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피플 사설
수도관 정비, 국가의 몫이다
전국 관망 낡고 노후, 누수 심각
민생문제, 국가가 책임져야 마땅


“낡은 수도관 교체를 통해 새는 물을 줄이는 것이 가뭄극복을 위한 선결과제.” 국내 상하수도 최고 전문가집단이라 할 수 있는 대한상하수도학회(이하 학회)가 이례적으로 보도자료까지 내며 주장한 내용이다.

좀처럼 보도자료를 내지 않던 학회가 왜 이런 행동을 했을까. 당연히 사안의 중요성이 그만큼 높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바로 지금이야말로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조치를 취해야 함을 피력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난 2007년만 해도 전국에 산재한 낡은 수도관을 통해 버려진 물이 무려 7억3400만톤에 달한다. 이는 유독 심각한 가뭄으로 고통받는 강원, 전북, 전남, 경북 4개 도의 연간 사용량과 맞먹는다.

이것만 봐도 수도관 정비가 왜 시급한지 잘 알 수 있다. 여기에 지난 2월17일 학회가 나서서 수도관망 정비의 시급성을 알리고, 국가가 적극적으로 지원대책을 내놔야 한다며 전문가 긴급 좌담회까지 열었다.

이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낡은 수도관을 통해 지하로 버려지는 물의 실태를 정확히 진단해야 하고, 기존 수도관망 관리체계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더 나아가 가뭄극복과 기후변화에 따른 강우패턴의 변화에 대비한 근본적인 개선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전문가들의 행동에 박수를 보낸다. 얼마나 필요하면 긴급 좌담회까지 열고 논의했겠는가. 이들의 지적과 주장에 전적으로 공감하는 바다. 경기부양과 녹색일자리 창출 차원에서라도 조속한 시일 내에 예산을 투입, 수도관망을 정비해야 함이 맞다.

솔직히 지자체 공무원들이 작성한 상수도 통계가 정확하지 않다는 사실은 전문가라면 누구나 공감한다. 실제로 수년 전 많은 지자체가 누수량을 줄여 보고한 사례가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된 적이 있다. 지난 2007년도엔 통계상 연간 누수량이 7억3000만톤이라 밝혔지만 관련 전문가들은 이보다 최소 2배 이상의 물이 새고 있다고 추정한다.

체계적인 관리도 이뤄지지 못한다. 지자체의 열악한 재정, 낮은 요금체계, 종사자의 전문성 부족 등으로 체계적인 관망 관리가 안 되는 것이다. 현재로선 시설의 응급복구에 급급한 형편이다. 결국, 낡은 수도관 때문에 시민들의 수돗물 불신은 점점 높아만 가고, 정수기를 맹신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이외에 도시지역보다 시군으로 갈수록 급수인구가 적고 수도관 길이가 길어 생산원가가 높아져 수도요금이 올라가는 ‘빈익빈 부익부’를 부르고, 주민소득까지 낮아져 요금을 현실화기 어렵다. 이 때문에 도시보다 지방은 특히 낡은 수도관을 적기에 교체하기 더욱 어렵다.

누구보다 이런 문제를 잘 아는 사람이 전문가다.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지자체가 수도요금으로 수도관을 정비해야 하지만 특?광역시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자체가 부채를 얻어 공사비를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라 적극적이지 못하니 지방의 일로만 방치하지 말고 국가가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을.

전문가들의 말대로 현실적으로 지자체에 맡겨서는 수도관 정비가 힘들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민생문제인 만큼 수도관망 정비는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

취재부  psj29@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포토뉴스
[포토] 대한건설보건학회 후기 학술대회
[포토] 한국물환경학회-대한상하수도학회 공동학술발표회 개최
[포토]최병암 산림청 차장, 생활밀착형 숲 조성사업 준공식 참석
[포토] ‘제22회 아름다운 화장실 대상’ 시상식 개최
수원에서 첫 얼음 관측
여백
여백
여백
오피니언&피플
제9대 임익상 국회예산정책처장 임명제9대 임익상 국회예산정책처장 임명
김만흠 국회입법조사처장 취임김만흠 국회입법조사처장 취임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