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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톤 대형 향고래, 예산 부족으로 폐기속초 앞바다에서 죽은 채 발견, 예산 없다며 부검 없이 폐기

[환경일보] 이달 초 강원도 속초 앞바다에서 발견된 대형 향고래 사체를 이틀 만에 폐기 처리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학술적으로 연구할 가치가 충분하고, 부검을 통해 해양생태계가 얼마나 위기에 처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이다.

이번에 강원도 속초 앞바다에서 죽은 상태로 발견된 향고래는 몸길이 13미터, 무게 30톤 이상의 대형 개체다.

향고래는 정부가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는 멸종위기 취약종(Vu)으로 분류돼 보호받고 있다.

향고래가 전 세계 깊은 바다에 널리 분포하는 것은 사실이나 죽은 채 발견되는 경우는 드문 편이어서 우리나라 해역에서 향고래가 발견된 것은 지난 15년간 고작 4회에 불과하다.

고래는 이빨고래류 중 가장 큰 종으로 최대 18m까지 자라는 대형고래이다. <자료제공=국립수산과학원>

향고래 위속에 100㎏ 쓰레기 쏟아져

국제사회에서는 죽은 향고래에서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발견돼 해양생태계가 처한 위기를 알리는 경종이 되고 있다.

2019년 3월28일 이탈리아 북부 해안에서 발견된 향고래에서는 22㎏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쏟아져 나왔으며, 2019년 12월 영국 스코틀랜드 해안에 떠밀려온 향고래를 부검해보니 위속에서 무려 100㎏에 달하는 해양쓰레기가 들어있었다.

한국에서 이번에 발견된 향고래는 사인을 밝힐 부검조차 이뤄지지 않았고 서둘러 폐기됐다. 6월2일 새벽 주문진항에 들어온 향고래 사체는 하루 만에 강릉시 강동면 소재 쓰레기매립장으로 이송돼 매몰됐다.

동물보호단체 핫핑크돌핀스가 확인한 결과 국립 고래연구센터에는 현실적인 예산과 인력의 부족 그리고 가용 자원의 부족으로 인해 향고래를 부검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자주 발견되는 것도 아닌, 더욱이 죽은 채 발견된 향고래는 연구 가치가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향고래가 질병에 의한 사망인지 또는 그물에 걸려 질식사한 것인지 아니면 뱃속에 해양쓰레기가 가득 차 있었는지를 밝혀야 같은 사례를 막을 수 있어 더욱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대형 고래의 부검에 인력과 자원이 많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 1월 제주에서 참고래에 대한 부검이 이뤄졌을 때 여러 연구자들이 전국에서 자발적으로 참여한 사례도 있었다.

핫핑크돌핀스는 “이번 향고래 역시 고래연구센터가 서둘러 폐기 결정을 내리기보다 부검을 결정하고, 전국의 관련 전문가들과 연구자들 그리고 시민단체까지 모아서 합동 부검을 실시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강하게 남는다”라고 밝혔다.

지난 2017년 포항시 구룡포 앞바다에서 발견된 향고래. <사진제공=국립수산과학원>

고래류 보호는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후위기 시대에 가장 좋은 탄소 저감 방안으로 알려져 있다. 대형 고래는 많은 양의 탄소를 체내에 포집하며, 배설을 통해 식물성 플랑크톤의 생성을 촉진시키기도 하고, 깊이 잠수하며 바닷물을 휘저어 수중에 산소를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핫핑크돌핀스는 “고래연구 국가기관인 해양수산부와 고래연구센터는 예산 부족, 인력 부족을 탓할 것이 아니라 대형 고래가 죽고 있는 원인을 규명해 고래의 죽음을 줄일 수 있는 대비책을 철저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고래 보호를 위한 예산과 인력을 확충해 향고래 등 대형 고래뿐만 아니라 상괭이 등 소형 돌고래도 폐사의 원인을 철저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은 기자  pres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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