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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 서울 2019 ➀]
“국경 초월한 협업, 기업 혁신 성장 기회”
지속 가능한 환경, 구호 아닌 생존 문제
각자도생 아닌 공생 관계 형성해 난제 극복

[서울=환경일보] 이채빈 기자 = “모두의 집인 지구가 불타고 있는데도 어른들은 왜 딴 짓만 하고, 불을 끌 생각을 하지 않나요?”

스웨덴의 16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지난해 8월 ‘기후를 위한 등교 거부’ 시위를 시작한 이후 되풀이해왔던 질문이다.

불이 난 집에서 앉아있을 사람은 없다. 그런데 정부와 기업, 개인 모두 ‘기후위기’를 대하는 태도가 안일하기만 하다. 위급한 사태에 맞는 비상한 대응이 필요한데도 말이다. 기후 비상사태라는 경고등을 켜고 사회적으로 변화를 실천할 때다.

지속 가능한 ‘좋은 삶’ 위해 세계 리더 집결

래티튜드가 지속가능 글로벌 브랜드 연합(Sustainable Brands, 이하 SB)과 함께 10월18일 서울 서초구 JW 메리어트호텔에서 ‘SB 2019 Seoul(이하 SB 서울)’ 국제 컨퍼런스를 열었다. <사진=김봉운 기자>

이러한 변화를 실천하고자 지속가능한 친환경 브랜드를 지향하는 글로벌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글로벌 정보 나눔과 캠페인을 진행하는 래티튜드는 지속가능 글로벌 브랜드 연합(Sustainable Brands, 이하 SB)과 함께 10월18일 서울 서초구 JW 메리어트호텔에서 ‘SB 2019 Seoul(이하 SB 서울)’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SB가 주최하는 ‘글로벌 컨퍼런스 시리즈’는 올 한 해 동안 미국·프랑스·스페인·일본·칠레·말레이시아 등 전 세계 10여개 국가에서 ‘좋은 삶(Good Life)’ 실현이라는 동일한 목표로 열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개최된 ‘SB 서울’에는 환경과 지속가능성 분야의 세계적 리더들이 참여해 미래식품, 교통·운송, 스마트 공간·환경, 자원순환, 공급망과 포용성이란 지속 가능한 발전의 핵심 분야에 대해 다양한 논의를 진행했다.

‘기후위기’ 시대, 협력해야 생존한다

루이스 패터슨 래티튜드 대표이사가 ‘SB 서울’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봉운 기자>

행사를 주최한 래티튜드의 루이스 패터슨 대표이사는 개회사를 통해 기후위기 대응책으로 ‘협력’을 강조했다. 패터슨 대표는 “미래 주역인 젊은 세대들이 깨끗한 환경이 주는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며 “기후변화라는 위기를 극복하려면 국경을 초월한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은 다양한 협업과 참여의 형태로 네트워크를 구축해 미래를 선도하고,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며 “윤리적인 의무와 전략적인 행동을 통해 선순환의 길로 돌아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지속 가능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이미 시장에 많은 솔루션이 나와 있다”며 “산업간 협력을 통해 이를 묶기만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래티튜드는 해마다 지속 가능한 브랜드로 탈바꿈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보틀팩토리(Bottle Factory)와 협업해 행사장에서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대여했으며, 다모고(DamoGo)와 손잡고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 ‘SB 서울’ 행사 당일에도 탄소발자국이 가장 적은 음식으로 점식식사를 마련했는데, 비욘드미트(Beyond meat)의 식물육 메뉴를 선보였다.

패터슨 대표는 “한국 기업들이 ‘SB 서울’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과 연계한 자사 브랜드 강화 전략을 모색하고, 다른 기업과 협업해 장기적인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길 바란다”며 “래티튜드는 앞으로도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협력과 협업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개개인 소비생활서 ‘지속가능성’ 이뤄야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이 ‘SB 서울’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봉운 기자>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은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언급하면서 ‘소비생활의 변화’를 촉구했다. 기업과 소비자가 비닐봉투나 플라스틱 포장용기 사용을 중단하는 등 친환경 파수꾼 역할을 자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플라스틱이 나오지 않았더라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인류 문명의 부활은 가능하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마구 쓰면서 다 버리는 사회, 일회용 사회에 익숙해지면서 그 폐해가 너무 커지고 있다”고 경각심을 일깨웠다.

그는 “플라스틱 문제는 우리로부터 비롯됐고,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며 “이제는 우리가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생태계가 미래에도 유지할 수 있는 제반 환경)은 개개인의 소비생활에서 이뤄져야 하며,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역할을 어떻게 줄이느냐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환경 소비에 부응하는 경영전략

박석범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사무총장은 ‘SB 서울’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봉운 기자>

박석범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사무총장은 “우리가 행동하지 않았을 때 일어날 일이 우리가 행동했을 때 일어나는 일보다 더 크다”며 “리스크 비용이 지속가능한 비용보다 더 커지는 현재 상황에서 기업은 하루빨리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은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지지하는 회사의 제품을 그렇지 않은 회사의 제품보다 더 소비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며 “기업은 지속 가능한 경영전략을 통해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독일의 포장협회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약 70%가 제품 포장과 관련해 ‘지속가능성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적어도 한 번 이상 제품 구매를 포기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친환경 포장은 단지 제품 보호 역할을 넘어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중요한 요소다.

환경·사회적 과제 수행하는 글로벌 커뮤니티

다니엘 크론 SB 국제 파트너십 매니저가 지속가능 글로벌 브랜드 연합(Sustainable Brands, SB)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김봉운 기자>

최근 국제사회에서는 ‘좋은 삶’이란 개념에 점진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제 소비자들은 돈과 지위만을 목표로 하기 보다는 ‘더 나은 삶’을 영위하기 위한 토대로써 가족, 지역사회 그리고 환경을 우선시하며 균형 있고 단순한 삶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다니엘 크론 SB 국제 파트너십 매니저는 “환경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소비자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를 인지하지 못하는 브랜드는 시장에서 점점 더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속가능 글로벌 브랜드 연합(Sustainable Brands, SB)은 기업과 전문가들의 실용적인 비즈니스 네트워킹의 장이다. 전 세계 500개 이상 글로벌 기업에서 5000만명이 넘는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자료제공=래티튜드>

그러나 기업은 변화를 두려워한다. 이날 행사에서 만난 수많은 기업 관계자들은 환경문제를 인식해 혁신을 추구하지만, 막상 어디서부터 어떻게 바꿔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SB 서울’을 찾은 이유이기도 하다.

크론 매니저는 “기업들이 차세대 경제 흐름을 이해하고, 소비자들과 ‘좋은 삶’을 실현하기 위해선 새로운 기술과 도구뿐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SB는 우수한 학습을 바탕으로 여러 브랜드의 혁신과 변화를 돕는다”며 “이는 무역 구조에서 더 많은 변화를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독특합 협업 플랫폼 ‘이노베이션 랩’ 운영

용기 리필 재사용에 대한 이노베이션랩 <사진=김봉운 기자>

SB는 전 세계 기업과 전문가들의 실용적인 비즈니스 네트워킹의 장으로써 SDGs를 달성하기 위한 혁신 노력을 함께 논의하고, 그 성과를 전 세계에 다시 널리 알리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하이네켄, 네슬레 등 500개 이상 글로벌 기업에서 5000만명이 넘는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특히 SB만의 독특한 협업 플랫폼인 ‘이노베이션 랩’을 통해 리딩 브랜드는 다양한 지속가능발전 문제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브랜드와 이해관계자간 협업 기반 혁신 플랫폼 ‘이노베이션 랩’은 이번 컨퍼런스를 시작으로 연중 운영된다.

유한건강생활이 주관한 ‘지속 가능한 고객 서비스 혁신 이노베이션랩’ <사진=김봉운 기자>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유한건강생활이 주관하고 에코스토어 등 다양한 기업과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해 ‘지속 가능한 고객 서비스 혁신’과 ‘용기 재사용·리필을 위한 기술과 프로레스’를 주제로 운영 목표와 방향성을 제시하고, 의견을 수렴했다.

이노베이션 랩 운영 과정과 성과는 SB 글로벌과 한국 SB 회원사들이 주관하는 ‘SB 국제 세미나’를 통해 2020년 중순 발표한다.

‘협업=가능성의 확장’···소통해야 기업 생존

래티튜드와 SB가 10월18일 서울 서초구 JW 메리어트호텔에서 국제 컨퍼런스를 열었다. <사진=김봉운 기자>

기후변화라는 생태·환경 위기를 안고 있으나, 인류는 협력보다는 각자도생으로 치달았다. 생산과 소비를 반복해야 돌아가는 경제구조로 온실가스 배출은 늘어만 갔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지구와 인류, 기업과 소비자, 기업과 기업이 공생 관계를 형성해 난제를 극복해야 한다.

이어진 토론에선 협업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김익수 환경일보 편집대표를 좌장으로 장종규 래티튜드 이사, 정다운 보틀팩토리 공동대표, 타일러 라쉬 T.able 대표가 패널로 참석했다.

(왼쪽부터)장종규 래티튜드 이사, 정다운 보틀팩토리 공동대표, 타일러 라쉬 T.able 대표, 김익수 환경일보 편집대표 <사진=김봉운 기자>

장종규 래티튜드 이사는 “세상은 우리보다 더 빨리 변하고 있다. 일례로 친환경 포장재가 비싸서 아직 적용하지 않은 기업들이 많다. 그러나 포장재 가격은 어느 순간 내려가고, 사람들이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순간과 동일해지는 시점이 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은 이제 지속 가능한 브랜드 경영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변화를 고민할 때 다른 기업·이해관계자와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큰 힘”이라며 “한국 기업은 아이디어 노출 등 ‘자기 것’에만 몰두하다 뒤처지고 있다. 앞장서는 기업이 되고 싶다면 외국 기업과 소통하고 협업해야 한다. 협업을 하지 않고선 무엇을 어떻게 잘못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SB에 와서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서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정다운 보틀팩토리 공동대표는 협업에 대해 ‘가능성의 확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협업을 통해 가능성과 경험을 확장할 수 있었다. 작은 회사는 지속가능성을 바탕으로 경영전략을 모색할 때 여러 가지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고 말했다.

타일러 라쉬 T.able 대표 역시 협업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환경문제는 혼자서 해결하기 불가능하다. 무조건 협업을 해야 한다.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뜻이다. 지금 우리가 어디에 서있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점검해야 해야 한다. 협업하면 다른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협업 과정에서 내 것, 내 분야에만 너무 집중을 하다 보니 협업이라는 것이 소위 ‘삽질’로 전락하기도 한다. 전반적인 목표가 같은 사람들과 만나 협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익수 환경일보 편집대표는 “소비자들이 바라는 건 미래세대도 우리와 같은 좋은 환경과 편리한 생활을 누리는 것이다. 정보를 나누고 벽을 허물고 교류하는 사회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어 “소비자의 좋은 삶을 도모하고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지속가능한 브랜드와 혁신·협업이 SB가 추구하는 궁극적 가치로 이해할 수 있다. 환경일보도 SB 이노베이션 랩과 글로벌 커뮤니티 등 다양한 플랫폼과 활동을 지켜보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채빈 기자  green900@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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