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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
"호석회식물 먹고 사는 나비들이 서식해"
12월 선정기사, 조윤재 강원대학교 학생
탁 트인 환경이 유지되고 있어 다른 지역에서 드물어진 초지성 나비들의 다산지

환경부와 에코맘코리아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올해 6월부터 12월까지 매월 8편의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그린기자단] 조윤재 학생 = 강원도 영월 지역과 제천 지역은 석회암 지대이고, 토양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다른 지역들과 식생이 현저히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식물이 다르고, 서식하는 곤충들도 다르다. 높은 산이 많지 않고, 대체로 야트막하고 탁 트인 구릉지가 많고, 키 작은 나무들이 많다는 특징이 있다.

그에 따라, 다른 지역과 비교해서 서식하는 나비들도 다른데, 애벌레의 먹이식물이 석회암 지대에만 있거나, 탁 트인 환경을 좋아하는 나비들이 이 지역에 분포한다. 영월 제천 일대에 서식하는 나비들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애벌레의 기주식물이 뻐꾹채인 암어리표범나비(좌측), 애벌레의 기주식물이 솔체꽃인 금빛어리표범나비 <사진=조윤재 학생>

암어리표범나비와 금빛어리표범나비

암어리표범나비와 금빛어리표범나비의 애벌레는 각각 호석회식물인 뻐꾹채와 솔체꽃의 잎을 먹고 자란다.

호석회식물이란, 석회질의 토양에서 잘 생육하는 식물을 일컫는 말이다. 뻐꾹채와 솔체꽃이 풍부한 영월, 제천 지역에는 이 나비들이 많이 살고 있다. 또한, 이 두 나비는 여러 가지 꽃에 잘 모이고, 탁 트인 환경에서 서식한다.

여러모로 영월 제천 지역은 이 두 나비가 서식하기 제격인 곳이다. 암어리표범나비와 금빛어리표범나비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영월, 제천 지역이 아니면 볼 수 없는 나비이다.

꼬마흰점팔랑나비

꼬마흰점팔랑나비 <사진=조윤재 학생>

이른 봄 4월에 출현하는 꼬마흰점팔랑나비는 크기가 매우 작고 빠르게 날아 한번 날아가면 시야에서 사라지기 쉽다. 애벌레는 딱지꽃을 먹고 자라는데, 딱지꽃은 전국적으로 있다.

하지만, 이 나비는 영월, 제천 지역이 아니면 만나기 쉽지 않은데, 탁 트인 환경을 좋아하는 꼬마흰점팔랑나비에게 알맞은 서식지이기 때문일 것이다. 영월, 제천 지역에는 딱지꽃도 많고, 탁 트인 곳도 많다.

갈매나무를 먹는 각시멧노랑나비, 멧노랑나비, 북방까마귀부전나비

각시멧노랑나비 <사진=조윤재 학생>

이 세 나비들은 갈매나무를 먹고 자란다. 각시멧노랑나비와 멧노랑나비는 과거에는 전국적으로 분포하는 나비들이었으나, 최근에는 강원도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보기 힘들어졌다.

특히, 초지성 환경이 유지되고 있는 영월 제천 지역에는 아직 이 나비들이 많다. 영월의 쌍용 지역에 매년 방문한 나비 동호인들에게 들은 말에 의하면, 과거에는 쌍용 지역에 멧노랑나비가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최근에는 각시멧노랑나비가 더 많이 발견된다고 한다.

각시멧노랑나비보다 멧노랑나비가 더 추운 기후에 적응한 나비인데, 지구 온난화가 원인으로 보인다.

북방까마귀부전나비는 우리나라에서 영월 일대에서만 관찰되는 나비이다. 서식지에도 개체수가 적어 보호가 필요한 나비이다. 다른 까마귀부전나비류와 달리 뒷날개 뒷면에 청색 무늬가 넓게 발달하는 특징이 있다.

갈매나무는 전국적으로 있는 나무이지만, 이 나비들이 이 지역에 주로 서식하는 이유는 탁 트인 환경이 조성되어 있고, 갈매나무도 풍부하며, 기후도 알맞기 때문일 것이다.

느릅나무를 먹는 밤오색나비

밤오색나비 <사진=조윤재 학생>

밤오색나비는 영월, 제천의 터줏대감이라 할 수 있는 나비이다. 큰 크기에 웅장한 모습으로 빠르게 날아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늦은 오후가 되면 야산 정상에서 점유행동을 하기도 한다. 오전이나 낮 중에는 건물의 벽, 길바닥, 비료 포대 등에 앉아 양분을 섭취하는 모습도 자주 관찰되지만, 아주 예민해서 카메라 없이는 촬영이 힘들다.

애벌레는 느릅나무를 먹는다. 느릅나무는 전국에 있지만, 이 나비는 특이하게 다른 지역에는 거의 없고, 영월 제천 지역에서만 흔하게 발견된다. 야트막한 산과 키 작은 나무가 많은 이 지역에 적응한 듯하다.

20년 전에 사라진 상제나비

큰홍띠점박이푸른부전나비 <사진=조윤재 학생>

상제나비는 북한과 연변 지역에서는 흔하게 발견되는 나비이다. 하지만, 북한과 지리적으로 많이 격리된 강원도 영월 지역에서는 특이하게 소규모 개체군이 서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약 20년 전부터 상제나비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호석회식물인 시베리아살구나무가 애벌레의 기주식물인데, 아직 영월 지역에는 시베리아살구나무가 잘 생육하고 있다.

하지만 무슨 이유인지 상제나비는 사라졌다. 상제나비는 현재 환경부에서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멸종위기 2급 큰홍띠점박이푸른부전나비

탁 트인 곳이나 무덤가 주변의 고삼이 있는 곳에서 사는 이 나비는 환경부에서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한 나비이다.

영월과 제천 일부 지역에 서식하는데, 과거에 발견되던 장소임에도 현재는 발견이 안 되는 장소도 많다. 서식지에도 개체수가 매우 적어 보호가 시급한 나비이다. 실제로, 필자는 이 나비를 만나러 제천의 한 서식지에 가도 한 마리도 못 만나고 올 때도 많았다.

또한, 이 나비의 애벌레는 고삼을 먹고 사는데, 고삼을 먹고 사는 경쟁자인 먹가뢰가 많아 이 나비의 생존이 더 어렵다. 고삼이 많고, 탁 트인 환경이 많은 영월 제천 지역이 이 나비가 살기 매우 적합한 곳이지만, 이 지역에서조차 개체수가 적고 명맥만 이어가고 있어 안타깝다.

이처럼 강원도 영월, 제천 일대에는 다른 지역에는 없거나 흔하지 않은 나비들이 다수 서식하고 있다. 지형과 토양이 특이한 만큼 서식하는 생물상도 특이한 것이다.

나비 뿐 아니라 식물, 다른 곤충들도 특이한 생물상을 가진다. 영월, 제천 지역에 가서 식물이나 곤충을 보게 된다면, 다른 지역에는 없는 종일 수도 있으니 관심 있게 눈여겨보는 것이 어떻겠는가.

김봉운 기자  bongw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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