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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핵심과제는 지속가능성

강홍빈 교수 사진
세계가 주목하는 서울 DMC

 

정부는 창조환경의 지원자 역할

 

【서울=환경일보】김경태 기자 = 세계적인 디지털 미디어 컨텐츠의 연구생산기지를 표방하고 7년전 출범한 57헥터의 서울 상암동의 ‘디지털 미디어 시티(DMC)’는 아직 개발 중간단계에 있지만(목표연도 2014년) 벌써 한국을 대표하는 방송사, 신문사, 엔터테인먼트 업체 등 250여개 업체가 입주했다. 고건 서울시장 시절 행정1부시장을 지내면서 상암동 DMC 개발을 주도한 강홍빈 서울역사박물관장(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Q. 서울 DMC의 개발목적은 무엇인가?

 

A. 현재 유행하는 어휘로 표현하자면 창의환경을 계획적으로 조성하려는 사업이다. 비록 창의, 창조, 창조산업 등의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이러한 개념은 DMC 구상의 핵심을 이룬다. DMC는 창의환경을 계획적으로 창조하려는 첫 사업의 하나로 평가되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Q. 창조도시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A. 창조계층은 서로에게 자극 받고 계발된다. 사적공간, 공식적인 공간이 아닌 ‘제3의 공간’에서 이뤄지는 창조계층의 대면교류는 이들의 창의활동을 촉진시킨다. 몽마르뜨르의 카페, 실리콘벨리의 비어홀이 그런 곳이다. 이러한 장소를 랜드리(Landry)는 창의를 북돋는 환경, 즉 창의환경(creative milieu)이라고 정의했다. 창의환경은 건물일 수도, 거리나 동네일 수도, 지역일 수도 있지만, 물리적인 환경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 장소의 분위기도 중요하다. 이렇게 창의환경이 잘 조성돼 창의계급이 집적되고 창조산업·창조경제가 왕성하게 발전하는 곳이 창조도시다.

 

dmc야경(11번)
▲사진제공 : 서울시
Q. 창조도시와 더불어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A. 창조환경을 계획적으로 조성하는 일도 어렵지만, 더 어려운 것은 그렇게 만든 장소의 창의성을 유지하는 일이다. 행정력과 자본을 동원해 대규모 단지를 조성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해 ‘창의계층’을 유치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들이 계속 그 곳에 머물면서 창의적인 성과를 낸다는 보장은 없다. 또한 부동산개발의 성공이 곧 창의환경 조성의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DMC사업을 기획하면서 가장 우려했던 것은 창의환경을 만들려는 이 사업이 통상적인 부동산개발사업으로 변질되는 것이었다. 어떻게 하면 계획적 창의환경 조성사업에서 창의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것인가? 이것이 DMC 계획에서 가장 어려운 과정이며 절반의 성공이 이뤄진 지금에서도 남아있는 핵심과제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Q. 창조도시가 단순한 개발사업에 그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A. 계획조성된 창의환경이 지속성을 가지려면 3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다양한 주체가 존재하고, 이들 사이에 자유로운 교류가 있어야 하며, 앞의 2가지를 지원,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가 바로 그것이다. DMC 조성사업의 경험에 비춰 이야기 하자면 창조환경의 지속성을 위축시킬 수 있는 개발과 창의 사이에는 6가지 괴리가 존재한다.

 

그것은 △ 계획적으로 조성된 창조환경의 경우 사업주체(서울시)와 창의주체(기업과 전문가)가 다르다는 주체의 괴리, △ 창의와 혁신보다 지가 상승에 따른 수익을 먼저 기대하고(입주기업), 투자비 회수와 가시적인 지표에 먼저 관심이 쏠리는(서울시) 가치의 갭, △ 실제 토지분양과정에서 리스크가 적고 실적이 많은 대형기업이 선호되는 다양성의 위협 △ 기업군이 함께 옮겨온다고 해도 관계자산을 맺기에는 숙성시간이 필요하다는 시간의 갭 △ 인위적으로 조성된 창조환경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하는 요소들은 창조환경 내부에만 있지 않다는 것 △ 창조계급과 창조산업이 존재하지만 이들은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과 산업의 지원 없이는 창의를 펼칠 수 없다는 것이다.

 

항공사진2.

▲2011년 완공 예정인 서울DMC랜드마크 빌딩의 최상층인 133층에는 전망대가 들어설 예정이며,

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가 될 전망대다.(사진제공:서울시)


Q. 창조도시는 21세기 새로운 패러다임인가?

 

A. 창의, 창조환경 등에 대한 담론은 21세기 들어 활발해지기는 했지만 21세기 고유의 것이 아니라 인류문명과 함께 해 왔다고 본다. 도시역사가 피터 홀은 역사속에서 세계적인 도시를 관찰한 결과, 창의는 대도시의 산물이라는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다. 다양한 사람들의 집적, 이들 사이의 자유로운 교류, 이질적인 요소를 받아들이는 개방성은 역사속에서 확인된 창의의 조건이다. 이러한 조건은 어느 정도 창조환경 내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낼 수도 있지만 권위와 질서의 변화를 요구하는 사회상황, 수요를 만들어내는 부의 축적, 이질성의 조장과 포용성은 분명 중요한 창의의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도시개발정책만으로는 만들어낼 수 없는 사회문화적인 조건이다.

 

Q. 앞으로 창조도시의 핵심과제는 무엇인가?

 

A. 이미 조성된 창조환경에 대해서는 당초의 취지가 유지되도록 장치를 보완하고, 새로 시작하는 사업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장치를 계획에 포함시켜야 한다. 어떻게 하면 인공적으로 조성한 창조환경이 계속해서 창의적인 장소로 남아 있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 중요하다.

지속가능한 창의는 변화와 유지 둘을 모두 필요로 하며 지속가능성의 또 다른 표현은 ‘온고지신’이다. 어떻게 하면 창조환경의 계획적 조성과정에 온고지신을 삼을 것인가가 핵심과제다. 또한 창의와 혁신의 진짜 주역인 입주기업과 전문가들이 공공사업의 객체가 아니라 창조환경의 주체로서 자신의 요구와 필요에 맞게 장소의 환경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허락되야 하며, 정부는 창조환경의 창조자가 아니라 형성을 돕고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dmc첨단산업센터(5번사진).
▲DMC 첨단산업센터(사진제공 : 서울시)

mindaddy@hkbs.co.kr

김경태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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