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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과 개발의 갈림길에 선 ‘굴업도’

학술 가치 높아 ‘자연사 박물관’으로 불려

국립공원 지정 등 다각적 검토 이뤄야

 

 

이상영
▲ 관동대학교 지리교육과 이상영 교수
태풍의 눈 ‘굴업도 관광단지 조성개발 계획’

18세기 산업혁명에 의한 과학 기술의 변화는 천연자원 사용의 폭발적 증가와 함께 기계를 이용한 상품의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한 반면, 천연자원의 남획은 자연생태계의 심각한 훼손으로 이어지고 엄청난 화석연료 에너지의 사용으로 이산화탄소의 급격한 증가를 가져와 지구의 기후 변화를 초래하게 돼 자연환경의 이해와 보전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인의 주요 관심사가 됐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자연환경의 보존과 개발에 대한 논쟁은 끊이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경기만 제일 서쪽에 위치한 작은 섬 굴업도가 자연환경의 보존과 개발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다.

 

굴업도는 1994년 12월 정부의 핵폐기처리장 발표 후 보존과 개발 관련 갈등을 겪어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커다란 후유증을 낳았었다. 2007년 4월 굴업도에 관광단지를 조성 개발 계획이 알려지면서 인천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개발을 반대하는 자연생태환경 보전 활동으로 의견이 대립돼 있다. 시민단체를 주축으로 굴업도의 아름다운 경관과 천연기념물 등 다수의 법적보호동식물종들의 보존활동이 시작되면서, 해안지형에 대한 기후지형 학술보고로 인해 굴업도의 해식지형이 문화재청에서 천연기념물지정 행정절차를 진행 중인 것이 계기가 돼 굴업도의 독특한 기후지형과 불가사의한 동식물생태계 등 자연지리학적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학계에 연구 보고되고 있다. 이에 자연생태계의 보존과 개발의 갈림길에 있는 굴업도의 보존 및 해결해야 할 과제들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굴업도의 지형과 해상환경 및 기상 기후 현상과 자연 생태환경, 그리고 이곳에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는 동물과 식물에 이르기까지 모든 구성 요소가 학술적으로 소중한 자연사 박물관의 유물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사적으로 학술가치가 높고 아름다운 경관의 굴업도를 중앙정부에서 정밀한 종합학술조사를 시행해 ‘천연기념물 제170호 홍도천연보호구역’과 같이 섬 전체를 국가 문화재인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관리하거나, 더 나아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차선의 방법으로는 국립공원 또는 특별경관생태보전지역으로 지정해 굴업도를 지속가능발전하게 하는 방안 등 다각적인 검토가 이루어져 미래세대와의 공유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방안은 가장 바람직한 보전 이용 방안이라고 판단되지만 이해관계 당사자인 개발론자인 기업과 지역주민과 시민단체뿐만 아니라 지방 정부와 합의를 도출과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관심이 선행돼야 한다.

 

물리적 변화 최소화한 ‘지속가능한 이용’

섬의 면적이 작은 굴업도는 대량의 환경오염에 대한 자정능력이 없는 자연지리적 생태환경 특성을 가진 곳으로 인위적 물리적인 변화가 최소화돼야 지속가능발전이 가능하다. 육지에서 가장 서쪽의 바다에 위치한 굴업도는 규모가 작고 자연지리적으로 생태환경복원이 취약한 섬이다.

 

2002년 유엔환경개발회의 10주년을 기념해 열린 ‘리우+10회의’라 불리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세계정상회의(WSSD)에서 지속가능발전이란 ‘현재 세대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개발을 하되 미래 세대가 사용할 환경과 자원의 훼손을 최소화하자는 것이다’라는 선언문과 행동계획 채택에 이어 정부와 국제기구 민간단체가 참여하는 지속가능발전 협력 사업이 발표됐다. 행동강령으로 ‘의제 21(Agenda 21)’을 채택, 지방정부·주민·기업 합의로 개발 계획 수립하도록 권고해 우리나라에서도 인천광역시를 비롯한 대부분의 지방정부에서 ‘지방의제 21’을 수행하고 있다.

 

국토개발에 앞서 환경영향평가를 할 때에 위의 국제법과 국내법의 준수 여부를 검토하도록 돼 있다. 개발을 하려는 기업에서도 관련법규를 준수하고 친환경적인 개발을 하겠다는 표명만 할 것이 아니라 사전 환경성검토서의 공람 후 제출 의견의 충실히 반영한 환경영향평가서 내용을 당당히 공개해 오해의 소지를 없애고 주민과 이해관계자와 신뢰성 있는 합의 도출이 중요하다. 그러나 주민이 없는 지역 개발은 지속가능한 개발이 될 수 없으므로 주민의 의사가 적극 반영돼 주민이 정주하는 지속 가능한 개발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미래 세대와의 공유를 위해서는 인위적인 물리적 변화를 최소화하고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민박 또는 자연 친화형 청소년수련원 등의 숙박시설과 탐방객의 적정 수용 최소 인원의 제한 등을 마을 자체 규약으로 정해 주민, 기업, 지방자치단체와 국가 및 사회단체가 어우러져 함께하는 자연사학습장, 기후변화 대응 연구 실험장, 청소년 자연생태 체험 학습장 등으로 활용돼야 굴업도의 지속가능발전이 유지될 수 있다.

 

굴업도는 우리나라의 지정학적으로도 중요한 지역에 위치할 뿐 아니라 자연지리적으로 중요성을 가지고 있는 자연사박물관이다. 또한 자연경관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아름다운 섬 중 한 곳이다. 눈으로 보는 관광에서 체험관광, 자연과 함께하는 관광으로 바뀌어 가듯 세월이 흐르면 생활과 놀이문화와 가치관도 변한다. 현 세대의 입장과 미래 세대에 대한 배려의 생각도 필요하다. 최근 1년여 기간 동안 ‘자연사박물관’, ‘국내 최대 매번식지’, ‘서해의 진주’, ‘서해의 독도’, ‘최고의 비경’, ‘천혜의 땅’ 등으로 불리는 지어진 굴업도의 수많은 이름과 자연생태환경이 지속될 수 있도록 우리 다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조은아  lisia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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