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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
기록적인 폭우 속에서 살아남는 개미들의 생존 전략
이례적인 장마와 계속되는 이상기후 현상,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남은 개미들

환경부와 에코맘코리아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매월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개미들 <사진=이한울 학생기자>

[그린기자단=환경일보] 이한울 학생기자 = 집 근처 공원은 아이들이 개미집에 물을 뿌리며 장난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아이들 해맑은 표정을 하고 있지만 개미들에겐 자신들의 거처와 목숨을 위협받는 재해이다.

1998년 개봉한 애니메이션 ‘벅스 라이프’에서 개미들에게 비 한 방울은 마치 운석과 같은 느낌으로 묘사됐다. 비 한 방울도 버거워 보이는 작은 개미들은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다음 날에도 버젓이 살아서 먹이를 나른다.

지난 두 달간 하늘은 구멍 뚫린 듯 비를 쏟아냈다.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최장기간의 장마로 기록됐으며, 강수량 또한 2006년 이후 가장 많다고 한다. 이로 인해 곳곳이 침수되고 막대한 재산피해에 이어 인명피해까지 발생했다.

사람들도 이렇게 많은 피해를 입고 피해 복구에 많은 시간이 필요로 하는데, 땅속에 집을 짓고 사는 개미들은 비가 그치고 난 뒤 바로 모습을 보인다. 사람의 기준으로 볼 때는 집 전체가 물에 잠긴 격인데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조그만 개미들도 다 살 방도가 있다.

사실 대부분의 경우에는 물에 완전히 잠기지 않는다. 개미들은 비가 오는 경우를 대비해 몇 가지 장치를 해놓는다. 우선 첫째, 비가 오는 상황에서도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지역에 흡수력이 좋은 토양으로 집을 짓는다.

두 번째, 개미집을 설계할 때 우천 시 일부가 무너지게끔 설계한다. 입구 쪽 통로 한쪽을 막고 다른 쪽으로 길을 뚫어 애벌레, 번데기 등을 운반해 생존한다. 마지막은 기후를 예측해 담의 높이를 평소보다 높게 하는 것이다.

개미는 외골격의 무수한 구멍으로 숨을 쉰다. 그 구멍을 통해 대기압 변화를 감지하고 대기압이 떨어질 때 비가 옴을 예측한다. 개미가 평소보다 바쁘게 움직이거나 개미집 입구의 담이 높으면 비가 내릴 확률이 크다.

생존을 위해 발전한 불개미의 놀라운 능력

하지만 요즘같이 이 모든 것을 무시할 만큼 비가 많이 내려 땅 자체가 잠기게 되면, 보통은 기존 집을 버리고 새로운 집을 찾거나 개미집 통째로 휩쓴다.

이런 극한 상황에서 특이한 행동으로 살아남는 종이 있다. 바로 불개미이다. 불개미는 불개미 속에 속하는 개미의 한 종류로 화의라고도 불린다. 이 불개미들은 여느 개미들과 같이 무리를 지어 생활하다가 폭우 또는 홍수를 만났을 때, ‘뗏목’을 만들어 그곳을 탈출한다.

이 뗏목이라 불리는 뭉침 현상은 많게는 수백만 마리가 서로의 다리를 물며 공과 같은 형태를 갖추는데, 평균 접점이 14회 정도로 일반 축구공보다 훨씬 안정적인 형태라고 밝혀졌다. 여왕개미와 애벌레, 알 등을 중간에 숨기고. 공기층을 만들어 아래 개미들도 숨을 쉴 수 있게 하는 실로 놀라운 구조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뗏목을 만들어 길게는 3주까지 마른 지역을 찾아 이동한다. 이런 현상은 잦은 홍수와 범람에서 터득한 생존 전략이다.

개미는 우리 인류가 출현하기 훨씬 이전인 중생대 백악기 중후기서부터 생존해 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양한 환경 변화에도 힘을 합쳐 적응하며 살아왔다. 이상기후 현상으로 피해가 늘어나는 지금 우리는 불개미의 사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그들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무릎 쓰고 힘을 합쳐 새로운 터전을 위해 나아간다. 다른 개미들도 가까운 미래를 예측해 대비하고 살아나간다. 이를 교훈 삼아 증가하는 이상 기후현상의 반복을 가볍게 넘기지 말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김봉운 기자  bongwn@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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