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대표적인 음료가 된 커피와 빼놓을 수 없게 된 와인. 커피와 와인에도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대량 생산을 위해서 커피나무와 포도나무에 사용하던 화학비료를 뒤로하고 긴 시간의 정성을 담은 유기농 커피와 와인 생산량이 점차 늘고 있다. 특히 커피의 경우 환경보호와 더불어 빈국을 돕는 페어트레이드에도 동참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편집자주>
Sun 커피 vs Shade 커피
반면 그늘진 곳에서 자란 커피나무로부터 수확한 커피는 쉐이드(shade) 커피라 일컫는데 대부분 유기농 커피다. 유기농 원두를 재배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3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어떤 화학비료나 약품도 첨가되지 않은 유기농 커피나무는 자연스레 다른 식물과 함께 자라게 되고 키가 작은 커피나무는 다른 나무들의 그늘에 가리어 함께 성장한다. 커피 수확에 필요한 최소 3년이라는 시간을 3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성장촉진제와 화학비료를 사용해 재배하는 방법으로 일반커피 재배법이 이에 해당한다. 각종 공해와 스트레스로 찌든 현대인의 삶 속에서 바쁜 일상은 자연스러운 일이겠지만, 커피 한 잔을 통해 갖는 휴식시간만큼은 자연의 섭리에 따라 충분한 시간을 들여 재배된 유기농 커피와 함께해 보는 것이 어떨까.
동티모르의 유기농 커피
2005년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한 동티모르. 동티모르는 인도양에 위치한 섬나라로 세계 최 빈국중의 하나이다. 식민지 생활에서 막 벗어난 동 티모르의 유일한 생계수단은 다름아닌 커피나무.
야생에 널려있던 커피나무로부터 수확한 커피는 선택의 여지 없이 100% 친환경, 유기농 커피인데 그 이유는 커피 생산량을 늘리고 수확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화학비료나 농약을 구매할 경제적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이다. 직접 원두를 수확해 껍질을 벗기고 세척하고 건조하는 과정이 모두 수공으로 이루어지는 동 티모르산 유기농 커피는 최근 유럽의 대기업들이 싼 값에 이를 매입하고 있어 그들에게는 더 나은 수입을 기대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이에 일본에서 제 값을 주고 동티모르의 커피를 사주는 운동을 시작했고 우리나라 역시 YMCA에서 동티모르산 유기농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순수한 유기농커피를 구매함과 동시에 빈국의 경제에 일조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기회를 누릴 수 있다.
Organic 와인
▲ 포도주 저장고. |
좀 더 건강한 나무에서 자란 포도, 그로부터 빚어낸 효모를 이용해 발효한 와인이야말로 친환경과 건강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휴식에 필요한 것 아닐까? 유기농 와인농가에서는 땅의 기운을 살려내기 위해 일정 기간 동안 밭을 놀리기도 하고 인위적 압착을 가하지 않아 탱크에서 포도자체의 무게로 자연스레 눌리기를 기다리기도 하며 충격완화를 위해 오크통에 바퀴를 달기도 한다.
칠레의 유기농 와인 알티플라노
동쪽은 안데스 고원, 서쪽은 태평양, 남쪽은 파타고니아 빙산, 북쪽은 아타카마 사막으로 둘러싸여 있는 칠레는 지리적으로 독립적인 포도원으로 유기농 포도 재배가 가능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알티플라노’는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와인 회사와 제휴해 유기농 와인을 생산하고 있으며 2년간 숙성해 부드럽고 신선함이 느껴지는 복합한 향을 가진 와인이다. 가격대비 최고의 맛이라고 추천하는 이들이 많으니 와인을 고를 때 고려해 봄직 하다.
▲ 포두주 저장고 내부. |
이처럼 유기농 와인과 유기농 커피의 공통점은 모든 공정에서 재배자의 노력과 애정이 뒷받침된다는 사실이다. 하나하나 직접 따는 커피, 자연스런 압착을 위해 긴 시간의 기다림을 견디는 노고가 자연의 맛과 향기를 우리 식탁으로 가져다 준다. 현대인의 대표적 음료라 해도 과언이 아닐 커피와 한가로운 주말의 행복한 저녁식사에 빠질 수 없는 단골손님인 와인. 진정한 웰빙을 추구하는 친환경주의자라면 3~5년에 걸쳐 느긋하게 생산된 자연의 산물인 유기농 커피와 와인을 통해 순수한 땅의 기운, 열매의 향기를 느껴보는 것도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글ㆍ사진=장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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