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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동 ‘영주댐’수질개선 목표로 1조1000억 투입했지만 녹조 주범으로 전락

[환경일보]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단골손님처럼 영주댐이 도마에 올랐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환경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수자원공사(이하 수공)를 상대로 “목적 달성에 실패하고 국민세금 낭비하는 영주댐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6년 7월 시험담수를 시작할 때부터 영주댐에 채운 물은 녹조로 가득했다. 특히 올해는 역대 가장 긴 54일의 장마를 기록했는데, 유일하게 영주댐에만 녹조가 남아 있을 정도였다.

게다가 영주댐이 건설되면서 상류에서 공급되던 모래의 흐름이 차단돼 영주댐 하류에 위치한 회룡포 백사장에는 주먹 크기의 돌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또한 명사십리(明沙十里)로 유명했던 선몽대 일원에는 풀과 버드나무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별다른 기능도 하지 못하는 댐이 경관만 망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게다가 댐 본체 상류 13㎞ 지점에 ‘유사조절지’라는 부속댐을 만들면서 영주댐 밑으로 모래 공급이 원천적으로 차단돼 우리나라 유일의 모래강이던 내성천도 변하기 시작했다.

영주댐 하류에 있는 무섬마을(중요민속문화제 제278호)은 마을을 둘러싼 백사장과 외나무다리로 유명한 곳인데, 영주댐 건설로 백사장이 본모습을 잃자 결국 수공에 요청해 댐 상류에 있는 모래를 옮겨서 뿌리는 작업을 했다.

물이 맑고 고운 모래가 많은 내성천은 2006년 국립환경과학원 수생태계 조사에서 흰수마자의 상대풍부도가 16.6%를 보일 정도로 국내 최고의 흰수마자 서식처였다.

그러나 내성천이 망가지면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흰수마자가 사라졌다. 대구지방환경청이 ㈜생물다양성연구소에 용역을 의뢰한 내성천 생태건강성 조사연구 보고서(2017.1)에서도 “내성천은 시간이 지날수록 육상화와 장갑화가 심화되는 실정”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이에 수공이 수억원의 돈을 들여 흰수마자 치어를 방류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담수어류 전문가들은 “아무리 많이 부화시켜서 내려 보내도 살아갈 서식지가 없는 상황에서는 아무 의미가 없는 일”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1조1000억원이나 투입된 영주댐 건설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낙동강 중‧하류의 수질개선용수 확보를 통한 수질 개선이었다. 여기에 내성천 본류 연안지역의 홍수재난 방지와 함께 경북 북부지역(영주, 상주)의 안정적인 용수공급이 목적이었다.

그러나 영주댐 건설로 수질이 개선되리라는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영주댐은 2018년 수문을 완전 개방할 때까지 수질을 논하는 것이 민망할 정도로 녹조와 악취가 끊이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영주댐을 남겨놓으면 수질 개선을 위한 불필요한 대책 및 예산 낭비가 예상된다”며 “설령 수질이 개선되더라도 영주댐의 평균 갈수량이 낙동강 본류에 비해 매우 적어 낙동강 상류 수질 개선이라는 목적은 달성하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렇다고 영주댐을 당장 철거하는 것도 쉽지 않다. 지역 여론도 무시할 수 없지만, 책임 지기 싫어하는 공직사회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있을 때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에, 차일피일 미루며 책임져야 하는 사람들이 모두 퇴직한 후에야 가능해질 것이다. 당장 4대강 ‘보’ 처리만 해도 이번 정부 임기 내 해결은 물 건너간 상태다. 영주댐의 앞날이 암울하다.

편집국  pres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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