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피플 사설
장점마을의 비극, 환경부는 무엇을 했나국립환경과학원 2018년 암 발병 가능성 지적했지만 환경부 비료 유통 허용

[환경일보] 지난해 국립환경과학원은 장점마을 주민들에게 나타난 피부암, 담낭암 등이 인근 비료공장에서 발생한 다환방향족탄화수소류(PAHs) 등 발암물질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주민건강 관찰(모니터링)과 피해구제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인근 비료공장인 (유)금강농산 사업장 내부와 장점마을 주택에서 발암물질로 알려진 다환방향족탄화수소류(PAHs)와 담배특이니트로사민(TSNAs)이 검출됐다.

TSNAs 가운데 특히 NNN(Nicotine-nitrosamine nitrosonornicotine), NNK(N-nitrosamine ketone) 물질은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지정한 1군(group 1) 발암물질이다.

또한 비료공장 설립(2001년) 이후 주민 99명(2017년 12월31일 기준) 중 22명(23건, 국립암센터 등록기준)에게 암이 발생했다. 이 중 14명은 사망했다.

환경부 조사결과 비료공장은 퇴비(교반 공정)로 사용해야 할 연초박을 불법으로 유기질 비료 원료(건조 공정)에 사용했으며, 허술한 방지시설 관리로 건조 과정 중 휘발되는 연초박 내 담배특이니트로사민(TSNAs) 등 발암물질을 제대로 처하지 않고 대기 중으로 배출해 장점마을에 영향을 줬으며, 이로 인해 비료업체와 주민 암 발생간의 역학적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비료공장은 오염물질을 걸러내는 방지시설을 거치지 않고 발암물질을 그대로 공기 중에 배출하다가 적발됐으며, 2015년에는 연초박을 유기질 비료 원료로 사용했다는 ‘폐기물 실적 보고’를 받고도 익산시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고 결국 업체의 탐욕과 지자체의 부실한 관리가 부른 인재로 이어졌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주민들은 2017년 건강영향조사를 청원하며 연초박 비료공장을 집단 암 발병의 원인으로 지속적으로 지목했다.

환경부는 2018년 7월 연초박 발암물질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건강영향평가 중간보고를 받고도, 2019년 11월에서야 공식적으로 공장 배출 오염물질과 주민 발암 간 역학적 관련성을 인정했다.

그런데 환경부는 2018년 7월 연구 중간보고를 통해 인지하고도 2019년에도 채소 생산을 위한 비료를 만드는 업체에게 공급되도록 허용했다. 유통된 연초박의 규모는 284.52톤으로, 기존과 동일하게 퇴비의 원료로 재활용됐다.

게다가 농촌진흥청은 2020년 9월에서야 연초박을 비료 원료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그 사이에도 연초박은 계속 비료 원료로 유통됐다.

연초박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지역주민들의 목소리에 지자체가, 중앙정부가 조금만 더 일찍 귀를 기울였다면 어땠을까? 공무원을 국민의 공복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참사다.

편집국  press@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편집국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포토뉴스
[포토] 대한건설보건학회 후기 학술대회
[포토] 한국물환경학회-대한상하수도학회 공동학술발표회 개최
[포토]최병암 산림청 차장, 생활밀착형 숲 조성사업 준공식 참석
[포토] ‘제22회 아름다운 화장실 대상’ 시상식 개최
수원에서 첫 얼음 관측
여백
여백
여백
오피니언&피플
제9대 임익상 국회예산정책처장 임명제9대 임익상 국회예산정책처장 임명
김만흠 국회입법조사처장 취임김만흠 국회입법조사처장 취임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