 에너지효율 개선을 위한 무이자대출 프로그램 등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을 돕고 있다.
로빈 매니저는 “이 프로그램에 따라 공정 개선이나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했던 영국 기업들은 비용절감효과가 상당히 좋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라며, “더욱 중요한 것은 기업의 인식이 개선됐다는 것이며, 탄소경영이야말로 기업의 핵심목표 가운데 하나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작년 6월부터 ‘저탄소 녹색기업 인증제‘를 도입ㆍ실시한 결과 현재는 HP, Ricoh 등 약 70여 개 회사가 인증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카본 트러스트는 공정 개선에 그치지 않고 탄소저감에 관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 기업에 대해서는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데, 이러한 신기술 개발의 경우 정부 차원에서 1파운드를 지원하면 민간부분에서 추가적으로 7파운드를 투자할 만큼 녹색금융이 활성화되고 있다.
탄소인증제 소비자 인지도 높여야
▲로빈 딕슨 선임 매니저 |
한편 탄소라벨링제의 활성화와 관련해 로빈 매니저는 “제도에 대한 소비자의 인지도를 높이고 녹색제품에 대한 인식개선이 필요하다”면서, “탄소라벨링이 전체 시장에 보급되고 확산되도록 커뮤니케이션과 소비자 홍보를 위한 별도의 기금 마련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를 개최한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영국과 같이 자금지원, 녹색인증제 확대 등 기업을 위한 구체적 지원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mindaddy@hkbs.co.kr
김경태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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