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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광고는 한편의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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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광고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메시지를 가지고 감성적으로 소비자에게 접근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서울=환경일보】김경태 기자 = 일회용 전단지부터 TV, 라디오, 신문, 잡지 등 수많은 광고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이 눈살을 찌푸리지 않는 광고가 단 하나 있다면, 그것은 바로 ‘공익광고’가 될 것이다. 공익광고는 인간존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사회 및 공동체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광고가 가진 설득 커뮤니케이션의 힘을 활용해 펼치는 일종의 의식 캠페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익광고의 긍정적인 면에도 불구하고 애초에 공익광고가 추구하고자 했던 의식ㆍ행동 변화를 일으켰는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한국방송광고공사에서는 ‘2009 대한민국 공익광고제’를 맞아 ‘세상과 소통하는 공익광고’라는 주제로 지난 4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세미나를 개최해 공익광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심도 깊게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김재휘 교수.
▲김재휘 교수(중앙대학교 심리학과)
이날 ‘세상과 소통하는 공익광고’를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언론ㆍ홍보 전문가들은 공익광고가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에 주목하면서도 한편으로 공익광고가 더욱 풍부한 크리에이티브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실제적인 행동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개선을 계속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익광고의 방향성 및 실행전략’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김재휘 교수(중앙대학교 심리학과)는 “공익광고는 설득(강의)보다 공감(드라마)을 통해 표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도덕교과서’에나 나올 법한, 누구나 알고 있는 계몽적인 메세지를 상세한 설명을 덧붙여 진지하게 설명하는 것은 지루함만을 불러 일으킬뿐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울러 딱딱한 설교처럼 느껴지는 공익광고보다는 외국의 사례에서 보듯 좀 더 재미있고 기발하며, 때로는 충격적일만큼 사실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체 의식 통한 실천 유도

 

한편으로 지구온난화 같은 전 지구적 문제나 환경 문제에 있어서 누구나 심각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지금 당장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귀찮음’이라는 비용을 지불해도 이에 대한 이익이나 성과(환경 개선이나 지구온난화 방지)가 당장 와닿지 않고 수년에서 수십 년 이후에나 나타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실천을 유발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또한 바람직한 사회에 대한 공동체적 인식이 형성돼 있지 않기 때문에 가치를 함께 공유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전종우 교수.
▲전종우 교수(단국대 언론영상학부)
이에 대해 이시훈 교수(계명대 미디어영상학부)는 “우리의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우리나라 공익광고의 경우 의도했던 바와 달리 냉소적으로 받아들이는 소비자가 많으며, 특히 젊은 연령일수록 그런 경향이 심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물이나 저탄소 녹색성장 등의 공익적인 주제에 대해서도 다른 시각으로 해석하면 정부 홍보라는 느낌을 갖게 되며, 금연광고도 건강캠페인이지만 건강보험공단에서 하면 그들의 이익을 위한 상업광고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며 공익광고가 객관적인 입장을 찾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80년대 공익광고의 시작단계에서부터 ‘86 아시안게임’, ‘88 올림픽’ 등을 거치면서 공익광고가 국가적 사업을 뒷받침 하기 위한 계몽적인 용도로 사용돼왔으나 21세기 소비자들에게는 계몽 위주의 공익광고가 효과를 보기 어려운 측면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전종우 교수(단국대 언론영상학부) 역시 “정책 홍보는 공익광고라고 보기 어렵다. 정부가 광고주인 일반광고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로 전 교수는 “국가브랜드위원회가 청와대 직속으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공익광고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 내부 브랜딩이 더 중요하다”면서 “국가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민 스스로가 프라이드를 갖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메시지를 던져야

 

한편 두 번째 주제인 ‘공익광고 크리에이티브 발전방안’에 대해 발표한 김병희 교수(서원대학교 광고홍보학과)는 선언적인 계도성 표현보다는 구체적인 표현을 개발해야 한다며 “뻔한 이야기를 지나치게 설명 위주로 늘어놓으면 소비자는 ‘공자님 말씀’처럼 받아들인다. 이성보다는 감성을 자극하는 크리에이티브가 공익광고의 성공을 좌우하며, 단기보다는 장기적으로 감동을 쌓아가는 편이 더욱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김병희 교수.
▲김병희 교수(서원대학교 광고홍보학과)
특히 김병희 교수는 미국의 공익광고 사례를 들며 “우리의 공익광고가 ‘어린이를 보호하자’라는 식의 막연한 공익광고라면, 미국은 ‘아동학대가 의심나면 당장 신고하라’와 같은 방식으로 구체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구체적인 행동을 유발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철수 교수(한신대 광고홍보학과)는 공익광고가 효과가 부족한 것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공익광고에 묻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문 교수는 “광고 한번으로 사람의 가치관이나 의식이 바뀌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공익광고를 시작으로 포괄적인 공공캠페인이 진행돼야 하는데, 우리는 공익광고 이후 지속성을 갖지 못하고 있다. 전체적인 캠페인의 한 측면으로 바라보고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크리에이티브 기법과 관련 김재휘 교수는 “외국의 경우 AIDS 예방 공익광고를 10대를 대상으로 할 때 위험성이나 사망률 위주로 많이 보여주는데, 실제로 10대들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죽음에 대한 공포가 크지 않다”면서, “그보다는 그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나와서 진지하게 한마디 해주는 것이 오히려 공감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로 김 교수는 미국 공익광고 제작의 예를 들어 “그들은 공익광고를 제작할 때 상업광고 이상으로 치밀한 조사를 통해 소구대상을 세분화 하고 있으며 사후평가 역시 확실하다”며 체계적으로 공익광고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한준 교수 역시 “광고 자체로 한번에 끝나서는 안되며 효과에 대한 측정이나 검증이 지금보다 철저하게 진행돼야 한다. 상업광고는 광고효과를 철저하게 분석하는데, 공익광고는 왜 집행단계에서 끝나는 것인지 앞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며 동의했다.

 

청중.

▲이날 참석한 광고·홍보 전문가 및 관련 학과 학생들은 공익광고에 대한 유익한 논의의 장이

   마련됐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mindaddy@hkbs.co.kr

김경태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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