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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도 유전이 있다
▲ 김영각 과장 (한국플라스틱자원순환협회)


재활용업체들의 경제적 자립 지원

플라스틱은 다른 소재에 비해 편의성과 낮은 제품가격으로 인해 우리 생활 깊숙이 파고들어 이제 플라스틱이 없는 생활은 상상할 수도 없다. 그러나, 플라스틱이 편의성과 더불어 가져온 환경오염 문제의 해결을 위해, 플라스틱용기류와 필름포장재의 재활용업무를 맡고 있는 사단법인 한국플라스틱자원순환협회 홍보조사팀의 김영각과장을 만나 협회가 추진하고 있는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편집자 주>

“종전에는 생산자가 재활용이 쉬운 재질의 제품을 생산하여 이를 판매하는 시점까지만 책임을 지고, 사용후 발생된 폐기물에 대해서는 소비자가 책임을 지는 구조였습니다. EPR(Extended Produer Responsibility)은 사용 후 발생되는 폐기물의 재활용까지 생산자의 책임으로 범위를 확대하는 의미입니다. 그렇다고 생산자가 수거부터 재활용 전과정을 직접 책임지게 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지자체, 생산자, 정부가 일정부분 역할을 분담하는 가운데 가장 결정권이 큰 생산자가 재활용체계의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플라스틱의 수집과 재활용, 제품의 생산까지 전 과정에 걸쳐 자원의 효율적인 재활용이 이루어지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한국플라스틱재활용자원순환협회입니다.”

지난 2003년부터 시행된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는 제품생산자나 포장재를 이용한 제품의 생산자에게 제품이나 포장재의 폐기물에 대하여 일정량의 재활용의무를 부과함으로서 재활용 하도록 만들어 불필요한 자원의 낭비를 막고, 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제도다. 현재,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서부유럽 국가 대부분과 체코, 헝가리 등 동부유럽, 일본, 호주, 뉴질랜드 뿐 아니라 멕시코, 브라질, 페루 등 남미지역까지 확대되는 추세에 있다.

“저희는 생산자에게 재활용에 드는 비용을 받아 재활용의무를 대신 이행합니다. 그리고 지자체와 수집상의 수집, 선별 비용을 지원하여 실적을 제출 받고, 재활용 사업자에게 재활용 비용 등을 지원하여 재활용 실적을 제출 받는 일을 하지요. 또 소비자에게 올바른 분리배출을 위한 홍보사업과 각종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04년 필름포장재(비닐류)가 재활용품목으로 적용된 이후, 공제회원의 수가 약 1800개 업체에 이르는 플라스틱 전문 재활용기구로 성장했습니다.”

플라스틱의 재활용 기술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물질재활용(재생원료나 재생제품을 생산), 유화(용융 열분해 및 냉각 등의 공정을 거쳐 유류를 생산), 연료화(폐플라스틱을 고형화 하여 재생연료를 생산)가 그것이다. 플라스틱 용기는 물질재활용 과정을 거친다.

“플라스틱 용기는 EPR제도 시행 이전에도 플라스틱 원료를 만드는 기존업체들이 시장을 생성하고 있었습니다. 플라스틱 용기를 선별해서 재활용업체에 판매하고 재활용업체에서는 재생원료를 생산해 플라스틱 제품 생산자에게 판매해왔던 것입니다. 재활용 품목을 서로 수거 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정도였습니다.”

플라스틱 용기와 달리 2004년부터 재활용품목에 포함된 필름포장재의 경우에는 문제가 발생했다. “필름포장재는 어떤 것은 단일재질, 어떤 것은 혼합재질로 나뉘기 때문에 재활용이 어렵습니다. 플라스틱은 선별이 쉽지만, 필름포장재는 분리가 어렵기 때문이지요. 원료상태로 만든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김 과장은 필름포장재의 재활용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점을 경제성으로 꼽는다. 다시 말해 ‘돈이 안되기 때문에’ 협회의 지원 없이는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이다. 혼합된 재질의 분리가 어렵기 때문에 플라스틱 원료 형태가 아니라 주로 고형연료를 만드는데 사용되고 있다. 현재 필름류 재활용업체의 50%가 고형연료 생산업체라고 한다. 그 외 높은 강도를 요구하지 않는 조경용품을 만들거나 일부 건축자재, 유화작업 등에 쓰이고 있다.

“플라스틱 재활용의 적용 범위가 식음료, 화장품, 세제류, 의약품, 농축산물 용기포장재의 5가지로 나뉘어 있습니다. 플라스틱 용기포장재의 경우 5가지 품목으로도 충분하지만, 필름포장재의 경우 5가지 품목으로는 생활에서 배출되는 양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소비자들은 재활용에 해당하는지에 상관없이 배출하지만, 환경부에서는 해당 필름포장재에 대해서만 실적으로 인정한다. 협회에서는 배출되는 양을 약 100만톤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그중 17만톤 정도가 재활용 범위에 해당되는 필름포장재다. 재활용실적에 포함되는 필름류포장재보다 포함되지 않는 양이 더 많기 때문에 비대상 필름포장재를 걸러내는 과정을 거치고서도, 5만톤 정도를 처리하기 위해 두배에 해당하는 10만톤 가량을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비용의 상승으로 인한 채상성이 악화 되고 있다.

“같은 비닐인데도 어느 제품의 포장재인가에 따라서 재활용인지 아닌지 차이가 납니다. 5개 해당품목 업체의 입장에서는 억울할수도 있습니다. 다른 생산업종에서도 비닐로 포장해서 제품을 출시하는데, 재활용처리 비용은 5개 업종에서 부담하고 있으니까요.” 협회에서는 작년말부터 환경부에 건의를 통해 해당 품목의 범위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필름포장재가 많이 쓰이는 5개 업종에 대한 실태파악에 나섰으며, 내년 범위확대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렇다면, 새로이 재활용의무 대상품목으로 지정되는 해당업종에서는 반발이 있지는 않을까?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 김 과장의 설명이다.

“환경부에서는 재활용의무 대상품목이 아닌 경우에는 폐기물부담금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재활용부담금보다 폐기물부담금이 낮다는 것입니다. ‘재활용을 통해 환경보전에도 기여하고, 재활용품까지 생산하는데 어째서 단순폐기보다 재활용 부담비용이 더 비싸야 하느냐’는 것입니다. 그 결과 환경부에서 단계적으로 폐기물부담금을 올리기로 했기 때문에, 업체입장에서도 재활용품목 지정은 부담이 아니라, 비용절감 측면에서 환영할만한 일이 될 것입니다.”

환경부에서는 폐기물부담금을 실처리비 수준으로 현실화 하기로 했다. 2008년부터 시행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에서 재활용이 어려운 폐기물의 경우 종전보다 평균 10배 인상된 폐기물부담금을 납부하도록 했다. 다만, 업계의 부담과 적응기간을 감안해 20%(2008~09년) - 60%(2010~11년) - 100%(2012년 이후)로 단계적으로 인상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실제 재활용 되고 있거나, 재활용 가능성이 있는 품목의 사업자가 스스로 또는 사업자 단체를 통해 재활용 할 경우 부담금을 면제하고, 여건이 성숙될 경우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로 전환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재활용품목이 확대되면, 재활용업체의 비용절감뿐만 아니라 환경보전이나 자원의 절약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품목의 적용범위 확대가 단순히 재활용업체들의 생산성 증대로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필름류포장재 재활용업체들의 활로를 개척하는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수도 있다.

“해당 재활용업체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서는 재활용 필름포장재의 양이 늘어야 하고, 거기에서 생산된 제품이 고가로 팔려야 합니다. 2006년 생산된 고형연료는 운반비만 받고 무상으로 시멘트 회사에 연료용으로 납품됐습니다. 재활용업체들은 전적으로 지원비에만 의존한 것이지요. 일본의 경우 산업용 연료로 사용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도 이제 염색공장으로 조금씩 시장을 넓혀나가고 있습니다. 석탄과 비교해서 가격이 1/8 수준, 열량을 감안하면 약 1/6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점차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제지업계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문제는 '앞으로 그만한 양을 지속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가'입니다. 고형연료 전용보일러로 교체비용을 보존할만큼 장기적으로 공급해야 하고, 제지업체의 특성상 대규모 물량을 필요로 하는데 지금으로서는 그 양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상황이 개선되기를 기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협회가 나서서 판로를 확대하고 싶어도 물량부족과 비용의 한계를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재활용업체들도 많은 물량이 공급되기를 바라지만, 필름포장재는 수거를 해도 처리되는 양보다 처리되지 않는 양이 훨씬 많아 늘 공급이 부족하다. 여러 가지 이유로 재활용품목의 확대가 중요한 과제로 보인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재활용제품 분리배출에 대한 홍보외에도 재활용품의 수급처 확대, 해외교류, 외국의 재활용제도 연구, 기반구축사업, 해당 사업장 및 재활용품 발생에 대한 지원사업 등 여러모로 할 일이 많은 협회다. 최근에는 품목확대로 인한 물량공급의 증대를 추진하는 것 외에도 필름포장재를 이용한 유화시범공장의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2004년에 경기도 안성에 시범공장을 세워 필름류포장재를 고형연료로 만드는 재활용기술을 국내에 보급한 것에 이어 두 번째다. 사업의 다각화를 통해 해당 재활용업체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서다. 재활용품이 없어서 못 가져갈 정도로 시장경쟁이 충분히 통하도록 만들겠다는 각오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의 촉진을 위해 저비용 고효율의 플라스틱 재활용 공제사업 운영과 재활용 인프라구축, 플라스틱 사용의 확대 및 재활용제품의 판매확대 등을 통해 보다 체계화, 조직화 된 협회로 거듭남으로써 지구환경 보전과 쾌적하고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해나가겠습니다.”

<김경태 기자>

김경태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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