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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
‘지구의 허파’ 맹그로브 숲, 파괴 주범 식탁 위 블랙타이거 새우
2050년, ‘탄소 저감, 기후 가열 방지하는 맹그로브 소멸 위기’
맹그로브 숲 지키기 위해 소비자로서 관심과 책임의식 필요

환경부와 에코맘코리아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매월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말레이시아 맹그로브 숲 <사진 = 권수려 학생기자>

[그린기자단=환경일보] 권수려 학생기자 = 우리는 냉장, 냉동 등 보관 방법과 빠른 배송 등으로 마음만 먹으면 전 세계의 먹거리를 언제든 먹을 수 있는 행복한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무심코 먹은 먹거리가 생태계를 파괴하고 자연재해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시킬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생각하고 소비하는 책임 있는 소비자가 돼야 한다.

생태계 평형을 이루고 자연재해를 막아주는 ‘맹그로브(mangrove)’가 인간에 의해 파괴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새우 양식장의 증가이다. 한국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새우 수입을 많이 하는 나라로 새우는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음식 재료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새우 양식장은 수만 년 동안 인류의 곁을 지켜주던 맹그로브를 파괴하고 있다.

열대우림의 5배 탄소 흡수 능력을 가진 ‘지구의 허파’ 맹그로브 숲

한국에서는 생소한 맹그로브는 열대·아열대 갯벌이나 하구에서 숲을 이루는 나무이다. 맹그로브는 80~100종에 달하며, 전 세계에 걸쳐 약 123개국에 분포돼 있다.

맹그로브 숲의 규모는 15만km²로 한반도 면적의 3분의 2의 규모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스페인 국제개발협력기구(AECID)의 공동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맹그로브의 탄소 흡수 및 저장 능력은 1ha당 평균 1012톤이다.

열대우림보다 최대 5배 높은 탄소 흡수 능력을 가진 맹그로브 숲은 오랜 기간 토양에 저장된 양을 포함해 연간 전 세계 맹그로브 숲이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2280만 톤이다. 이것은 자동차가 지구를 2741 바퀴 도는 양과 같다. 또한 맹그로브 숲은 3000여 종 이상의 해양생물, 육상동물, 조류와 멸종위기종의 서식 환경을 제공한다.

급증하는 새우 양식 <자료출처 = Steffen et al, 2015>

뿐만 아니라 맹그로브는 해수면 상승을 방지하며 태풍·쓰나미와 같은 자연재해를 막는 자연 방파제 역할을 하여, 자연재해로부터 인간을 보호한다. 하지만 현재 전 세계 맹그로브 숲의 25%가 파괴됐다. 맹그로브 숲 파괴의 주범 중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식탁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새우’이다. 즉, 맹그로브 숲의 파괴는 명확한 인재(人災)인 셈이다.

고작 ‘3년’ 새우 양식을 위해 파괴된 맹그로브 숲

과학 저널 ‘사이언스’에 따르면, 기후과학자들은 지구 가열을 차단하는 최후의 보루인 맹그로브 나무가 2050년에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는 충격적인 발표를 내놓았다. 맹그로브는 지구가열, 무분별한 개발, 새우양식장 등으로 인해 25% 이상이 파괴됐다.

맹그로브 파괴의 원인 중 새우양식장은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서 천연 영양분이 많은 맹그로브 숲은 블랙타이거 새우의 양식장으로 변해 가고 있다. 새우에 대한 수요가 많아진 만큼 열대지방 해양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은 파괴됐다.

새우양식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독성물질과 전염성 세균을 발생시켜 3년마다 폐기된다. 양식업자들은 새로운 양식장을 위해 다른 맹그로브 숲을 파괴한다. 새우 양식장을 건설할 때, 맹그로브 뿌리를 뽑기 위해 약 2m의 퇴적물을 드러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맹그로브 뿌리에 저장된 이산화탄소가 배출돼 기후위기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그러나 모순은 새우 양식장을 건립하기 위해 파괴된 1만km²의 맹그로브 숲에서 자라는 새우는 0.5t에 불과하다.

인류가 원하는 새우 0.5t을 위해 맹그로브 숲을 터전으로 서식하는 로열 벵갈 호랑이, 자바코뿔소, 피그미세발가락나무늘보, 코주부원숭이 등은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또한, 맹그로브 숲 파괴가 가져오는 비극은 인간에게 돌아오고 있다.

태풍, 해일 등 자연재해로부터 인류를 보호해주는 맹그로브 숲이 파괴됨에 따라 맹그로브 숲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 2004년 인도네시아에서 22만명 이상 사망자를 냈던 규모 9.1 지진 및 지진해일과 2018년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을 강타한 규모 7.5 지진 및 지진해일도 ‘맹그로브 숲의 감소’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맹그로브 숲을 지키기 위한 윤리적 소비 지향

인도네시아 환경산림부는 ‘훼손된 맹그로브 숲을 복원하는 데만 최소 226년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세계에서 새우 수입을 많이 하는 한국은 맹그로브가 사라지고 있는 현실에 대한 책임을 피해갈 수 없다.

ASC(세계양식 책임관리회, Aquaculture Stewardship Council)마크는 서식지 보호와 해양오염을 최소화하는 지속 가능한 양식장을 갖춰야만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소비자로서, ASC 인증마크를 확인하고 구매하는 윤리적 소비를 지향해야 한다.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생산된 제품인지 관심을 가지는 행동의 시작이 해양생태계의 보루인 맹그로브 숲을 지키는 첫 발걸음이 될 것이다. 그리고 결국 인간을 살리는 길이 될 것임을 알아야 한다.

김봉운 기자  bongw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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