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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 예술로 표출하는 창조와 치유 에너지, 김영화 작가[서양화가 김중식이 만난 뻔FUN한 예술가 ㉛] 김영화 화백
고요함 90x90cm 수간분채 2018
김영화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디지털문화진흥회의 직속 기관인 한국뇌융합예술원 원장을 맡고 있다.

[환경일보] 어린 시절부터 흙을 만져왔다. 물레 위, 회전하는 점토를 훑는 과정에서 손끝에 남은 부드러운 자극을 느꼈다. 그 위에 그림을 그리는 작업은 다양한 사고를 불러일으켰다. 이는 공감각적 융합을 추구하는 나의 뿌리이다. 동양화를 전공한 것은 그 선율에 반했기 때문이다. 이 아름다운 선의 예술에 나는 동서를 막론하고 다양한 색을 입히고 싶었다. 이 또한 융합이었다. 자연으로부터 색을 추구하는 과정은 나 자신과 보는 이를 치유했다. 역병의 시기에 연옥을 재료로 새로운 융합을 시도 중이다. 하늘로부터 왔다는 결정을 통해 많은 이들의 정신과 육체에 치유를 선사하고 싶다. <작가노트 중에서>

fantasy 50x72cm 수간분채 2012

융합(convergence)은 김영화 작가의 삶을 관통하는 개념이다. 그는 유년시절 부친인 무형문화재 故 김윤태 사기장의 곁에서 곡면의 도자기를 캔버스로 삼아 그림을 그렸다. 2·3차원의 예술이 서로 만나 불 속에서 영원히 융합하는 창조의 과정은 김영화의 예술적 기반이었다.

“산에서 내려와야 한다”라는 故 송수남 홍익대 교수의 첫 번째 가르침은 우수(雨水)였다. 이는 작품의 투시(透視)를 초월할 뿐 아니라 색, 소재, 대상, 관념마저도 다른 시점에서 바라보는 시발점이 되었다. 김영화의 모든 작업물은 자연이 주는 희망과 행복을 중점적으로 표현하면서 늘 새로운 형태로 발전하는 동도서기(東道西器)의 결과이다. 융합은 그의 우주를 구성하는 시작과 끝이었다.

본디 관념적 회화를 추구하는 한국화의 범주에서 김영화의 작품은 매번 이례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자연과 인간, 관념 등 작가의 인식이 외부로부터 오는 모든 경험과 함께 융합의 재창조 과정을 거친다.

푸른우정 90x90cm 수간분채 2019

색은 인간을 치유한다. 색 정보는 시상하부를 자극해 뭉쳐있던 감정을 발산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작품 <푸른 우정>은 군청색부터 청록색까지 푸른색의 시각정보를 통해 직관적으로 보는 이를 치유한다. 한여름의 골프코스에서 제작된 이 작품은 당시 작가의 눈에 보였던 자연과 온도, 상황, 감정 등을 푸른색으로 압축해 표현한 것이다.

현대예술은 점차 작가의 의도만이 중요한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선과 면, 점으로 이뤄진 작품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영혼을 들여다볼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지쳤다. 현대인은 망막을 통해 시신경에 스며드는 타인의 의도를 받아들이기에 너무나도 피곤하다. 기계적인 삶에서 필요한 것은 노곤한 육체와 정신적 갈증을 해결해줄 직관적 가치이다. 편안하고 시원한 것, 이 가운데 물이 들어갈 자리를 여백으로 남긴 것은 작품으로 치유를 얻은 이들에게 작가가 주는 즐거운 상상의 공백이다.

벅뜨 180x130cm 수간분채 2019

작가의 뇌는 만물의 용광로이다. 예민하고 개방된 감각으로 삼라만상을 훑으며 명상적 색을 입혀 세상에 없던 창조물을 내놓는다.

<벅뜨>는 동서양의 융합이자, 김영화가 느낀 천지인(天地人)의 대순환을 표현한 작품이다. 한국의 정기(精氣)를 나타내는 하단의 밝은 부위는 ‘백두산’을, 이 가운데 수묵으로 그려진 부분은 몽골의 ‘부르한 산’을 의미한다. 2:8 비율로 파레토 법칙을 적용한 홍색과 청색의 대비는 전 세계를 누비며 작가가 경험한 세상의 조화를 표현한 것이다. 한국화 고유의 일필휘지(一筆揮之) 멋으로 우주를 아우르는 강한 에너지를 담아냈다.

천년애 50x50cm jade 2020

김영화는 최근 새로운 차원의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 ‘천상의 암석’이라 불리는 옥을 재료로 융합 예술을 창조하는 것이다. 중화권의 옛 지배층은 옥을 신성하게 여기며 하늘과 땅을 잇는 가교역할로 여겼다. 최근 연옥(Nephrite)에 대한 실제적이고 기능적인 연구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 뛰어난 정화 효과를 가진 연옥은 어쩌면 창조주가 세상에 흩뿌려 놓은 축복의 결정일지도 모른다.

그는 옥분을 캔버스에 펴낸 뒤 중앙에 태평의 상징인 봉황을 그려 넣었다. 이 문양의 상징은 대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어도 감상자에게 평안과 여유를 환기한다. 어쩌면 우주를 담고 있을 인류의 뇌에 창조와 치유의 에너지를 사방으로 방출하고자 하는 김영화의 소망이 유구한 광물의 오묘한 색으로 전달된다.

이채빈 기자  green900@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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