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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속가능소비 시대 열자소비자 의식 높이고 사회문제해결 비즈니스에 투자해야

대한민국에는 참가비를 받지 않고도 식사와 음료를 무료 제공하는 행사들이 많다. 제법 규모가 되고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제콘퍼런스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참가자를 늘리기 위한 고육지책이기도 하다.

그런데 촘촘한 프로그램을 소화하기 위해 제공되는 점심식사는 대부분 앉아서 가져다주는 음식을 받아먹는 형태다. 각자의 취향에 따라 음식종류와 양을 조절할 수 없다.

여성들은 호텔 행사에서 나오는 비싼 스테이크를 반도 먹지 않는 경우가 많다. 500명분을 계약했으면 무조건 그 양을 준비하고 참가자가 덜 와서 남아도 버린다.

일반 음식점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남은 음식을 재사용하지 않음’이라는 표어를 여기저기 붙이고 투철한 위생을 앞세우지만, 음식물쓰레기에 대한 고민은 없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음식물쓰레기 배출대국이다. 음식문화를 바꾸기 위해 여러 노력들이 시도됐지만 별 뾰족한 효과는 보이질 않는다.

2015년 덴마크에서 ‘투굿투고 (Too Good To Go)’라는 애플리케이션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 앱은 영업 종료 후 남은 음식을 재판매하고자 하는 레스토랑과 저렴한 가격에 구매코자 하는 소비자들을 연결하는 모바일 중개 플랫폼이다.

생활이 어려워 푸드뱅크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100만 명을 넘었는데도 다른 한 쪽에서는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음식물을 대량 폐기하는 모순을 극복하기 위한 획기적인 도전이었다.

식당은 음식의 신선도 유지를 위해 구입한 식자재와 만든 음식을 당일 소진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투굿투고를 이용하면 그날 남은 식재료를 저렴하게라도 다 팔아 추가수익을 얻고 음식물쓰레기 처리비용도 아낄 수 있다.

소비자 역시 식당에서 만든 좋은 음식들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 이익이다. 이용방법도 간단하다. 이 앱을 실행하고 사용자 위치를 기반으로 주변 마트, 레스토랑, 편의점, 빵집에서 올려놓은 상품들을 검색해 선택하면 된다.

대부분 식품은 일반판매가격의 1/4 수준이며, 온라인 등록카드로 결제하고 약속시간에 맞춰 직접 상점을 방문해 수령한다. 투굿투고는 큰 인기를 끌면서 불과 몇 년 만에 영국, 네덜란드 등 주요 유럽 국가들로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유럽의 대표적 스타트업 콘퍼런스 ‘티엔더블유(TNW)’에서 2019년 가장 주목받는 유럽 스타트업 1위로 선정됐다. 지금까지 약 1,400만 끼의 식사를 확보하면서 2,800만 ㎏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는데 성공했다고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소비자들의 의식이 높아지면 그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비즈니스에 적극 호응하면서 이런 일이 가능해진다. 우리나라에서도 소비를 통해 공공의 이익을 실천하도록 발상의 획기적인 전환에 힘써야 한다.

식자재 및 음식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대안을 찾아보자. 품질엔 이상이 없고 상품가치는 조금 떨어지는 B급 상품들을 버리지 말고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합리적 소비, 환경과 사회문제 해결에도 기여하는 윤리적 소비를 합쳐 ‘지속가능소비’로 나아갈 때다.

편집국  iskimbest@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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