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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단의 별 박경리 선생 별세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소설 ‘토지’의 저자 박경리(朴景利) 선생이 5일 오후 3시경 별세했다.

박경리 선생은 지난달 4일 뇌졸증 증세로 서울 아산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 왔으며, 지난해 7월에는 폐에 종양이 발견됐으나 본인이 고령을 이유로 치료를 거부하고 원주 토지문화관에서 작품활동을 계속해 오며 최근 현대문학 4월호에 8년여 만에 신작시 3편을 발표하기도 했다.

소설가 박경리 선생은 주로 인간의 내면세계를 깊이 있게 그려낸 문제작을 발표했다. 1955년 김동리의 추천을 받아 단편 〈계산 計算〉과 1956년 단편 〈흑흑백백 黑黑白白〉이 〈현대문학〉에 발표돼 문단에 등단했다.

‘현대문학’에 단편 〈군식구〉 〈전도 剪刀〉 〈불신시대〉 〈영주와 고양이〉 〈반딧불〉 〈벽지 僻地〉 〈암흑시대〉 등의 문제작을 계속 발표했다. 1950년대 중반까지는 주로 단편을 쓰다가 1959년 〈표류도〉(현대문학, 1959. 2~10)를 발표한 뒤로는 주로 장편을 썼으며, 1963년 단편 14편을 모아 소설집 〈불신시대〉를 펴내면서 작가로서의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이 〈불신시대〉로 ‘제3회 현대문학 신인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녀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토지〉는 1969년부터 1994년까지 25년간 집필된 대하소설로 1890년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를 배경으로 했으나 역사소설로 굳어진 것은 아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은 과거에 실존했던 인물이 아니라 작가의 상상력이 빚어낸 인물들이다. 또 이 작품은 몇몇 제한된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지 않고 '평사리'와 '간도'의 주민들 전체를 다 주인공으로 등장시키고 있다. 이는 곧 작가의 시점이나 화법이 자유롭고 선악관에 의해 인물이나 상황 및 사건을 저울질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해준다.

암 선고와 사위 김지하의 투옥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토지〉의 집필을 계속하여 그녀는 윤씨부인-별당아씨-서희 그리고 그 자식들의 세대에 이르기까지 4대에 걸친 인물들을 통해 민중의 삶과 한(恨)을 새로이 부각시켰고 이로써 한국문학사에 큰 획을 그었다고 할 수 있다.

소설집으로 〈표류도〉(1959)·〈김약국의 딸들〉(1962)·〈가을에 온 여인〉(1963)·〈파시〉(1965)·〈박경리단편선〉(1976)·〈박경리문학전집〉(1979)·〈토지〉(1989) 등이 있다. 1957년 현대문학상, 1959년 내성문학상, 1965년 한국여류문학상, 1972년 월탄문학상, 1991년 인촌상 등을 받았다.

박경리 선생의 장례식은 5일장으로 치러지며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다.

원주시는 박경리 선생이 1980년 원주시 단구동 742번지 토지문학공원에 정착한 이래 1994년 8월 15일 집필 26년만에 ‘토지’를 탈고하는 등 선생에게 제2의 고향과도 같은 장소였다.

따라서 원주시는 5일 6시경 원주시장 김기열의 분향을 시작으로 9일까지 토지문학공원에 분향소를 설치 운영하고, 오는 8일에는 낮 12시경 토지문화관을 거쳐 단구동 토지문화공원에서 노제를 지낸후 오후 3시경 장지인 통영으로 출발해 9일 오전 장례를 마무리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석화  hk53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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