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피플 칼럼
나노 공학? 나는 No다!
자연계 치명적인 부작용 발생 가능
나노물질 위험성 명확히 인식해야


질병으로부터 자신들을 구출하기 위한 용감한(?) 도전의 결과 인간들은 자연에서 항생제를 찾아내었고, 대자연의 저작권과는 한 마디 상의 없이 유사품을 고안 및 합성해 오랜 시간 즐겨 사용해 오더니, 이제는 자신을 포함한 온갖 생물들에게서 나타나는 부작용을 몸소 체험하고 나서 종류도 많은 항생제를 어디에 묻어야 안전한지 두꺼운 낯짝을 제대로 들지 못하고 고민하는 때가 됐다.

그들 앞에 모든 항생제에 전혀 먹혀들지 않는 슈퍼박테리아가 떡 하니 버티고 서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신들이 만든 항생제가 새로 개발되면 늘 ‘특수한 효과’를 가지고 있고, 미래의 모든 병원성 혹은 호전적 미생물들을 아무런 부작용 없이 전부 제거해 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호언장담을 신앙에 가깝도록 굳게 믿는 생물이다.

자연소재가 가지는 지혜로운 분해의 속도와 안전성, 여러 생물이 활용하는 재활용 가능성 과 기능 및 구조의 다양함이 주는 혜택을 채 이해하기도 전에, 인간들은 강철보다 단단하거나 거의 썩지 않거나 머리칼이나 거미줄보다 가늘며 질기다는 합성물질을 찾아내어 호화찬란한 미래가 준비되었다고 침이 마르도록 자신들의 업적을 칭찬해 왔다.

그러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플라스틱이 분해되지 않아서, PCB가 축적되어, 석면이 암을 일으켜서, 환경호르몬이 어째서…. 라며 자신들의 실수와 책임을 이야기하기 전 온갖 핑계 아닌 핑계를 대가며 과거의 물질을 대체할 새로운 물질, 새로운 합성의 세상을 기웃거리고 있다. 미처 어지럽힌 세상을 정리하지도 않은 채 말이다.

그들이 노리는 새로운 세상, 그것은 다름 아닌 극미의 세계, 나노라는 이름을 뒤집어쓴 물질이 지배하는 또 다른 합성의 세상이다. nano란 물리화학적 용어에 해당하는 척도의 개념으로 미터(m)로 예를 들자면, 밀리는 1/1000m, 마이크로는 1/100만m, 나노는 1/10억m을 나타낸다. 이보다 더 작은 피코, 펨토, 아토 등의 극미 세계를 표현하는 단위가 있으나 아직은 실생활에 등장하고 있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나노라는 단어에 정신 못 차리는 이유는 늘 그랬던 것처럼, 나노 세계가 상상할 수 없는 부가가치를 가진 소재와 공학적 산물 그리고 자신들의 마지막 희망이라 할 수 있는 불치병 치료의 희망까지를 담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과연 그럴까? 나는 절대 노(no)! 이다. 그렇다고 나노기술을 전부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우리가 알고 있는 나노세계, 나노물질들은 지금까지 인공적으로 합성하고 사용해 온 그 어떤 물질보다도 인간 스스로와 자연계에 가장 치명적인 부작용을 안겨줄 가능성이 큰데 이를 제재할 방법이 더디게 진행된다는 점이 걱정이다. 심지어 어떤 학자는 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나노물질의 합성 또는 제조 과정 중에는 환경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적 기술이라고 자랑까지 하고 있다. 스스로 지금은 나노공학의 초기 단계라 말하면서 어떻게 결론적인 말을 해 댈 수 있을지 궁금하다.

제조 과정 중에 문제가 없다면, 제조된 이후는 문제가 있다는 것일까? 그때도 과연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가 걱정해야 할 것은 제조 공정이 아닌 실제 사용된 이후 문제다. 생물의 몸속에 유입되어 전혀 분해되지 않고 안정성이 유지된다면, 분해로 부작용을 나타내던 과거의 각종 화합물질보다 더 위협적이고 두려운 존재로 탈바꿈 할 것은 뻔하다.

어떤 교수는 나노공학, 나노탄소튜브의 세계적 대가이다. 그가 발표하는 모든 논문은 세계 최고의 업적으로 인정받는다. 물론 이러한 업적은 인정받아야 하고 그분의 연구세계는 존경받아야만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2003년 미국화학회에서는 이 탄소튜브가 가지는 독성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탄소 나노물질을 쥐의 폐에 주입시키자 질식사한 연구결과를 인용한 것이다. 또한 2007년 2월 미연방환경보호국(EPA)은 나노탄소로 제작된 야구 배트가 파손되어 나노입자가 방출될 경우 물과 대기를 오염시킬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고, 같은 해 8월20일 유명 학술잡지에서는 선크림에 사용된 나노물질의 위험성을 제기한 환경단체의 경고를 인용 보도하고 있으나, 미국 정부도 어정쩡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문제다.

늘 제조 과정의 문제는 없다고 이야기한다. 그때는 뭉쳐진 덩어리를 만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은 ‘사용자의 부주의’라는 파손 이후, 즉 자연적인 분해 이후의 문제는 단 한 번도 걱정할 필요가 없는 듯하다. 지금 우리 주변은 나노공학으로 둘러싸이기 시작했다. 섬유, 화장품, 전자제품, 생활가구, 심지어 콘돔에 이르기까지 나노라는 단어를 집어넣지 않으면 마치 함량 미달인 제품인 것처럼 생각되는 시대가 되었다. 지금 밖으로 나가 시장을 구경해 보라. 어느 순간 인류를 위협하게 될지 아무도 모를 나노세계, 나노공학이 넘쳐나고 있다.

나노 공학? 나는 No 하고 싶다.

이 아름다운 세상이 NaNo물질로 인해 끔찍하게 망가지는 것을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박순주  psj29@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순주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포토뉴스
[포토] 대한건설보건학회 후기 학술대회
[포토] 한국물환경학회-대한상하수도학회 공동학술발표회 개최
[포토]최병암 산림청 차장, 생활밀착형 숲 조성사업 준공식 참석
[포토] ‘제22회 아름다운 화장실 대상’ 시상식 개최
수원에서 첫 얼음 관측
여백
여백
여백
오피니언&피플
제9대 임익상 국회예산정책처장 임명제9대 임익상 국회예산정책처장 임명
김만흠 국회입법조사처장 취임김만흠 국회입법조사처장 취임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