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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연료, 온실가스를 방출하나?
숲과 밭을 일구는 것이 휘발유보다 많은 탄소 배출
다국적 종자업체 GM 이용 바이오 연료 생산 부추겨


바이오 연료 곡물을 더 많이 생산하여 사용하면 온실가스 방출을 감축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가시킬 수 있다는 논쟁적인 연구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폴 크러젠 박사팀은 ‘대기화학 및 물리학 논고’ 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평지씨(rapeseed), 밀, 보리, 귀리, 옥수수 등 바이오연료 작물들이 방출하는 아산화질소(N2O)로 인해 지구온난화를 더욱 촉진한다는 사실을 계산을 통해 밝혀냈다. 폴 크레젠은 산화질소류가 오존의 분해를 촉진하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힌 공로로 1995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바 있다.

티모시 서칭거(Timothy Searchinger) 박사도 바이오연료 작물을 키우고자 숲과 밭을 일구는 것이 휘발유가 방출하는 탄소보다 더 많은 막대한 양의 탄소를 대기 중으로 배출한다는 결과를 '사이언 '지에 발표했다. 이 논문에서는 미국에서 에탄올 생산을 위해 옥수수를 경작하는 밭에서 탄소의 순배출량을 줄이려면 167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인도네시아 열대우림을 갈아엎고 바이오연료 플랜테이션 농장을 만든다면 탄소 순배출량 감소까지는 423년 소요되며, 브라질의 우림을 없애고 바이오연료를 위한 콩밭을 만드는 경우엔 319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크러젠 박사나 서칭거 박사의 연구가 지나친 단순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반론도 있다. 아산화질소는 이산화탄소와 메탄에 이어 3번째로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주는 온실가스다. 아산화질소는 이산화탄소보다 대기 잔류 능력이 높아 100년 이상의 장기적이 결과는 이산화탄소의 300여 배나 된다. 하지만, 이산화탄소는 전체 온실 효과 중 9-26%, 메탄은 4-9%를 일으키며 전체 온실 가스 중 아산화질소의 역할은 낮다는 것이다.

농업 분야에서 발생하는 가스 중 메탄가스는 농경지와 축산농장에서 발생하고, 아산화질소는 질소비료와 축산분뇨에서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질소비료의 사용량을 줄일 경우, 아산화질소의 배출량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논쟁과 관련하여 주목해야 할 것은 현재 바이오 연료 사업으로 가장 많은 경제적 이윤을 획득하고 있는 집단이 바로 초국적 농식품 복합체라는 사실이다. 몬산토와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 농기계제조업체 디어, 듀폰 등은 ‘풍부한 식량’과 에너지를 위한 연대(AAFE)라는 바이오 에너지 로비단체를 결성하여 곡물을 이용한 연료 사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특허를 가지고 있는 GM 종자로 바이오 연료 곡물을 생산하고 있다.

2006년 전 세계 특허 종자시장의 규모는 무려 196억 달러(19조 6000여억 원)에 달했으며, 전체 종자시장의 85.6%가 특허 종자였다. 그뿐만 아니라 상위 10대 종자기업은 특허 종자시장의 64%를 점유했다. 초국적 농식품 복합체는 특허 종자를 매개로 농약, 살충제, 제초제를 패키지로 판매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2006년 현재 전 세계 종자시장의 규모의 규모는 229억 달러에 달하며 상위 10대 종자기업이 125억 5900만 달러로 55%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이들 상위 10대 종자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1996년에는 26%에 불과했으나, 2004년에 49%에 이르렀으며, 2006년에는 전체 시장의 55%를 차지하게 되었다.

세계 1위 종자기업인 모산토사는 200년 40억 2800만 달러어치의 종자를 판매했으며 세계 2위 종자기업인 듀퐁, 신젠타사는 2006년 17억 4300억 달러어치의 종자를 판매했다. 몬산토, 듀퐁, 신젠타 등 상위 3대 기업은 85억 5200억 달러어치의 씨앗을 판매하여 전체 종자시장의 44%를 점유했다.

따라서 바이오 연료 곡물 산업의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GM 곡물을 생산하는 초국적 농식품 복합체의 이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될 것이다.

기후변화에 의한 식량생산 감소보다 앞서 정치경제학적인 문제로 말미암아 식량 위기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세계 62억 인구 중 거의 8억 5천4백만 명가량이 일상적으로 굶주림의 고통을 당하고 있으며, 5세 이하의 어린이 3만 4천 명이 매일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 1년에 1천2백만 명의 사람이 굶주림으로 사망하고 있다.

따라서 기후변화를 완화하기 위한 대책의 하나인 바이오 에너지 정책이 오히려 식량위기를 악화시키는 역설이 현실에서 나타나고 있다.


유재형  webpoem@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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