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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탄생과 성장, 소멸을 담다···서양화가 서인천[서양화가 김중식이 만난 뻔FUN한 예술가 ㊵] 서인천 작가
INTO THE NATURE 60호M watercolor on paper

[환경일보] ‘INTO THE NATURE’은 나의 작업에서 대상을 표현해나가는 공통된 주제다. 모든 만물이 태어나고 성장하며 소멸해 나가는 과정을 ‘자연 속으로’라는 주제로 표현해나가고 있다. 초기 작업에서는 ‘자연 속으로-순환’, ‘자연 속으로-생성’, ‘자연 속으로-생동’ 등과 같이 소주제를 붙였으나 현재는 ‘INTO THE NATURE’이라는 주제로 작업하고 있다.

작업은 순수한 투명 수채화로만 제작해 오고 있는데, 이것은 물의 유동적인 물성이 나의 작업과 알맞기 때문이다. 작품의 제작 과정은 전체적으로 화지에 물을 바른 뒤 수채화 지가 충분히 젖은 상태에서 채색해 들어간다. 이는 채색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번짐이나 화지 위의 색의 혼합으로 인해 자칫하면 실패하게 되는 고도로 숙련된 작업이다. 따라서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많은 실패의 과정을 거쳐서 기능적 부분이 숙련되고 완성되어 가는 작업이라 생각한다.

창의적이란 단순히 대상의 새로움이거나 표현 방식의 새로움, 또는 논리적 새로움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있다. 그러나 수채화는 재료의 특성상 쉽게 접할 수 있는 친숙함이 있는 대신 자신이 추구하는 대상을 표현하는 데에는 많은 기능숙련의 기간이 필요하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길에서 꽃눈이 오는 것을 보았다. 어떤 이는 산책을 즐기고, 어떤 이는 자리를 깔고 앉아 담소를 나누기도 한다. 이런 한가롭고 아름다운 날, 떨어지는 꽃잎들이 바람에 날리는 모습을 약간의 현기증과 함께 한참을 바라보며, 꽃눈이 내리는 모습에 취해있었다. 그리곤 화실에서 ‘꽃-멀미’란 제목으로 두 달 동안 벚꽃을, 흩날려 떨어지는 꽃이 아닌 싱그러운 벚꽃을 그렸다.

봄이 오는 길목이나 녹음이 푸르른 여름, 단풍과 결실의 계절 가을, 하얀색 겨울···. 시간이 흐르는 그 지점에 있는 모든 자연의 모습들이 놓칠 수 없는 장면들이다. 오늘과 내일이 같지 않고, 올해와 내년도 같지 않다. 맞이하는 모든 자연의 대상들이 새로움의 연속이다. <작가노트 중에서>

놓칠 수 없는 새로움 ‘자연 속으로’ 빠지다

꽃-멀미 30호F watercolor on paper

작품의 재료 사용은 화가 개인의 성향과 의도에 따라 변화한다. 작업을 해 나가는 데 있어 화가는 많은 요소를 고려한다. 먼저 자신의 체질에 맞는 재료를 선택해 그 기법을 개발하고 숙련하는 데 오랜 시간을 들여야 한다.

나아가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구축시키는 노력과 실험을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어쩌면 평생 화가가 짊어지고 가야 할 일일 것이다. 이러한 노력과 실험이 다른 작가와의 개별성과 독창성, 현대성을 낳게 한다.

자연속으로-생동 12호P watercolor on paper

서양화가 서인천은 많은 장르의 재료 중에서 오랫동안 수채화 작업만을 고집해왔다. 수채화는 유화와 달리 섬세하고 경쾌한 고난도 작업이 요구된다. 그래서 그 경계(境界)를 다스림에 한 치의 실수나 게으름이 허용되지 않는다. 물의 유동성 위에 물감을 다스리는 섬세하고 예민한 성질로 표현 방법의 숙련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서인천 작가는 수채화의 재료 사용뿐 아니라 자신만의 기법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여러 가지 실험을 병행해 가는 고단한 작업을 동반해 왔다. 이러한 수채화에 대한 그의 남다른 애정은 ‘표현 방법의 문제’나 ‘기법적 측면’에서 수채화의 수용성이 그의 작품 의도와 목표에 가장 적합하므로 더욱 강하게 와 닿는다.

자연속으로-생동 53.0cmx40.9cm watercolor on paper

그에게 가장 큰 영감을 주는 대상은 ‘자연’이다. 그는 자연 속에서 호흡하며 자연을 단순한 대상으로 보지 않고, 큰 의미에서 인간과 동물을 포함한 모든 대상을 대자연의 의미로 느끼고 있다. 또 자연 속에서 보이는 모든 대상물을 대할 때 한 생명의 생성에서 소멸까지의 시간(時間)의 흐름을 인지하고 표현하려 노력한다. 이러한 시선은 대상을 표현함에 주제의 사실적인 묘사를 가능케 한다. 더불어 주관적이고 과감한 해체는 배경의 혼재를 통해 독특한 표현 방법으로 제시된다.

서인천의 화면은 자연물을 대상으로 강조와 생략, 간략한 이미지 표현과 투명성을 특징으로 한다. 주제로 등장하는 자연물의 표현은 세월의 연륜, 생성과 소멸 등 자연의 섭리와 이치를 상징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또한 선염법을 이용한 다이내믹(dynamic)한 배경의 흐름은 그가 말하는 작품의 주제가 아닌 배경에서 느껴진다. 소멸 위에서 재생성되는 자연의 순환 고리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다시 말해 그는 고도의 조형적인 감각과 테크닉으로 작품 의도를 경쾌하게 살리고 있다. 이러한 주제와 부제, 기법적인 처리는 한데 어우러져 서인천만의 독특한 화풍(originality)으로 승화된다.

오랫동안 수채화 외길을 걸어온 서인천 화백은 자연을 통해 생명의 탄생과 성장, 소멸을 표현하는 데 천착해왔다.

이채빈 기자  green900@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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