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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은 교육과 사회운동서부터"
슬로우는 답답하고 패스트만 경쾌한 한국사회
지속가능한 삶은 환경,교육,사회 연대가 우선


▲ 박찬용 고양외고 국어교사
환경에 대한 관심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늪이나 갯벌과 같은 중요한 생태 자원의 보존에서 도심 속 물길이나 공원 만들기와 같은 쾌적한 환경 조성, 저탄소 녹색성장과 같은 기업 슬로건에 이르기까지 환경운동이 이제는 지각 있는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갖고 실천해야 할 덕목처럼 받아들여진다.

말 그대로 ‘대세’이고 ‘유행’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분위기가 우리 환경의 장밋빛 미래를 담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생각이 든다. 왠지 무언가 빠진 것 같고 미흡하게 느껴지는 건 나만의 기우(杞憂)일까?

환경 문제의 핵심은 ‘지속 가능한 삶’에 있다. 문제는 이와 같은 환경의 방향성이 현재 우리 사회가 내달리고 있는 방향성과 엇박자를 놓고 있다는 데 있다. ‘지속 가능한 삶’이 ‘공존’과 ‘나눔’, ‘재생’, ‘지속’과 같은 가치를 지향하고 있다면 우리 현대 사회는 ‘경쟁’과 ‘소유’, ‘신생’, ‘변화’와 같은 가치가 우선시되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남과 공존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을 통해 남을 도태시켜야 하고, 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지식과 부에 대한 소유를 늘려야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보조를 맞춰야 하는 현대인에게 반복적으로 재생되는 것은 진부한 것이고 변하지 않고 지속되는 것은 곧 도태를 의미한다.

항상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하고 시류에 따라 이익에 따라 변해야 한다. ‘슬로우(Slow)’는 답답하고 ‘패스트(Fast)’는 경쾌하다. 현대인의 생존 환경이 이와 같을진대 그들에게 ‘지속 가능함’을 외친들 그것이 납득 될 수 있을 것인가? 아니 납득이 될지라도 온전히 몸과 마음으로 실천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현대사회를 이렇게 만든 데는 교육의 책임을 묵과할 수 없다. 작금의 교육현실을 보라.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말이 무색하게 매년 개정되는 급조된 입시정책과 교육과정은 ‘변화’와 ‘속도’를 지향하는 현대사회의 방향성과 기막히게 일치한다.

현장에서 우리가 하는 교육도 별반 다르지 않다. 오로지 입시만을 위한 공부, 입시가 끝나면 폐기처분되는 지식은 그 자체가 ‘인스턴트(Instant)’고 ‘쓰레기’다. 더 좋은 점수와 등급을 받기 위해, 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친구의 공책까지 훔치는 학교의 풍경과 대학을 서열화해 적성을 무시한 채 오로지 상위의 대학에 가기를 강요하는 입시지도는 살벌한 무한경쟁이 난무하는 현대사회에 대한 '친절한' 사회화 과정이다.

이와 같은 교육을 받고, 이와 같은 사회 속에서 온몸으로 하루하루 힘겹게 ‘생존’하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과연 ‘지속 가능한 삶’을 이야기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고, 또 그와 같은 사람들이 외치는 ‘지속 가능한 삶’이라는 것이 진정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이겠는가 말이다.

‘지속 가능한 삶’이 더불어 사는 것에 대한 가치를 지향하고 있는 것이라면 그것의 실천 역시 ‘연대’를 통해 가능할 것이다. ‘환경’만의 고립된 방법과 실천이 아닌 당대의 교육과 사회와의 가치 공유가 이루어져야 한다. 아니 교육과 사회의 인식과 시스템이 먼저 변해야 ‘환경’ 문제를 논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볼 때, 환경운동의 시발점은 교육운동과 사회운동에 있다고 하겠다. 교육의 틀을 바꾸는 운동을 해야 한다. 사회의 시스템을 바꾸는 운동을 해야 한다.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서, 우리 환경의 장밋빛 미래를 위해서.

<정리=최학진 기자>

최학진  blue@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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