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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돈들여 헛짓하는 기상과학원형식증명·방빙장치 없는 항공기로 ‘위법·위험’ 인공강우 실험

인공강우는 비의 씨앗과 같은 응결핵 또는 빙정핵이 적어 구름방울이 빗방울로 성장하지 못하는 구름에 인공적으로 응결핵을 뿌려 구름입자를 뭉쳐 비를 내리게 하는 것이다.

온도 0℃ 이하 한랭구름에 빙정핵으로 요오드화은(AgI)이, 냉각물질로 드라이아이스가 활용된다. 인공강우의 목적은 물이 부족한 지역에 비를 내리게 하는 것이지만, 심각한 미세먼지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다.

금년 1월 서해상에서 진행된 인공강우 실험은 많은 관심과 더불어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중반부터 인공강우 관련 연구가 시작돼 지난 10여년 간 실험을 해왔지만, 이해 부족으로 인해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보이기식 연구가 전부였다.

물부족 국가이며, 미세먼지로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는 우리 상황을 고려한다면 인공강우는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절대 필요한 분야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최 일선에서 인공강우 연구를 책임지고 있는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이하 기상과학원)의 역량이 부족해 보인다.

최근 기상과학원은 ‘구름관측 및 기상조절실험’ 연구용역을 발주해 3차례 유찰 끝에 8억여 원으로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몇가지 심각한 문제들이 제기됐는데 우선, 계약상의 내용을 수행할 업체의 역량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그 중 하나는 인공강우용 항공기가 반드시 받아야 할 ‘인공강우용 장비장착 및 점화장치에 대한 부과형식증명(STC)’을 받지 않고 실험을 하려했다는 사실이다.

서울지방항공청은 해당 항공기가 형식증명을 받지 않았으며 수리개조 승인도 받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항공법 위반을 자처한 것인데, 기상과학원은 형식증명이 필요하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두 번째 문제는 해당 항공기가 안전성과 실험정밀성에서 인공강우 실험에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해당항공기는 단발 엔진 소형항공기로서 결빙을 막는 장치가 없다. 고도가 높고 습한 구름 속을 비행할 경우 얼음이 끼면 조종사의 생명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사고를 피하려면 구름 언저리만 맴돌다 연소탄을 점화해야 하는데 이런 경우 실험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기상청은 10년이나 인공강우 실험을 하고도 실험에 필요한 항공기 스펙, 정상 실험을 위한 기본 조건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기상과학원은 무책임하고 형식적인 인공강우 실험 강행으로 수억 원의 혈세 낭비는 물론 인공강우 실험의 필요성과 효과를 스스로 평가 절하하는 이해 못할 자충수를 두고 있다.

인공강우는 장기간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 및 경험축적, 국민의 이해와 지지가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기후위기시대를 살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인공강우는 정치권의 주문이나 조바심 때문에 오락가락해서는 안 될 중요한 기술이다.

미국에서는 인공강우 연구에 45년간 한 전문가가 계속 한 우물을 파는 동안 우리는 10여년 사이 연구 담당자들이 계속 바뀌면서 전문성을 축적하지 못하고 있다.

기상청과 기상과학원은 또 다른 변수는 없는지 인공강우 실험 전과정을 제대로 관리하고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편집국  iskimbest@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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