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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체험동물원 왜 해야 하나돈과 놀이 위한 생명경시 활동 그치고 관련 법 개정해야

부족한 재정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체험동물원을 설치하려는 지자체들이 늘고 있다. 겉으로는 생생한 체험교육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생명을 놀이의 도구로 이해하면서 인성을 해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은 무시되고 있어 문제다.

최근엔 지자체 청사 내에 실내 체험동물원을 건립하려는 움직임까지 벌어지고 있다. 지역주민들과 지자체 의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민간투자를 유치해 버드파크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 곳엔 앵무새, 펭귄 등 조류와 열대 양서류, 파충류, 다람쥐 등이 전시, 체험된다.

체험동물원은 토끼, 기니피그, 파충류, 조류 등을 일정 공간에 가두고 방문객들로 하여금 먹이주기나 쓰다듬기 등을 체험토록 제공하는 철저히 인간중심의 일회성 놀이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살아가기 적합한 사육환경이 아닌 상태에서 사람들과의 과도한 접촉 스트레스에 의해 숱한 동물들이 죽어나가고 있다. 그런데 전국적으로 이와 유사한 곳들이 적지 않다.

수족관이나 아쿠아리움에서는 돌고래 같은 높은 지능의 해양포유류들을 좁은 수조에 가둬두고 사람들을 부른다. 사람들에게 단기간 볼거리를 제공하다가 얼마 버티지 못하고 스트레스로 죽고 만다.

고양이 카페 대부분은 열악한 번식장이나 펫샵에서 고양이를 사온다. 그런데 유기묘를 입양한다고 하고는 장사 속으로 고양이를 강제 번식시켜 판매하는 곳도 적지 않다.

결국 더 많은 고양이들이 공장에서 물건 만들 듯 생산되고 열악한 환경에서 살다가 죽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고양이 카페 방문 자체를 거부하거나 유기묘 입양 카페 여부를 철저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진정 동물과의 교감을 원한다면 자연 상태의 생태관광지를 찾거나 동물보호소를 찾는 것이 맞다.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돈을 내고 도시 내 인위적으로 조성된 편리한 공간에서 동물들을 보고 만지도록 하는 것은 진정한 교육이라고 할 수 없다. 오히려 생명경시와 동물학대로 이어지면서 역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지양해야 한다.

이미 기존에 만들어진 체험동물원들에서 여러 문제들이 확인되고 있다. 인수공통전염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접촉관리는 무시된 채 먹이주기 체험이 계속되고 있다. 동물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상처 입은 동물들이 방치되다 죽는 일들도 다반사다.

동물보호단체들이 제공하는 자료와 사진, 체험담들은 돈을 벌기 위해 인간이 동물들에게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 지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이런 것을 두고 교육이니 체험이니 하는 단어를 붙이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나라 전체가, 전 세계가 인내하며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체험동물원을 고집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정부가 이를 허용하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정부는 문제의 소지를 초기에 차단할 수 있도록 소규모 동물원 관법을 서둘러 개정해야 한다.

체험동물원을 운영하고 있는 지자체들은 지금이라도 식물원이나 수목원으로 전환하는 장기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길 기대한다. 잘 못된 건 빨리 바로잡을수록 좋다.

편집국  iskimbest@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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