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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의 일체감을 실현한 ‘혼신’···박용운 작가[서양화가 김중식이 만난 뻔FUN한 예술가 ㊴] 박용운 작가
무제 50호 고서, 캔버스 2020
박용운 작가의 ‘뿌리 깊은 나무’에는 인간과 자연의 심오함과 경이로움이 담겨 있다.

[환경일보] 나는 자연의 현상이나 이치를 재현적 이미지로 추구하기보다는 심상적으로 재해석하길 좋아한다. 심연 속에서도 늘 새로운 기법과 재료를 가미한 작품과 작가의 일체감 형성에 혼신을 쏟아왔다. 경험과 사유, 보편성과 창의성에 대한 끊임없는 물음이 곧 내 예술적 아이덴티티다. 고서와 닥지, 핀셋을 이용해 자연과 순환의 원리, 삶과 죽음 등 인간과 자연의 본질적 물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화면 전체에 흐르는 다이내믹한 선적 흐름은 내 속에서 꿈틀거리는 의식의 흐름, 즉 나와의 일체감을 표현한 것이다.

창작이란 선험적 온갖 유산물들의 내면에서 새로운 가치와 예술성을 부여하는 독창적 행위라고 볼 수 있다. 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그리고, 생각하고, 여과시키는 ‘애정의 행위’야말로 예술가의 저버릴 수 없는 창작 자세라고 여겨진다. 따라서 나의 주된 관심사는 자연 친화적 환경과 경험을 주관적, 감성적 방법으로 시각화하는 작업이다.

오랜 시간 산자락 작업실에서 생활해오면서 자연 친화적인 작품관을 갖게 됐다. ‘자연’이라는 거대한 대물렌즈를 통해 사색과 관찰의 느낌을 주관적인 감성으로 본질을 찾아 표현하는 것이다. 즉 나와 자연과의 일체감을 실현하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작가노트 중에서>

색과 자유의 연금술사, 자연과의 합일을 꿈꾸다

무제 30호 고서, 켄버스 2020

박용운의 작가관은 동양적 사상과 맥을 같이 한다. 그의 화면은 단순한 표현적 공간에 머물러 있지 않고, 사유적·내성적 공간으로 변화하고 승화한다. 이는 자연 사물의 해석 방식에 있어서 서양의 현상적 해석이 아닌, 동양의 ‘직관’이나 ‘사유’ 행위를 혼용한 광의적 해석의 시도를 의미한다.

박용운 작가의 삶에는 선험적 순교자적 자세가 있으며, 그의 작품에는 색(色)세포로 녹아있는 영혼의 알갱이가 침잠돼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의 그림은 화실에서 붓으로 그리는 것이 아니다. 인간과 자연의 심연으로 들어가 화상을 세우고, 휴머니티의 본질로서 마음의 색을 빚어내고자 한 노력이다.

그는 생명을 가진 자연과의 합일(合一)을 꿈꾼다. 이 때문에 그의 영혼이 깃들어 있는 환상적 이미지와 색 띠, 사색을 통한 자연의 이치를 예술적 그리움으로 덧입힌 뒤 자신의 영혼을 간절히 불어넣는다.

뿌리깊은 나무 30호 고서, 닥지, 아크릭, 캔버스 2012

박용운의 작품 ‘뿌리 깊은 나무’에는 인간과 자연의 심오함과 경이로움이 담겨 있다. 원초적이고 근원적인 본질과 실체에 대한 깊은 성찰을 표출해 내고 있다.

피상적 작품을 도출하는 것이 아니라 형식과 실체를 접목해 심상적(心想的)으로 풀어낸다. 심상과 상상을 관조하면서 다시 객관적으로 그 깊이의 깊이, 그 넓이의 넓이를 심층적으로 탐구해간다.

배경을 확산하는 크랙은 세월-연륜-시간성을, 타원형과 반원형의 구조는 나무의 단면을 상징한다. 고서와 닥지(한국성), 핀셋을 이용한 작업과정은 난이도가 매우 높고 많은 인내를 요구하고 있다.

뿌리깊은 나무 10호 고서, 닥지, 아크릭, 캔버스 2012

박용운은 이같이 독특한 조형적 형식을 통해 대자연의 법칙, 삶과 죽음 등 ‘불변의 진리’를 대변하고 있다. 삶과 죽음은 둘이 아니라 하나의 연속 선상에 있으며, 동양철학 또는 종교관과 연계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박용운의 작업은 작가 자신이 부단히 자연과 접하며 경험해 온 삶의 진솔한 결과물이라 하겠다.

이채빈 기자  green900@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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