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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북] 에코토피아 비긴스

 

꾸미기_img_7517.웰스, 헉슬리, 오웰의 계보를 잇는 새로운 이름의 등장!

 

1981년에 출간된 어니스트 칼렌바크의 ‘에코토피아 비긴스’ (원서명: Ecotopia Emerging)는 저자가 그보다 6년 전에 출간한 생태주의 유토피아 소설 ‘에코토피아’(원서명: Ecotopia)의 속편이다. 그러나 내용상으로는 전편의 내용보다 앞선 시기를 다룬 프리퀄이다.

 

환경ㆍ생태 관련 분야의 핵심 키워드인 ‘에토토피아’라는 용어의 기원이 된 ‘에코토피아’는 미국 워싱턴 주, 캘리포니아 주 북부, 오리건 주가 미국연방에서 탈퇴하여 세운 독립국가 ‘에코토피아’에서 자신들만의 환경친화적인 법률과 제도를 만들고 이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그린 가상소설이자 미래소설로 출간 당시 출판계뿐 아니라 미국사회 전반에 화제가 됐다.

 

 그로부터 6년 후 저자는 정치ㆍ역사ㆍ경제ㆍ환경ㆍ과학기술제도 등 미국사회 전반에 관한 보다 전문적이고 심층적인 고찰을 거쳐 ‘에코토피아’의 프리퀄인 ‘에코토피아 비긴스’를 완성한다. ‘에코토피아 비긴스’는 어떻게 해서 미국 북서부의 세 주가 미연방으로부터 탈퇴해서 ‘에코토피아’라는 나라를 건국하게 되는지, 그 동기와 과정을 구체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가히 혁명적이라 할 수 있는 이 과정은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해 건국을 이루기까지의 과정을 방불케 한다.

 

현실에 근거를 둔 생태학적 상상력의 빛나는 성과!

 

이야기는 불쾌한 현실에서부터 솟아나온다. 고도로 발달된 물질문명으로 인해 오염되고 피폐해진 오늘날 세상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하는 이야기 속 현실은 공기와 물 그리고 음식물의 오염과 독성이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해진다. 원자로의 노심 용해도 큰 위협 요인으로 자리 잡는다. 군사 지출이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나라가 붕괴하고 있는 동안에도 정치인들은 한물간 의제를 두고 승강이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때 피폐한 현실 사회에 회의를 느낀 헌신적인 사람들은 그 위기에 대해 그들만의 방식으로 대응하기 시작하고, 점차 신선한 희망들이 고개를 내민다. 무모한 듯 당찬 물리학 지망생 루 스위프트가 독특한 태양전지를 발명하는데 이는 오염을 유발하는 화석 에너지에 대한 인류의 의존에 종지부를 찍을 만한 것이다. 메리사 다마토는 개벌지와 침식된 숲의 복원에 평생을 바치기로 결심한다. 그녀의 어머니 로라는 발암성 화학물질을 만들어내는 공장들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화학물질의 희생자들인 암환자들과 함께 특공대 그룹을 조직한다. 현실정치에 환멸을 느낀 저명한 국회의원 베라 올웬은 생존 지향적 미래를 목표로 하는 새로운 풀뿌리 정당을 조직한다. 수천 명의 동조자들과 힘을 모으면서, 그들은 목숨을 걸고 모험을 감행한다. 지구의 생존과 함께 그들의 개인적인 생존을 위협하는 지배세력들의 온갖 방해공작에 맞서 싸우는 것이다. 곧 닥쳐올 역사의 파노라마인 ‘에코토피아의 독립’은 수많은 개인들의 운명을 용해시켜 하나의 흥미진진한 대서사시로 엮어낸다. 바로 ‘새로운 국가의 탄생’이 그것이다 .

 

에코토피아 건국의 주역인 베라 올웬, 루 스위프트와 그녀의 가족들, 버트 럭맨, 메리사 브라이트클라우드 등의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그만큼의 비중으로 삽입된 현실 고발적인 보고서와 신문기사들은 더욱 충격적이다. 간혹 사회과학서인지 소설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덕분에 이 소설을 끝까지 읽고 나면 한꺼번에 여러 권의 교양서를 독파한 듯한 뿌듯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석유와 자동차 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미국 경제의 불안한 미래와, 환경 파괴가 초래할 실질적인 위험에 관한 경고는 현재 미국의 상황을 상당부분 정확히 예견하고 있어 놀라움을 자아낸다.

지금 지구는 인류가 문명이라는 이름하에 저질러온 죄악으로 인해 심하게 앓고 있다. 물고기가 살지 않는 썩어가는 강물, 과대한 에너지 사용으로 구멍이 숭숭 뚫려가는 오존층, 파괴된 인간관계 등을

복원하고 후손들에게 지속가능한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 우리는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문명의 이기 중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계승해야 할까. 이 책은 우리에게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에코토피아’에 그려진 세상이 칼렌바크식 ‘멋진 신세계’라면 ‘에코토피아 비긴스’는 그 ‘멋진 신세계’로 갈 수 있는 현실적인 다리를 형상화한다. 그 다리는 무지개 다리처럼 높거나 동떨어져 보이지 않는다. 특히 에코토피아 헌법의 기초가 되는 ‘생존자 당’의 ‘NO MORE 10계명’에는 지금의 현실에 적용해도 될 만한 실용적이고 지혜로운 아이디어들이 담겨 있다. ‘에코토피아 비긴스’가 발표된 1980년대 초에 미국인들이 칼렌바크의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실천에 옮기기 시작했더라면 2009년의 미국은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다.

 

*저자 소개

 

지은이: 어니스트 칼렌바크

 

포틀랜드의 미래를 예견했던 생태주의 소설 ‘에코토피아’를 쓴 작가이다. 중부 펜실베니아의 전원지역에서 성장했으며, 시카고 대학(University of Chicago)을 졸업했다. 1954년부터 지금까지 캘리포니아 버클리에 살고 있으며, 캘리포니아 대학 출판부(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에서 과학과 예술, 영화 에 관련된 책들을 편집했다. 최근 저술한 책으로 ‘버펄로를 찾아와라! Bring Back the Buffalo!’, ‘에콜로지: 포켓가이드 Ecology: A Pocket Guides’ 등이 있다. 현재 79세인 그는 글쓰기와 환경 관련 강연에만 전념하고 있으며, 두 개의 퇴비 통에 직접 만든 비료로 정원을 가꾸고 산책을 즐기며 자연친화적인 삶을 살고 있다.

 

옮긴이: 최재경

 

서울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가을 ‘상상’에 단편소설 ‘살아 있는 죽은 여인’을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지은 책으로 소설 ‘반복’, ‘숨쉬는 새우깡’, ‘플레이어’와 에세이 ‘여자 서른, 자신있게 사랑하고 당당하게 결혼하라’, ‘新여우의 기술’이 있고, 옮긴 책으로 ‘깃털이 전해준 선물’, ‘그레이시’, ‘까마귀의 마음’, ‘글쓰기 수업’, ‘아버지의 쌀알’, ‘아폴로의 눈’ 등이 있다.

 

 

 

 

 

 

김영애  webmaster@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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