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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탄소, 자원으로 변신

【서울=환경일보】김원 기자 = 영국 뉴캐슬대학(Newcastle University) 마이클 노스(Michael North) 교수 연구진이 화력발전소 굴뚝으로 배출되는 배기가스 중에 포함돼 있는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산업적으로 유용한 화학물질을 제조할 수 있는 촉매를 개발해내 지구 온난화에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원유화학산업의 화석연료자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데 일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급속한 산업화와 이에 따른 화석연료 사용량의 증가하면서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급격히 증가했고, 이로인해 지구온난화와 같은 기후변화를 억제하는 데 온 인류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제철산업처럼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산업의 경우 이러한 제반환경 변화로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굴뚝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버려지는 폐기물에 지나지 않았다. 기껏해야 이것을 모아 드라이아이스를 만드는 정도가 재활용의 전부였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양을 줄이기 위해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지하에 매립하는 시설의 건설이 온난화에서 지구와 인류를 구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이산화탄소를 바라보는 산업계의 시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버려지는 물질이 아니라 하나의 자원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것이다(GTB2009090520). 현 인류가 이룩한 현대문명의 화석연료, 특히 원유 자원에 대한 의존도는 원유 없이는 단 몇일도 유지될 수 없을 만큼 매우 높다. 우리가 일상생활 관련된 의식주 중 그 어느 것 하나도 원유와 관련 없는 것이 없을 정도다.

 

그 때문에 원유는 매우 중요한 자원이다. 심지어는 생명을 지키는 데 사용하는 의약품도 대부분이 원유로부터 얻고 있다. 버려지는 이산화탄소로부터 유용한 원유화학 제품 중 하나를 얻을 수 있다면, 이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동시에 원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소중한 자원인 원유를 아낄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인류에게 매우 유용한 전략이 될 것이다.

 

노스 교수 연구진이 개발한 촉매는 비교적 낮은 온도(섭씨 60도)와 압력(대기압)하에서 이산화탄소와 옥시렌(oxirane 또는 ethylene oxide)을 반응시켜 에틸렌카보네이트(ethylene carbonate)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새로운 촉매는 알루미늄 원자 2개와 리간드(ligand)로 이루어져 있다. 중심금속인 알루미늄 원자는 산소 원자를 사이에 두고 서로 연결돼 있고 리간드는 4차 아민, 즉 암모늄기(ammonuim group)를 포함하는 독특한 구조를 나타낸다.

 

 중심금속인 알루미늄은 촉매활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부분이다. 알루미늄 원소 하나는 옥시렌을 활성화시키는 루이스산(Lewis acid) 역할을 하고 다른 하나는 이산화탄소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실제 산업현장에선 각각의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촉매가 이미 사용되고 있기는 하지만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촉매는 아직 없다.

 

에틸렌카보네이트는 고리형 카보네이트(cyclic carbonate)의 일종으로 친환경 용매나 리튬 이온 배터리용 전해질에 사용되는 석유화학 제품 중 하나다. 50년 넘게 상업생산이 이뤄지고 있는 물질이며, 전 세계적으로 매년 10~20만톤이 생산되는 물질이다. 에틸렌카보네이트 상업생산공정은 노스 교수 연구진이 촉매를 적용한 화학반응과 동일한 형태의 화학반응을 이용한다.

 

하지만 섭씨 180도 정도의 고온에서 고순도 이산화탄소를 8기압 정도의 고압으로 공급한다는 점이 다르다. 즉 연구진의 새로운 촉매 시스템이 경제적으로 훨씬 효율적인 것이다.

 

더 나아가 연구진은 새로운 촉매를 아주 저렴한 무정형 실리카 담체에 고정화해서 반응 기체를 계속 흘리면서 연속적으로 반응을 일으키는 연속흐름반응기(continuous flow reactor)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별도의 장치 없이 굴뚝과 반응기만 연결하면 에틸렌카보네이트를 생산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질소와 반응기체를 섞은 혼합기체를 흘려 실제로 에틸렌카보네이트를 효과적으로 합성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실제 실험에서 혼합기체에 포함된 이산화탄소의 소모율은 98%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즉 이는 기존의 상업생산 공정처럼 고순도의 이산화탄소를 고온, 고압에서 반응시킬 필요없이 굴뚝으로 배출되는 배기가스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촉매가 두 반응물질을 동시에 활성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연속생산방식으로 에틸렌카보네이트를 합성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러 가지 결과를 종합해 볼 때 새로운 촉매가 산업현장에 적용될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인다. 하지만 대량생산공정에 적용하려면 실제 배기가스에 대한 안정성이나 신뢰성 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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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  kangsimjang@hanma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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